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X골프] 안신애, 필드를 점령한 패셔니스타
입력 : 2019.07.23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김성진 기자= 언제부터인가 필드에 나선 20~30대 여성 골프 동호인 하면 떠오르는 패션이 있다. 타이트한 상하의, 미니스커트, 화려한 색감. 그리고 니삭스와 긴 머리를 묶는 리본이다.

바로 이 패션의 '원조'가 있다. 필드의 패셔니스타 안신애(29)다.

안신애는 눈을 사로잡는 패턴으로 포인트를 주거나 화려한 컬러의 상의나 하의를 입고 필드를 누비고 있다. 특히 안신애는 미니스커트와 민소매 상의로 강렬한 이미지를 남겼다.
안신애의 과거 사진을 보면 다양한 컬러의 골프웨어를 착용한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빨간 바지, 하늘색 바지, 오렌지색 바지 등 눈을 사로잡는 컬러를 매끄럽게 소화했다. 상의도 다양한 컬러와 디자인으로 바지와 맞췄다.

파격적인 핫핑크로 패션피플 등극

안신애가 필드 위의 '패피'로 등장한 것은 2013년 5월 열렸던 KG 이데일리 레이디스 오픈이었다. 당시 안신애는 지금의 자신을 상징하는 핫핑크 컬러의 미니스커트에 타이트한 핏의 상의를 입고 경기에 나섰다. 그리고 이것이 안신애라는 이름을 크게 알리게 된 계기가 됐다.



사실 안신애가 당시 미니스커트를 입은 것은 특별한 이유가 있던 것은 아니었다. 당시 그는 “치마를 잘 입지 않은데, 내가 입는 브랜드에서 나온 옷들이 너무 예뻐서 입었다. 이슈가 될 줄은 몰랐다”고 밝혔다. 옷이 경기력과 상관이 없을 것이라 여기고 치마를 선택해서 입었을 뿐인데 이것이 ‘대박’을 친 것이다.

이때를 계기로 안신애는 매 경기 화려한 골프웨어를 입고 지금까지 경기에 나서고 있다. 미니스커트여서 경기를 하는데 불편함은 있지만 이제는 안신애를 나타내는 시그니처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안신애는 “골프 에티켓을 지켜가며 입을 것”이라고 했다.

안신애의 골프웨어 패션에는 한 가지 특징이 있다. 미니스커트와 함께 민소매 셔츠다. 또한 화려한 컬러다. 이는 안신애가 추구하는 패션 모토가 있기 때문이다.

더운 여름 무채색 톤의 골프웨어는 입고 있는 사람이나 보는 사람 모두 덥게 느껴질 수 있다. 흐린 날에도 무채색 옷은 더욱 무겁게 느껴진다. 안신애는 화려한 컬러를 선택해 화사하게 느껴질 수 있는 시각적 효과를 노렸다.



또한 민소매 티셔츠를 선택한 것도 하나의 팁이었다. 스윙을 하다 보면 상의 왼팔 소매에 턱이 닿아 화장품이 묻을 때가 있다. 1~2번이면 넘어갈 수 있겠지만 경기 내내 그렇다면 왼팔 소매는 화장품이 가득 묻어 있을 수 밖에 없다. 보는 사람이나 입는 사람이나 지저분하게 느껴질 뿐이다. 멋과 함께 실용적인 면을 함께 고려해 선택한 것이라 하겠다.

'안신애 리본은 안 팔아요?' 스타일 아이콘으로

안신애가 화제를 일으키자 그에게 의류 협찬을 한 기업체도 덩달아 미소를 지었다. 그의 골프웨어를 본 팬들이 매장에서 같은 제품을 찾기 때문이다.



안신애는 현재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인 아디다스의 후원을 받고 있다. 몇 년 전부터 안신애가 입은 미니스커트와 니삭스 스타일은 매출과 직결될 정도로 인기를 얻었다. 아디다스 관계자는 "안신애 프로가 즐겨 사용하는 머리 리본의 경우 상품으로 판매하는 게 아니다. 그런데 매장에서 '안신애 리본은 안 파냐'는 문의가 굉장히 많이 들어온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2017년부터 안신애가 일본 대회를 함께 소화하면서 일본에서도 안신애의 패션은 늘 화제가 되고 있다. 일본 기자들이 안신애에게 묻는 첫 질문이 "오늘 의상의 컨셉은 뭐냐" 혹은 "내일은 어떤 의상을 입을 것이냐"는 내용이다. 심지어 호리 고토네 등 일본 여자 골퍼들까지 미니스커트와 니삭스 같은 안신애의 스타일을 그대로 카피하듯 입기도 했다.



패션 칼럼니스트 이윤철 씨는 “안신애는 스타성이 매우 강한 선수다. 골프 애호가들이 안신애의 패션을 선호하던 선호하지 않던, 그것은 중요한 것이 아닌 것 같다. 프로페셔널 스포츠가 단순히 경기력만으로 흥행이 결정되는 것은 오랜 옛날의 일이고, 이제는 엔터테인트먼트 요소가 필요한데 안신애는 그 역할을 잘 해내고 있다”고 평했다.

이어 “다만 걱정되는 것은 팬들은 변덕이 심하다는 것이다. 골프 관련 TV 채널을 틀면 골프 선수를 비롯하여 방송인들 상당수가 짧은 미니 스커트와 몸에 달라붙은 상의를 착용하고 있다. 하나의 유행이 되었다는 건데 이 뜻은 '곧 유행이 변할 때가 되었다'라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유행이 바뀌게 되면, 그 이전의 스타일은 어느 순간 그 많은 충성도 높은 팬들의 마음이 어떻게 바뀔 지 모른다”고 안신애의 패션도 언젠가는 화제성을 잃어버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윤철 씨는 “개인적으로는 안신애가 대회 때 입고 나오는 스타일이 전형적인 골프 패션처럼 보인다. 골프 패션으로 느껴지지 않는, 20~30대 초반 여성이 데이트나 나들이 할 때 많이 하는 패션을 추천한다. 안신애의 현재 나이의 또래 여자들이 자주 시도하는 조합일 수도 있다. 연한 회색 라운드 티셔츠, 타이트하지 않은 흰색이나 하늘색 짧은 반바지, 핑크색이나 노란색 같은 네온 컬러의 짧은 양말, 흰색 계열의 어글리 디자인 골프화”라면서 “중요한 것은 옷을 타이트 하게 입는게 아니라 '슬림핏'이나 '클래식핏' 정도로 하는 것이다. 이런 게 최근 골프패션과 거리가 멀지만, 이런 제품들이 없는 것도 아니고, 없다 해도 만들려면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 디자인은 일반 캐주얼 의류처럼 하고, 원단이나 재단은 철저하게 기능성 스포츠 의류에 맞게 접근하는 것이다. 마음 같아서는 최근 유행인 '오버사이즈 핏'까지 권해보고 싶지만 경기력에 방해가 될 것 같다”며 패션 코디를 제안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KLP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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