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선, '둘째 유산' 다음날도 '일' ''슬픔도 시간낭비..첫째子에 미안'' 자책(사당귀)[종합]
입력 : 2025.03.16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OSEN=김나연 기자] 정지선 셰프가 트라우마로 인한 일 중독 진단을 받았다.

16일 방송된 KBS2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에서는 정신건강의학과 이광민 전문의를 만난 정지선 셰프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그는 상담을 받아야겠다 생각한 이유를 묻자 "저는 새로운 일 하는게 재밌어서 즐기고 있다 생각한다. 제가 요즘 대한민국에서 제일 잘나가는 스타셰프 아니냐. 여기저기서 많이 찾아줘서 대만 가고 일본도 갔다왔다. 사실 저도 사람인지라 힘들다. 많이 힘들다 지치기도 하고. 제가 욕심 줄이면 되는데 줄인만큼 받는 스트레스보다 일 안하는 스트레스가 더 크기때문에 차라리 일하면서 스트레스 받는거다. 일이 재밌다. 재밌으니까 하는거다. 즐거우니까. 그게 답이다. 그래서 일을 더 많이 하는 것"이라고 워커홀릭 면모를 전했다.

그는 "아침 6시 나가서 늦을땐 새벽 1, 2시, 일찍은 밤 10시에 들어온다. 아직까지는 쉬어야겠단 생각 한 적 없다. 그거에서 행복을 찾는다. 잠은 하루 4시간 자는 것 같다. 어제는 2시간 반 잤다"며 "식사는 하루에 몰아서 한끼 정도 먹는다. 못먹는다고 못살지는 않더라. 밥생각이 안난다"고 일상을 전했다.

이어 "피곤하거나 번아웃 느낀적 없냐"고 묻자 "사실 제가 재료만 봐도 음식의 스토리가 나와야한다. 그게 안나와서 스트레스 받은적 있다. 머리가 안돌아가는게 뇌가 고장났나 생각 들어서 방법 찾은게 일주일 3번정도 링거를 맞았다. 수액을 자주 맞는다. 수액을 맞으니까 정신이 번쩍 들더라. 그때 번아웃이라고 느꼈졌을때는일주일에 세번 맞았다"고 털어놔 우려를 자아냈다.

이후 정지선은 검사를 받은 뒤 심층상담을 진행했다. 그는 가장 고민되는 부분으로 아들을 꼽았던 바. 정지선은 "걱정은 아무래도 아들이다. 12살이고 이제 초등학교 5학년 된다. 애가 굉장히 착하다. 엄마가 이렇게 바쁜데 많이 투정부리지 않고 받아들인다. 그런데 이친구가 6살때나 저는 엄마처럼 살기 싫다고 하더라. 그 어린 아이가. 엄마는 너무 쉼없이 살아요 라고 하더라. 학교도 안들어간 아이가 그런말도 하는구나 생각했다"며 "가족과 시간을 많이 못보내고 있다. 그게 고민이긴 하다. 내가 하고싶은게 더 많은데 애도 케어해야하고"라고 고민을 털어놨다.

아들을 마지막으로 본게? 4일 전이라는 그는 "(가족과) 시간 보내려면 일을 줄여야하냐"고 묻자 "그걸 모르겠다. 어떻게 해야할지"라고 쉽게 답하지 못했다. 정지선은 "아들 생각하면 일을 줄여야하나 생각한데 어쩔수 없는 워킹맘의 삶인것 같다. 제가 바보같다는게 느낀게 아들때문이었다. 요리가 좋아서 요리만 했다. 다른거 관심이 하나도 없다. 근데 아들이 태어나고 아들이 저한테 질문을 여러가지 하더라. 축구의 누가 유명하고 얘가 뭘 땄고 다양한 질문들을 한다. 말도 안 되는 걸 물어볼때마다 내가 진짜 많은걸 모르고 사는구나. 난 이때까지 살면서 관심없는거 쳐다도 안봤는데 아이로 인해 관심있게 공부해야한다. 아들하고 남편이 대화하면 끊임없이 한다. 갑자기 축구얘기하는데 다 알더라. 저는 거기에 못 낀다. 점점 저랑 소통 안할까봐 걱정돼서 공부해야겠다 생각하고 있다"며 자신의 부족함을 토로했다.

이상적인 여인상으로 신사임당으로 적은 그는 "현명하신 분이다. 자식을 잘 키워냈다는 인상이 있다. 저한테는. 일을 이렇게 열심히 좋아하고 사랑하는데 아이를 멋지게 키워내고 싶은 생각도 있다"며 "둘다 잘하고 싶다. 내가 조금더 덜자고 덜하면 된단 생각에 둘다 지키고 싶다"고 욕심을 밝혔다.

