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 야구장에서 즐기는 아이스하키
입력 : 2014.01.28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스페셜9 제휴] 지난 26일 LA 메모리얼 콜로세움에서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과 코스타리카간의 경기가 열리던 밤.

LA 메모리얼 콜로세움에서 약 10km 떨어진 다저스 구장에서는 겨울축제가 열렸다. 북미 아이스하키 리그(NHL)가 시즌 도중에 마련한 이벤트성 대회 구장 나들이 인 것이다. 일명 구장 나들이(Stadium Series).

이날 경기는 LA를 연고지로 하는 LA 킹스와 LA 인근의 애너하임을 연고로 하는 애너하임 덕스가 경기를 치러 애너하임이 3-0으로 승리를 거두며 막을 내렸다. 이날 다저스구장의 밤 기온은 섭씨 17도를 기록하며 따뜻한 날씨속에서 관중들은 반바지 반팔을 입고 아이스하키 경기를 관전하는 이색적인 장면이 연출됐다.

아이스하키 경기장을 만든 바로 옆에는 LA인근의 바닷가에서 퍼온 모래를 깔아 비치발리볼 경기장을 만들었다. 아이스하키 경기가 시작되기 전 비치발리볼 경기가 펼쳐졌고, 이후 아이스하키 경기로 이어졌다. 이날 NHL 사무국 관계자들이나 다저스 구장 관계자들을 깜짝 놀라게 한 것은 관중수였다. 이날 다저스 구장에 야구가 아닌 아이스하키를 보러 입장한 관중은 5만 4099명이었다. 다저스 야구 경기 평균관중이 4만여명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관중입장이다. 다저스 구장을 가득 메운 관중들은 이날 따뜻한 날씨 속에서 겨울 스포츠를 야외에서 즐기는 호사를 누렸다.



이날 관중들을 이렇게 많이 끌어들일 수 있었던 이유는 다양한 행사 덕분이다. 다저스 구장 주변에 아이들이 함께 할 수 있는 놀이터를 만들고, 함께 게임을 할 수 있는 다양한 홍보 부스들을 설치했다. 특히 어린이들이 아이스하키 스틱을 들고 슛을 하는 게임은 가장 인기가 높았다. 또한 예전 다저스 선수였던 노마 가라시아파라와 다저스의 목소리 빈 스컬리등의 레드카펫 행사도 관중들의 눈을 사로잡았고 식전 행사로 펼쳐진 왕년의 록그룹 키스(KISS)의 공연은 다저스 구장을 한바탕 신바람 나는 공연장으로 만들며 분위기를 끌어 올렸다.

가족들과 경기장을 찾은 호세 알바로는 “아이스하키 경기를 보는 것도 처음이라 매우 기대된다. 다양한 식전행사들이 많아서 조금 더 일찍 오지 않은 것이 후회된다”고 말했다. 특히 "어른과 아이들이 모두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부스들이 있어 재밌다"라고 덧붙엿다.

또한 LA에서만 23여년을 살았다는 김주원씨는 “한국의 야외 스케이트장이 생각난다”며 태릉스케이트장을 회상했고 다저스구장의 변신이 무엇보다 놀랍고, 야구장이 아이스하키장으로 변신한다고 하니 궁금도 하고 그래서 다저스 구장을 찾았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날 한국과 코스타리카의 친선경기가 펼쳐지던 축구 경기장을 찾지 않았던 것이 미안했던지 “다음주에는 한국과 미국 축구 평가전을 보기 위해 티켓을 구매했다”고 덧붙였다.

연일 계속되던 LA의 불볕 더위에 긴장했던 관계자들은 큰 무리없이 경기를 마친 것에 대해 흡족해 했다. 그리고 예상외의 관중동원에 다저스 구단은 물론이고 NHL 사무국도 만족감을 드러냈다. NHL 사무국의 한 관계자는 “야자수가 늘어진 다저스 구장에서 펼쳐진 아이스하키 경기는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이라며 다음 기회에도 다저스 구장을 사용하면 좋겠다는 뜻을 밝혔다.

다저스 구장은 사장단이 바뀐 후 다각도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8월에는 레알 마드리드와 유벤투스등 유럽 축구팀들의 축구경기를 유치하는등 여러가지 이벤트등을 개최하며 팬들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문연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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