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운 구직자’ 윤석민의 아름다운 고군분투
입력 : 2013.11.26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스페셜9 제휴] 한동훈 기자=한국에 남았다면 적어도 강민호(롯데)만큼은 받았을 것이다.

윤석민(27)은 지난달, ‘꿈의 무대’ 메이저리그 진출을 위해 미국으로 떠났다. 올 해 완전한 FA 신분으로, 어느 팀과도 자유롭게 계약할 수 있었다. 무려 523억 5,000만원이 쏟아진 이번 FA 시장 분위기를 감안하면, 역대 최고대우를 받았을 선수는 아마 강민호가 아니라 윤석민이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윤석민은 국내 FA 시장이 열리기 한참 전인 10월 중순, 류현진(26)을 LA 다저스에 입단시킨 스캇 보라스와 에이전트 계약을 체결하고 낯선 땅으로 건너갔다.

구체적인 소식은 아직까지 들려오고 있지 않다. 다만, 현지의 대다수 언론은 윤석민을 “가격 대비 높은 효율을 보일 선수”로 평가한다. 몸값은 2년 계약을 가정했을 때, 최소 500만 달러(약 53억)에서 많아야 1,000만 달러(약 106억) 정도로 예상한다. 물론 큰돈이기는 하지만 미국 구단 입장에서는 별 부담이 없는 금액이다. 다시 말해, 적은 돈으로 데려와서 잘 던지면 대박이고 아니어도 그다지 아쉽지 않은 수준이라는 소리다. 게다가 이 정도 액수는 한국에서도 받을 수 있다.

류현진의 경우처럼 여러 구단이 데려가려고 줄을 서있는 것도 아니다. 5~6개 구단에서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고 알려졌지만 밑져야 본전인 영입에 고민 중인 모양새다. 류현진의 성공으로 한국 리그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졌지만 윤석민의 부상 경력과 올 시즌 부진은 여전히 걸림돌이다.

믿을 건 ‘슈퍼 에이전트’ 보라스 뿐인데 안타깝게도 그에게 윤석민은 우선 순위가 아니다. 이번 메이저리그 FA 시장에서 최대어로 꼽히는 제이코비 엘스버리와 추신수가 모두 보라스의 고객이기 때문이다. 1억 달러(약 1,060억)짜리 선수들이 즐비한데 10분의 1도 될까 말까한 윤석민에게 얼마나 신경을 써줄지 의문이다. 여러모로 윤석민은 외로운 구직자 신세다.

이 모든 것을 윤석민이 몰랐을 리 없다. 그럼에도 27살의 젊은 나이에 당당하게 ‘꿈의 무대’를 향한 도전에 나섰다. 윤석민이 한국과 일본을 거쳐 수십억의 연봉을 받으며 돈을 쌓아 놓은 것도 아니다. 돈 걱정이 없으니 마음 놓고 도전하는 상황도 아니라는 이야기다. 조금이라도 어깨가 싱싱할 때 최고의 무대에 올라보고 싶었을 것이다. 하루 빨리 윤석민의 메이저리그 입단 소식이 들려오길 기다려 본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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