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김지현 기자] 1982년 태어난 한국 프로야구가 2016년, 35살이 됐다. 6개 팀이었던 리그는 전·후기 리그, 양대리그 등을 거쳐 10개 구단 단일리그 144경기 체제로 자리를 잡았다. 2015년에는 역대 최다 관중인 736만 529명이 야구장을 찾았다. 이제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은 KBO리그의 35년을 돌아본다.<편집자주>
구대성, 이상훈, 강정호, 김현수, 박병호, 류현진(왼쪽 시계방향). /AFPBBNews=뉴스1, 미네소타, 볼티모어 트워터 |
35년 동안 한국 야구는 끊임없이 발전했다. 이 과정에서 많은 이들이 꿈의 무대라고 불리는 메이저리그의 문을 두드렸다.
박찬호, 김병현이 메이저리그에서 성공을 거두면서 메이저리그서 한국인 선수들을 조금씩 주목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박찬호, 김병현은 엄밀히 말하면 KBO 리그 를 통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선수들은 아니었다.
박찬호, 김병현의 활약에 가려졌지만 KBO 리그 출신 선수들은 계속해서 메이저리그에 도전했고 그런 도전들의 결실로 다음 시즌 메이저리그에서는 KBO 리그 출신 류현진, 강정호, 박병호, 김현수를 볼 수 있게 되었다. 과거부터 현재 그리고 미래까지 KBO 출신 메이저리거를 살펴보자.
과거 : 이상훈-구대성, 실패했지만 위대했던 첫 발걸음
이상훈(왼쪽)과 구대성. /AFPBBNews=뉴스1 |
박찬호, 김병현이 대학교를 중퇴하고 메이저리그의 문을 두드린 이후 KBO 리그서 성장한 선수들도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기 시작했다. 그 첫 번째가 선수가 이상훈이었다. 이상훈은 한국, 일본, 미국 1군 경기에 모두 등판한 최초의 투수다. 1995년 LG 트윈스에서 20승, 평균자책점 2.01로 화려한 커리어를 남겼던 이상훈은 1998년부터 주니치 드래곤즈로 팀을 옮겼다. 이후 2000년 보스턴 레드삭스에 합류하면서 최초의 KBO리그 출신 메이저리거가 됐다. 하지만 이상훈은 보스턴에서 큰 임팩트를 남기지 못했다. 9경기서 11⅔이닝만을 소화하는데 그쳤고 2002년에 방출됐다.
이상훈의 바통을 받은 것은 구대성이었다. 상대 타자에게 등을 보이는 독특한 와인드업으로 유명한 구대성은 90년대 한화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선수 중 한 명이었다. 일본 오릭스 블루웨이브(현 오릭스 버팔로스)를 거친 구대성은 2005년 뉴욕 메츠에 입단했다. 주로 불펜 투수로 경기에 나선 구대성은 특이하게도 마운드보다는 타석에서 인상 깊은 활약을 남긴 바 있다. 2005년 '전설' 랜디 존슨을 상대로 2루타를 친 뒤 과감한 주루 플레이로 점수를 뽑아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부상을 당하는 불운을 겪기도 했다. 이후 부상에서 복귀했으나 뚜렷한 성적을 내지 못했고 33경기 6홀드의 성적을 남기고 시즌 후 팀을 떠났다.
이상훈, 구대성은 비록 메이저리그에서 돋보이는 성적을 남기지 못했지만 KBO 리그에서 성장한 선수도 메이저리그에 얼마든지 진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현재 : 류현진-강정호, 한국 야구의 위상을 드높이다
류현진(왼쪽)과 강정호. /AFPBBNews=뉴스1 |
2013년 이상훈, 구대성 이후 끊겼던 KBO 리그 출신 메이저리거 명맥을 잇는 선수가 나타났다. 바로 류현진이다. 한화에서 괴물투수로 성장한 류현진은 처음으로 KBO 리그의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류현진은 포스팅 이적료로 약 2573만 달러를 지불한 LA 다저스에서 메이저리거로 데뷔했다. 두 시즌(2013, 2014시즌) 동안 28승을 거두면서 승승장구했으나 2015시즌 어깨 수술로 재활에 몰두하면서 시즌을 치르지 못했다. 현재 류현진은 내년 시즌 출격을 향한 몸만들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롱토스를 하는 영상을 자신의 SNS에 올리면서 팬들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임창용도 2013년 시카고 컵스와 계약을 맺으면서 마이너리그 생활을 시작했다. 그해 6월 애리조나 루키 리그에서 처음으로 등판한 임창용은 컨디션을 끌어올리는데 집중했다. 이후 마이너리그에서 존재감을 발휘하던 임창용은 2013년 9월 메이저리그로 승격됐다. 그러나 1군에서 6경기 출전에 그치면서 깊은 인상을 남기는데 실패했고 2013년 12월3일 방출 통보를 받고 말았다.