이어 본인의 장점과 행복의 조건 모두 '노력'이라고 답했던 정지선은 "노력한 만큼 결과가 따른다고 생각한다. 저는 취업 자체가 순탄하게 이뤄지지 않아서 저의 가치와 능력을 알리기 위해 유학도 갔다오고 대학도 가고 요리대회 우승해도 나의 경력과 무시하고 안뽑아주는게 너무 상처가 컸다. 그래서 취업자리만 들어오면 무조건. 쉼없이 달렸다. 사실 돈보다는 내가 일할수있는것에 대한 행복이었다"고 말했다.

이에 전문의는 "사람들이 날 안써준거에 대한 트라우마때문에 일중독이 된것같다"고 진단했다. 정지선은 "항상 불안했다. 결혼해서도 애기 가져도 아기가 배속에 있어도 4개월까지 숨겼다. 잘릴까봐. 주방에서는 임신을 하면 자리를 유지할수 없었다. 입덧도 참았다. 음식냄새도 힘들어서 생살 얼음 먹었고 밤늦게 집에 가서 흰밥에 김먹었다. 기력 떨어지니까 밥 먹어야하는데 냄새 안나는거 위주로, 마스크 쓰고 코막고 먹었다"며 "아기 낳기 전날까지 일한것도 한달전에 응급으로 나오긴 했는데 그냥 계속 일했다. 취업이 바로 되면 모르겠는데 그게 없어서 지금까지도 기회가 오면 그걸 놓치면 다시는 돌아오지 않겠구나"라고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호소했다.

전문의는 "근데 지금은 그때가 아니다. 20대때 유학갔다와서 그 상황이랑 완전 다른. 충분한 능력 영향력 사람들의 인정과 이런걸 가지고 계신데도 내 마음은 아직도 20대에 머물러있는거다. 이게 트라우마의 특징이다. 현재를 현재로 살지 못하고 자꾸 과거의 마음으로 산다. 그럼 가혹해진다"고 설명했다.

정지선은 잊고싶은 순간도 20대 시절이라 답했다. 그는 "나를 무시하고 뽑아주지 않았던 순간이 길었다. 그 느낌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계속"이라며 "작년에 큰 실수 한게 생명이 찾아왔는데 작년 5월에 그때 시기가 매장 오픈 겹쳐서 해외도 나가서 공부하고 기구 사오고 그랬다. 근데 당연히 저는 나는 건강하니까 얘도 건강할거라 생각했다. 9주차에. 당연히 건강하겠다 생각했다. 근데 그때 기대를 너무 많이 했어서 주변에서. 신랑도 아들도 시댁도 친정도 아이에 대한 기대 너무 많이 해서 죄송함이 컸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그때도 바로 일했다. 매장 오픈이 다가와서 쉬지도 못했다. 슬퍼하는것도 시간낭비라. 저는 다시 또 (아이에 대해) 생각하진 않을거다. 굳이 다시 생각해서 슬픔에 빠지기 싫다. 계속 그냥 이런일도 있었다 이렇게"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자신이 한 가장 큰 잘못을 '유산'이라 적기도. 정지선은 "못지켰으니까 잘못이죠. 잘못은 잘못이니까"라고 말했고, 김숙은 "이건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라고 달랬다. 정지선은 "그냥 후회 안하려고 노력한다. 잊어버리려고 한다"고 밝혔다.

전문의는 "그 근심걱정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일이라 생각하는것 같다. 일이 회피의 도구가 되면 안된다. 그럼 이건 점점 곪는다. 뭐가 됐든간에. 가족이 될수있고 건강될수있고 인간관계 될수있다"며 "첫번째 솔루션이 취미 만드는거다. 요리와 관련없는거. 그냥 아무것도 하지 말라고 하면 못한다. 안절부절 못할거다. 운동 종류를 찾아보시는것도 나쁘지 않은것 같다. 일이 아닌 영역의 무언가를 만들어서 일에 대한 욕심을 줄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상담을 마친 정지선은 킥복싱장을 찾았다. 그는 "만약 취미가 생기면 킥복싱 아니면 드럼하고싶다는 생각을 예전부터 하고있었는데 제가 알기로 킥복싱이 스트레스 많은 직업 가진 분들이 한다더라. 안성재 셰프도 복싱을 예전부터 했다고 해서 저한테 적합한 운동이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킥복싱을 체험해본 정지선은 "몸을 움직이고 땀흘리고 새로운거 도전하면서 잠깐 2, 3시간은 일 생각을 안했던 것 같다. 이제껏 살면서 일생각 안한건 오랜만이다. 일에 대한 욕심이 아니라 일은 그냥 제가 재밌어서 하는거지 욕심이 아니다. 저는 계속 할거다"라고 밝혔다.

/delight_me@osen.co.kr

[사진] KBS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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