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삐끗하면 '와르르'…롯데, '뒷문불안' 대책 없나
입력 : 2015.04.23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시즌 초반 기대이상의 성적을 내고 있는 롯데 자이언츠지만 뒷문의 '구멍'이 너무 크다.

롯데는 지난 22일 광주 KIA 챔피언스필드에서 벌어진 타이어뱅크 2015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7-6으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롯데는 4연패에서 벗어나 시즌 10승(9패) 고지에 올랐다.

이기기는 했지만 찜찜했다. 이날 롯데는 경기 초반 강민호의 선제 홈런과 최준석의 만루홈런으로 넉넉한 리드를 안았다. 6회까지 7-1로 앞서 나갔다.

그러나 선발 이상화가 내려간 7회부터 흔들리기 시작했다. 7회 2사 2루에서 올라온 이명우는 아웃카운트를 한 개도 잡지 못한 채 이상화의 선행주자를 불러들였고, 이어 등판한 김성배도 1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롯데는 8회 김성배, 심규범, 홍성민, 김승회까지 네 명의 투수를 동원해 실점을 3점으로 막았다. 9회에도 김승회가 1점을 내주면서 턱밑까지 추격당했고, 2사 만루 풀카운트까지 몰린 끝에 간신히 승리를 거뒀다.

정상적이라면 필승조를 투입하지 않고도 승리를 챙겨야 했을 경기지만 롯데는 가진 카드를 모조리 쓰고도 겨우 이겼다. 이번주 남은 4경기에서 과부하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문제는 이런 경우가 처음이 아니라는 것이다. 롯데는 앞선 경기에서도 몇 차례나 불펜진의 '집단 방화'로 고전한 경험이 있다.

지난 10일 사직 한화 이글스전에서는 7회까지 8-2의 리드를 잡았지만 8회 한 점을 내준데 이어 9회 무려 5실점하면서 동점을 허용했다. 연장전 끝에 10-9로 승리했지만 총 9명의 투수를 소모하는 등 출혈이 있었다.

18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는 5-1의 상황에서 9회에만 6점을 내주며 5-7로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9회 홍성민, 이명우, 이정민이 차레로 등판했지만 1이닝을 책임지지 못했다.

시즌 초 롯데는 김성배, 김승회의 '더블 스토퍼'를 마무리로 기용하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두 투수 모두 구위가 압도적이지 못한 상황인데다 몇 차례의 구원실패로 자신감까지 떨어진 모습이다. 김승회는 평균자책점 7.36, 김성배는 5.40으로 마무리 투수로는 미흡하다.

나머지 투수들도 믿음직스럽지 못하다. 정재훈, 이정민, 이명우, 심규범, 홍성민 등이 있지만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일단은 확실한 보직을 정하는 것이 급선무로 보인다. 김성배, 김승회가 무너지면서 사실상 '집단 마무리'의 모양새를 띄고 있다. 하지만 누구도 든든한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역전을 당하지 않기 위해 매경기 총력전을 펼 수 밖에 없는 형편이다.

마무리투수를 중심으로 필승조와 추격조의 구분을 확실히 정하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리그에서 불펜소모가 가장 많은 팀으로 꼽히는 한화조차도 필승/추격조는 구분이 돼 있다. 선수들의 보직이 확실히 정해져 있어야 동기부여와 목표의식도 더욱 강해질 수 있다.

트레이드 등 추가 전력 보강을 꾀하는 것도 방법일 수 있다. 시즌 초반 한화는 이성열을 트레이드 해오면서 '좌타거포 부재'의 단점을 메웠고, 신생팀 kt 위즈 역시 즉시전력감 선수 두 명을 영입하며 선수층을 보강했다.

롯데의 경우 부족한 부분이 불펜투수다. 트레이드 시장에서 쓸만한 투수를 영입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의외의 좋은 수확을 얻을 수도 있기 때문에 간과할 수는 없다.

롯데는 당초 하위권으로 예상됐지만 안정된 선발진과 타격의 조화로 선전하고 있다. 롯데가 팀의 마지막 '구멍'인 불펜진을 보강한다면 좀 더 무서워 질 수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김승회. (뉴스1 자료사진) ⓒ News1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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