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에이스’ 없었던 프로야구, 올해는?
입력 : 2014.01.02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스페셜9 제휴] 한동훈 기자=야구에서 홈런만큼 짜릿한 장면이 바로 ‘스트라이크 아웃’이다. 호쾌한 스윙으로 타구를 담장 밖으로 날려버리는 장면도 시원하지만, 몸 쪽에 꽉 찬 직구를 꽂아 타자를 속수무책으로 돌려세우는 삼진 역시 보는 이를 전율케 한다. 압도적인 구위로 리그를 지배하는 소위 ‘슈퍼에이스’의 존재감은 홈런 타자의 그것을 능가한다.

2013 시즌 프로야구의 큰 특징 중 하나는 바로 ‘슈퍼에이스’가 없었다는 점이다. 류현진(26, LA 다저스)은 메이저리그로 떠났고 윤석민(27, 자유계약)과 김광현(25, SK 와이번스)은 부상으로 신음했다. 나이트(38, 넥센 히어로즈)는 2012년, 무려 208⅔이닝을 소화하며 16승 4패, 평균자책점 2.20으로 슈퍼에이스급 활약을 했지만 2013년에도 그 구위를 이어가지는 못했다. 결국 14승 투수가 다승왕이 됐고, 오히려 마무리투수가 더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하지만 올해는 다를 전망이다. 2013 시즌 막판, 슈퍼에이스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준 선수가 몇몇 있다. 김광현과 LG의 외국인 투수 리즈, 지난해 신인왕을 차지한 NC의 이재학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먼저 김광현은 지난해 10승 9패, 평균자책점 4.47로 이름값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남겼다. 그러나 부상으로 시즌 중반에 합류했음에도 10승을 거뒀다는 점과 구속이 전혀 줄지 않았다는 점, 기복이 심했지만 잘 던졌던 날 만큼은 그 누구보다 압도적이었다는 점에서 부활의 가능성을 보였다. 8월 29일 삼성을 상대로 7이닝 3피안타 1실점을 했던 경기나, 9월 12일 두산에게 6⅔이닝 동안 1피안타 무실점했던 경기에서는 전성기 시절의 구위를 뽐냈다. 이번 겨울 준비만 잘 한다면 김광현이 가장 유력한 슈퍼에이스 후보다.

다음으로 리즈는 10승 13패, 평균자책점은 3.06이었다. 승패만 보면 평범한 투수지만 다른 기록을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202⅔이닝을 책임지며 이 부문 1위, 피안타율 0.215로 역시 1위, 탈삼진도 188개로 1위였다. 이닝당출루허용율(WHIP)는 1.19로 2위였다. 다만 경기 중 급격하게 제구가 흔들리며 볼넷을 남발하며 위기를 자초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사사구만 무려 108개였다. 볼넷 88개로 리그에서 두 번째로 많았고 몸에 맞는 공은 20개로 가장 많았다. 하지만 리즈의 제구력은 점점 안정되고 있다. 리즈의 마지막 등판이었던 10월 17일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는 8이닝 동안 탈삼진 10개를 곁들이며 1피안타 무실점으로 그야말로 완벽한 투구를 펼쳤다.

이재학은 10승 5패, 평균자책점 2.88로 신인왕을 차지했다. 국내 선발 투수로는 유일하게 2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그의 체인지업은 2013 프로야구 최고의 히트상품이었다. 홈플레이트 앞에서 뚝 떨어지는 이재학의 체인지업에 수많은 타자들의 방망이가 헛돌았다. 선발 풀타임 첫 해로, 체력적인 부담 때문에 여름 한 때 부진했지만 시즌 막판 보여준 구위는 단연 돋보였다. 9월 7일 SK전부터 10월 1일 넥센전까지 5경기 동안 33⅔이닝을 던지며 단 7점만을 내줬다. 평균자책점이 1.87에 불과했다. 체력보강과 2년차 징크스 극복이 관건이다.

이들 외에, 한국 무대에 새롭게 합류한 메이저리그 출신 외국인 투수들도 강력한 후보다. 홈런의 짜릿함은 순간이지만, 슈퍼에이스는 경기 내내 타자와 관중을 압도한다. 과연 류현진이 떠나면서 비어버린 ‘절대 강자’의 자리를 올해에는 채울 수 있을지 기대가 모인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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