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7이닝 꿀꺽…체 하지도 않는 양현종의 '이닝 과식'
입력 : 2019.06.24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잠실] 김현세 인턴기자= 나왔다 하면 퀄리티 스타트는 기본이다. 그의 이닝 과식은 이제 놀랍지도 않은 일이 돼버렸다. 그래서 더 대단하다.

KIA 타이거즈는 2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경기에서 7-0으로 크게 이겼다. 단 한 점도 내주지 않은 승리라 더욱 값졌다. 9번의 0의 행렬, 그 가운데 7번은 양현종(31∙KIA)의 몫이었다.

양현종은 어김없이 많은 이닝을 먹어치웠다. 내용은 두말할 것 없이 훌륭했다. 양현종은 7이닝 동안 여유로이 89구만 던지면서도 4피안타 5탈삼진 무실점으로 LG 타선을 꽁꽁 묶었다. 1회초 선두타자 이천웅에게 내준 볼넷이 유일할 만큼 물러서는 일도 없었다.

이날 경기로 연속 경기 퀄리티 스타트‧2실점 이하 기록은 10경기까지 늘었다. 양현종은 에이스의 참뜻을 몸소 보여주고 있다. 시즌 초반 부진했던 기억은 사라진 지 오래다. 시쳇말로 ‘양현종이 양현종했다’는 것처럼 그는 5월 들어 우리가 알던 모습으로 돌아왔다. 양현종은 지난 몇 년간 그래왔듯 올 시즌도 토종 선발의 자존심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양현종은 2016년부터 3시즌 동안 토종 선발 가운데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 2016시즌에는 200⅓이닝, 이듬해 193⅓이닝, 그리고 지난해 184⅓이닝을 던지면서 대한민국 최고의 이닝 이터로 군림했다. 올 시즌도 그 자리는 양현종의 차지다. 23일까지 98⅓이닝을 던진 그는 지친 기색도 없이 외국인 투수가 즐비한 순위표 상단에서 빛나고 있다.

장정석 키움 히어로즈 감독은 지난 19일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남을 통해 “지난해 200이닝 가까이 소화한 제이크 브리검이 시즌 초반 주춤한 것을 보고 준비가 미흡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KBO리그에서도 많은 이닝을 던지면서 잘해주는 선수가 있지 않느냐. 특히 양현종의 기량을 높이 평가하고 싶다. 양현종 역시 흔들리기는 했지만 결국 에이스답게 해주고 있잖나”라고 말했다.

23일 경기에서는 7이닝 동안 89구만 던지는 효율적인 투구 내용도 보였다. 양현종은 이날 이닝당 약 12.7개를 던졌고, 이는 올 시즌 이닝당 평균 15.6구를 던진 데 비해 적은 수치다. 양현종은 이날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점수 차도 여유가 있었고, 이번 주 2회 등판했으니 벤치에서도 무리시키지 않았다. 덕분에 부담 없이 막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내가 등판할 때마다 야수진과 계투진이 공‧수에서 집중력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잘 던질 수 있었다. 항상 고마움을 느끼고 있다”고 도리어 공을 돌렸다. 양현종의 호투 뒤에는 동료의 힘이 컸다는 것이다. 반대로 5강 경쟁에 고삐를 늦추지 않는 KIA에도 에이스의 호투만 한 활력소는 없을 것이다.

사진=뉴시스

오늘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