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 택한 獨 GK 비제, 레알 마드리드 구애 뿌리쳤다
입력 : 2012.05.03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윤진만 기자=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레알 마드리드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카림 벤제마와 같은 축구 천재들이 무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기량을 뽐내고, 명장 주제 무리뉴가 카리스마를 뽐내는 곳이다. 모든 축구 선수가 입단을 꿈꾸는 최고의 구단이다. 하지만 독일 대표 골키퍼 팀 비제(30, 베르더 브레멘)에겐 레알이 선택지 중 하나였다. 그는 러브콜을 받고도 다른 답을 찾아 떠났다.

카우저슬라우테른을 거쳐 2005년부터 브레멘의 골키퍼로 활약한 비제는 시즌 중 이적 의사를 밝혔다. 새로운 도전을 원했다. 토트넘 홋스퍼, AC 밀란 등과 함께 레알 이적설도 흘러나왔다. 무리뉴 감독과 관계가 틀어진 것으로 알려진 이케르 카시야스의 대체자로 비제가 후보군에 올랐다는 보도였다. 이는 루머가 아닌 사실이었다. 독일 유력지 ‘빌트’에 따르면 비제는 최근 무리뉴 감독과 장시간 통화했다. 큰 인연이 없는 두 당사자가 안부 전화를 했을 리 없다. 이적과 관련된 내용이 주를 이뤘을 것이 분명하다. 무리뉴 감독은 지난해 여름 도르트문트 리그 우승 주역 누리 사힌을 영입하기 전에도 통화로 구애를 해 영입에 성공한 전례가 있다.

하지만 비제는 고민 끝에 레알 이적을 거절했다. 세 가지 이유가 있었다. 넘기엔 너무 높은 카시야스의 존재감이 부담스러웠다. 카시야스는 레알 마드리드 유스 출신으로 1999년부터 13년째 같은 골문을 지키고 있다. 라울(샬케04)이 떠난 상황에서 유일무이한 클럽의 유산이다. 무리뉴 감독과는 별개로 두터운 지지층을 보유하고 있다. 실력도 물론 으뜸이다. ‘빌트’는 “카시야스는 레알을 넘어 마드리드시의 영웅이다”라고 했다. 올 여름 학교에 입학하는 딸 알리나와 해외 이주를 꺼려하는 아내의 사정도 고려했다.

무엇보다 새 이적팀 호펜하임의 유혹도 그의 마음을 흔들었다. 2008년 승격 후 꾸준히 중위권 성적을 유지한 호펜하임은 다음 시즌을 앞두고 마르쿠스 바벨 감독을 임명하며 사상 첫 유럽클럽대항전 출전을 목표로 하고 있다. 레버쿠젠으로부터 스위스 대표 공격수 에렌 데디요크를 영입했고 슈투트가르트 수비수 마티유 델피에르도 영입을 확정한 상황이다. 이런 구단의 적극적인 노력이 비제의 마음을 이끌었다. 지난 2일 호펜하임의 바벨 감독이 직접 전화를 걸어 영입 의사를 밝혔고 비제가 수락했다. 바벨 감독은 “비제는 독일 대표 골키퍼다. 무슨 설명이 더 필요한가. 경험, 열망을 모두 지닌 그를 놓칠 수 없었다”고 영입을 반겼다.

비제는 193cm의 장신 골키퍼다. 안정적인 선방과 올리버 칸을 연상케 하는 카리스마가 돋보인다. 하지만 2006년 A대표로 발탁된 후 6경기에 그쳤다. 옌스 레만에 이어 최근에는 마누엘 노이어(바이에른 뮌헨)에 밀렸다. 독일 후보 골키퍼로 2012 유럽선수권대회에 출전하리라 예상된다. 그는 목표를 2014 브라질 월드컵 주전 골키퍼로 수정해 레알에서 모험을 하기 보다는 출전이 보장된 소형 클럽 호펜하임을 택했다. 비제의 새로운 축구 인생이 시작됐다.

사진=ⓒBPI/스포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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