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듀! 2013 프로야구 불신의 세월
입력 : 2013.12.31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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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스페셜9 제휴] 이영하 기자= 3년 연속 600만 관중, 삼성 라이온즈의 사상 첫 통합 3연패, 서울 3팀의 가을 나들이 등 각종 이슈몰이로 풍성했던 프로야구의 2013년이 저물어간다. 하지만 그럼에도 템퍼링(사전 접촉) 등 기본적인 야구 규약 위반으로 실망스러운 스토브리그가 지나가고 있다.

이제 명실공히 국민스포츠로 자리매김한 프로야구에 어두운 그림자가 뻗고 있다. 프로야구는 지금 FA 시장에서의 템퍼링, 외국인 선수 연봉 상한선 규약 위반, 이면계약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논란의 시작은 FA 원 소속 우선협상 기간이 끝난 후 불거졌다. 당시 한화 이글스는 FA 시장에 나온 정근우와 이용규를 우선협상 기간이 끝난 17일에 영입했다. 하지만 계약이 체결된 시각이 새벽이었다는 점은 충분히 템퍼링 의혹을 불러일으킬 만했다. 구체적인 증거는 나오지 않았지만 정황상 템퍼링이 없이 그렇게 빨리 계약할 수는 없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FA 시장이 열리기 전인 10월, 템퍼링 처벌을 강화하기로 합의했으나 소용없었다. 보란 듯이 우선협상 기간이 끝나자말자 해당 선수들을 영입하면서 템퍼링 의혹을 불러일으켰다.

실제로 템퍼링은 처벌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내부고발자가 정확한 증거를 가지고 나타나지 않는 이상 밝혀내는 것조차 불가능하다. 구단-FA 선수들의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이상 앞으로도 템퍼링을 실체화시키기 힘들 듯 하다.

외국인 선수의 연봉 상한선 규약도 유명무실해졌다. 이는 곧 여러 가지 사실을 통해 확인됐다.

SK 와이번스가 영입한 루크 스캇의 경우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서 뛰던 현역 타자다. 스캇이 올 시즌 받은 연봉은 270만 달러(약 28억 원). 하지만 현 KBO 규정에 의하면 외국인 선수의 연봉 상한선은 30만 달러(약 3억 원)다. SK는 연봉 상한선의 약 9배에 달하는 금액을 받는 선수를 데려온 것. ‘웃돈’을 주지 않고서는 성사시키기 힘든 계약이다.

또한 미국 현지 언론에 의해서도 국내 구단들이 100만 달러 제안을 했었다는 보도가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일본 프로야구 야쿠르트 스왈로즈에서 뛰던 이혜천이 국내에 돌아와 두산 베어스와 계약할 당시 이면계약을 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두산 측도 이를 인정하면서 그동안 의혹만이 무성하던 이면계약의 실체가 확인됐다.

KBO는 내년 초에 열리는 위원회에서 이러한 문제들을 심도 있게 다룰 예정이다. 하지만 눈뜨고 당했다는 표현이 정확한 지금의 상황에 얼마만큼의 도움이 될지 의문이다.

3년 연속 600만 관중을 달성한 프로야구의 이면에는 이토록 큰 실망감만을 안겨주는 모습이 있었다. 템퍼링, 규약문제 등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프로야구는 겉만 뻔지르르한 모양새가 될 것이다. 이래저래 씁쓸한 스토브리그가 지나가고 있다.

사진=뉴스1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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