동점 내준 파울→승리 후 끝내 울었다... BNK '농구인 2세' 값비싼 경험, 한 단계 성장 위한 눈물
입력 : 2025.01.31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타뉴스 | 양정웅 기자]
BNK 변소정이 30일 하나은행과 홈경기 종료 후 팬들에게 인사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WKBL 제공
BNK 변소정이 30일 하나은행과 홈경기 종료 후 팬들에게 인사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WKBL 제공
자칫 경기를 내줄 뻔한 파울을 하고, 끝내 눈시울이 붉어졌다. 언니들의 공백 속에 고군분투 중인 변소정(22·부산 BNK 썸)이 한 단계 성장을 향한 눈물을 흘렸다.

BNK는 30일 오후 2시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하나은행 2024~2025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5라운드 부천 하나은행과 홈경기에서 2차 연장 승부 끝에 65-63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2연승에 성공한 BNK는 시즌 전적 17승 7패(승률 0.708)로 다시 단독 선두가 됐다.

올 시즌 BNK는 4라운드까지 하나은행을 상대로 전승을 거두고 있었다. 4경기 평균 득점은 67.2점, 실점은 50점으로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여줬다. 3라운드 원정경기(11월 27일 부천)에서는 3쿼터 중반까지 13점 차로 뒤지던 경기를 68-64로 뒤집었다.

그렇기에 BNK 입장에서는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게임이었다. 하지만 후반기 들어 박혜진(발목 부상)과 이소희(족저근막염)의 부상 속에 라인업에 공백이 생겼다. 여기에 김민아나 김정은 등 유망주들도 플레이오프 때나 복귀가 가능하다. 이에 최근에는 김소니아와 이이지마 사키, 안혜지에게 걸리는 과부하가 더 심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기존 벤치 멤버 변소정과 심수현, 박성진이 고군분투하고 있다. 골밑을 지켜주고 있는 박성진은 4라운드 기량발전상(MIP)을 받았고, 심수현은 스피드 있는 드리블과 과감한 돌파로 분위기메이커를 하고 있다. 변소정 역시 박성진과 함께 리바운드 싸움을 맡으며 '스몰라인업' BNK의 높이를 높여주고 있다.

BNK 변소정. /사진=WKBL 제공
BNK 변소정. /사진=WKBL 제공
이날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한 변소정은 1쿼터 중반 박성진과 교체돼 코트를 밟았다. 초반에는 실수도 있었으나, 골밑에서 과감하게 공격에 나서며 1쿼터에만 6득점을 올렸다. 이후 수비에 무게를 실었던 그는 4쿼터 중반 추가 득점을 올리며 6점 차 리드를 만들었다. 하지만 종료 11초를 남기고 매치 상대인 양인영의 움직임을 놓치면서 동점 레이업 득점을 허용했다.

결국 경기는 연장으로 접어든 가운데, 1차 연장에서 BNK는 김소니아의 초반 맹폭격으로 7점 차까지 달아났지만, 김정은과 이시다 유즈키의 활약 속에 하나은행도 추격에 나섰다. 시간을 보내던 BNK는 사키의 턴오버로 1.8초를 남겨두고 공격권을 넘겨줬다. 여기서 진안이 패스를 받아 3점슛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변소정이 그만 진안의 오른팔을 치고 말았다. 올해 3점슛 시도가 단 7번뿐인 진안이었기에 하지 않아도 될 파울을 한 셈이다.

작전타임으로 벤치에 돌아간 변소정은 넋이 나간 표정이었고, 코트에 나오면서도 눈물을 훔쳤다. 진안이 자유투 3개를 모두 넣으면서 결국 BNK는 2년 만에 2차 연장전을 치르게 됐다.

그래도 변소정은 2차 연장에서는 팀에 기여하는 득점을 올렸다. 61-61로 맞서던 종료 1분 30여 초 전, 코너에 있던 변소정은 사키의 패스를 받아 비어있던 골밑으로 들어가 레이업 득점을 올렸다. 이후 63-63 동점에서 안혜지의 결승 득점이 나오면서 BNK는 힘겨웠던 경기에 마침표를 찍었다.

BNK 변소정이 30일 하나은행전 1차 연장에서 코트에 들어서며 눈가를 닦고 있다. /사진=KBSN 스포츠 중계화면 갈무리
BNK 변소정이 30일 하나은행전 1차 연장에서 코트에 들어서며 눈가를 닦고 있다. /사진=KBSN 스포츠 중계화면 갈무리
이날 변소정은 데뷔 4시즌 만에 가장 많은 40분 39초를 소화하며 10득점 7리바운드를 기록했다. BNK 이적 후 처음이자 2023년 1월 27일 이후 2년 만에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다. 경기 후 박정은 BNK 감독의 지목을 받아 현장 수훈선수 인터뷰를 한 그는 눈물을 흘리며 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아버지(변청운)와 동생(우리은행 변하정)이 모두 농구선수인 '농구인 2세' 변소정은 분당경영고 졸업 후 2021~22시즌 신한은행에 1라운드 전체 3순위 지명을 받아 프로에 입문했다. 드래프트 때부터 이해란(삼성생명), 박소희(하나은행)와 함께 '빅3'로 꼽혔고 꾸준히 기회를 받았다. 지난 시즌 십자인대 부상으로 단 1경기 출전에 그쳤던 그는 지난해 4월 트레이드(박성진+변소정↔신지현+신인드래프트 지명권)를 통해 BNK 유니폼을 입었다.

이적 후 꾸준히 재활에 매달린 변소정은 예상보다도 빠르게 코트에 복귀했다. 올 시즌 22경기에서 평균 14분 49초를 소화하며 2.4득점 2.3리바운드 0.2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아직 몸 상태가 100%는 아니지만, 기대만큼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박 감독은 변소정을 향해 "다소 낙천적인 면이 있다"면서도 "잘 커주면 동기 이해란만큼 해줄 수 있다"며 많은 기대를 전했다.

BNK에 따르면 30일 경기 승리 후 박 감독은 변소정에게 "값비싼 경험을 했다"고 말해줬다고 한다. 사령탑의 말처럼 쓰디쓴 경험을 한 변소정은 성장을 위한 눈물을 삼켰다.

BNK 박정은 감독(왼쪽)과 변소정. /사진=WKBL 제공
BNK 박정은 감독(왼쪽)과 변소정. /사진=WKBL 제공



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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