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클 홍명보] 김승규는 '선배‘ 정성룡을 넘어설 수 있다
입력 : 2013.08.15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수원] 김성민 기자= 울산 현대의 김승규(23)가 대표팀의 붙박이 수문장 정성룡(28, 수원블루윙즈)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김승규는 정성룡을 제치고 14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페루와 친선경기에서 선발 출전, 멋진 선방쇼를 선보였지만 팀은 아쉽게 0-0 무승부를 거뒀다.

어렵게 선발 기회를 얻은 김승규지만 자신의 역량을 뽐낼 기회는 많이 오지 않았다. 그에게 주어진 기회는 딱 두 번뿐이었다. 팀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골키퍼가 공을 잡지 않는 것이 좋겠지만 김승규로서는 능력을 발휘할 기회가 자주 오지 않은 것은 분명 아쉬웠을 부문이었을 것이다.

그런데도 김승규는 단 두 장면을 통해 왜 자신이 대표팀 넘버원 골키퍼가 될 수 있는지를 제대로 보여줬다.

첫 번째 이유로 김승규가 슈팅 타이밍을 예측하는 골키퍼의 중요 역량을 갖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겠다. 전반 43분 이렇다 할 공격을 펼치지 못하던 페루는 페널티 에어라인 좌측면 근처에서 기회를 잡았다. 페루의 수비수 요시마르 요툰은 이를 강력한 중거리 슈팅으로 연결, 한국의 골문을 노렸다. 슈팅의 타이밍, 궤적, 속도 무엇 하나 빠지지 않는 완벽한 슈팅이었다.

완벽한 슈팅이었지만 김승규의 수비력이 한 수 위였다. 김승규는 공이 날아오는 타이밍을 미리 읽어 멋지게 다이빙하며 쳐내 팀을 위기해서 구해냈다. 드롭성이 있는 슈팅이라 마지막 펀칭 장면에서 위치를 가늠하기 힘들었음에도 김승규는 끝까지 집중하며 완벽한 선방을 보였다.

그뿐만 아니다. 김승규는 신들린 순발력으로 슈퍼세이브를 할 수 있는 능력을 과시했다. 후반 39분 페루의 공격수 피사로가 문전 앞에서 슈팅한 것을 동물적인 반사 신경으로 슈팅을 막아냈다. 거리가 무척이나 가까웠음에도 순간적인 판단과 움직임으로 만들어낸 멋진 선방이었다.

이러한 김승규의 선방쇼가 없었다면, 한국은 페루에게 경기 내용면에서는 압도했지만 패할 수도 있는 경기였다. 즉, 김승규는 이날 활약으로 팬들에게 골키퍼의 위치와 역할이 승부의 향방을 결정할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한번 각인시켰다는 뜻이다.

물론 이날 한 차례 경기로 김승규가 정성룡을 제치고 대표팀의 주전 수문장이 되리라고는 보장할 수 없다. 정성룡은 골키퍼의 가장 중요한 역량인 볼을 간수하는 핸들링 능력이 매우 뛰어나고, 경험 면에서도 아직은 김승규를 압도한다.

하지만 상승세의 흐름이라는 것은 무시할 수 없는 법이다. 만약 김승규가 또 다시 기회를 얻고 이와 같은 활약을 펼친다면, 정성룡을 넘어 대표팀의 새로운 ‘철밥통’ 골키퍼가 될 수 있다.

사진= 김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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