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 다저스의 화수분 야구
입력 : 2014.01.31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스페셜9 제휴] LA 다저스가 일본 투수 다나카 마사히로와의 계약에 실패했다. 네드 콜레티 단장은 "최선을 다했다"라며 말을 아꼈다. 하지만 다저스는 얼마전 제1선발 클레이튼 커쇼와 7년 2억 1500만 달러에 계약을 맺었고, 지난 시즌 잭 그레인키와는 6년 1억 4700만 달러의 계약서에 사인을 이끌어 냈다. 또한 류현진도 6년 3600만달러에 계약했다. 최소 5년간 다저스는 메이저리그 최강의 1,2,3선발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2013년 성적 기준) 그리고 지금도 헨리 라미레즈와 재계약을 위해 협상을 벌이고 있는 등 다저스는 지난해 속된 말로 돈을 물쓰듯 썼고, 아직도 돈을 쓰고 있다.

많은 메이저리그 관계자들은 걱정했다. 스턴 캐스턴 구단주가 다저스를 우승으로 이끈 후 선수들을 대거 정리하거나, 구단을 재 매각 할 것이라는 예상도 조심스럽게 흘러나왔다. 단숨에 팀을 정상에 올려놓고, 절정의 기량에 있을 때 다저스를 매각할 지도 모른다는 그런 우려였다.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다. ESPN의 컬럼리스트 키스 로는 '2014년 유망주 TOP 100' 선정결과를 발표했다. 이 평가서에서 다저스 팜시스템(마이너리그 운영, 선수들 육성관리)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다저스는 지난 2012년 야시엘 푸이그를 영입하기 위해 멕시코를 방문했을 때 훌리오 유리아스라는 17살짜리 소년과 계약을 맺고 마이너리그 훈련에 참가시켰다. 이 소년이 지금 4가지 구종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촉망받는 유망주로 평가받은 것이다. 유망주 리스트에서 당당히 14위에 이름을 올렸다.

다저스 유망주가 랭킹에 오른것은 2008년 이후 처음이며 다저스 팜시스템을 통해 클레이튼 커쇼가 성공한 것이 마지막이었다. 유리아스는 아직 17세라는 어린 나이와 180cm의 큰 키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속구가 위력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리고 더 크게 평가하고 기대하는 부분이 바로 나이다. 아직도 키는 크고 있고, 구속은 점점 더 빨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다저스가 자랑하는 팜시스템 유망주들을 위한 커브볼 전수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 더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다저스는 6년만에 유망주 리스트에 한명의 선수 이름만 올린 것이 아니다. 내야수 코리 시거는 지난시즌부터 메이저리그로 올려도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가운데 유망주 랭킹 18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외에도 외야수 조크 페더슨과 투수 자크 리는 당장 메이저리그에 올려 함께 훈련해도 된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중 몇몇 선수들은 당장 2014 메이저리그 시즌 후반 로스터가 40인으로 확장되면 만나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저스는 큰 돈을 쓰며 당장 눈앞의 성적에 급급해 하고 있다고 다른 팀들이 비아냥 거릴때 묵묵히 뒤에서 유망주들을 육성하고 있었다. 지난해 다저스가 메이저리그에 대규모 투자를 시작하면서 동시에 다저스 팜시스템에 대한 투자 역시 함께 진행됐다는 것이다.

대형급 선수들이 떠나가는 5년이나 6년뒤에도 다저스의 미래는 밝다. 앞을 내다보는 투자에도 인색하지 않기 때문이다. 올시즌 월드시리즈 우승을 노리는 다저스, 5년이 지난뒤 월드시리즈 우승을 위해서 뒤에서도 묵묵히 리빌딩을 시작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문연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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