투수들의 메이저리그 도전이 이어지는 가운데 강정호가 나타났다. 강정호는 포스팅 시스템으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야수 1호 선수다. 강정호는 2015시즌을 앞두고 포스팅 비용 500만 2015달러를 제시한 피츠버그와 입단 계약을 체결했다. 입단 당시만 하더라도 강정호가 메이저리그에 잘 적응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컸다. 더군다나 KBO 리그에서 메이저리그로 넘어가는 첫 번째 야수였기 때문에 부담감도 클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강정호는 뛰어난 적응력을 발휘하며 팀에 녹아들었고 2015시즌 타율 0.287, 15홈런 58타점, 출루율 0.355, 장타율 0.461을 기록했으며, 24개의 2루타를 때려냈다. 이러한 활약에 힘입어 쟁쟁한 후보들 속에서 내셔널리그 신인왕 투표 3위에 올랐다.
임창용이 사실상 실패했지만 류현진, 강정호의 성공적인 메이저리그 안착으로 메이저리그는 KBO리그를 주목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두 선수의 성공으로 넓어진 문을 통해 KBO 리그 선수들의 본격적인 메이저리그 도전이 이뤄지고 있다.
미래 : 박병호-김현수, 더욱 더 탄탄한 길을 만들 수 있을까?
박병호(왼쪽)와 김현수. /사진=미네소타, 볼티모어 트위터 |
강정호의 성공으로 메이저리그서 한국 야수들을 바라보는 시선은 전과는 크게 달라졌다. 이러한 효과에 힘입어 2014시즌까지 넥센에서 강정호와 한솥밥을 먹던 박병호도 미네소타 트윈스와 4년 간 1100만 달러 연봉 조건(5년째 550만달러 옵션)에 최종 계약을 체결하면서 메이저리그에 입성했다. 박병호는 KBO 리그에서 사상 처음으로 2년 연속 50홈런을 때렸고, 4년 연속으로 홈런왕과 타점왕을 차지했다. 한 시즌 최다 타점(146타점) 기록도 가지고 있다. 여기에 타율도 3할을 친다. 정교함과 파워를 동시에 겸비한 박병호는 2016시즌 메이저리그가 주목하는 선수 중 한 명이다.
한국 최고의 교타자로 꼽히는 김현수도 당당한 메이저리거가 됐다. 김현수는 지난 24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2년 700만 달러에 계약을 맺었다고 공식 발표했다. 두산의 신고 선수로 2006년 입단한 김현수는 2007시즌부터 존재감을 드러냈다. 2008시즌 잠재력을 폭발시킨 김현수는 타율 0.357을 기록하며 리그를 대표하는 타자로 거듭났다. 이후 2015시즌까지 9시즌 동안 통산 타율 0.318로 꾸준한 활약을 펼쳤다. 10시즌 동안 출루율도 0.406을 기록하면서 타격뿐만 아니라 선구안도 뛰어나다는 것을 증명했다.
김현수는 29일 기자회견에서 "계약할 때 (강)정호 생각이 많이 났다. (강)정호가 잘해줘서 계약을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강)정호가 잘 다져놓은 기반을 망가트리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병호, 김현수가 2016시즌 성공적으로 메이저리그 무대에 안착한다면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는 KBO 리그 선수들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두 선수가 메이저리그를 꿈꾸고 있는 다음 선수들의 길을 더욱 넓힐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김지현 기자 xnom0415@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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