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수원] 김현세 기자= “눈앞에 비만 보일 정도였다니까요.”

kt 위즈 이강철 감독은 심장이 철렁했다. 29일 수원케이티위크파크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경기 도중 갑작스레 쏟아진 폭우 때문이다. 4회 타선이 응집력을 터뜨리면서 대거 득점했는데, 하마터면 이마저도 쓸려갈 뻔했다.

kt는 29일 두산과 경기에서 3회 강백호의 1타점 적시타로 앞섰고, 4회 집중타를 치면서 빅이닝을 만들었다. 4회 한 이닝에만 7안타가 터졌는데, 그중 6개는 연속으로 나왔다. 무려 6점을 내면서 승기를 잡았다.

그런데 경기 초반부터 내리던 비가 점차 굵어졌고, 타선이 집중력을 뽐내는 동안 폭우 수준까지 이르렀다. 결국 5회 시작과 함께 심판진은 경기를 중단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경기는 재개됐지만, 이 감독으로서는 가슴을 쓸어내릴 만한 대목이었다.

이 감독은 29일 경기를 앞두고 전날을 돌아봤다. 이 감독은 “결국 비 때문에 이겼다고 생각한다. 하늘에 맡겼을 뿐”이라면서도 “사실 빗줄기가 굵어지면서는 4회 4점까지 냈을 때 내심 ‘빨리 이닝을 끝냈으면’ 하고 바랐는데, 타자들이 끈질기게 승부하더라”면서 웃어 보였다.

이 감독을 비롯해 선수단도 29일 승리가 절실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이 감독은 “우천 중단이 선언되고는 선수들도 많이 아쉬워하더라”면서 “아무래도 다들 5할 승률 달성을 생각하고 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결국 염원은 이루어졌다. 비는 그쳤고, 하늘도 맑게 갰다. 불펜이 다소 흔들렸음에도 8회 강백호가 데뷔 첫 만루홈런을 치면서 승기를 확실히 가져왔다. 경기는 11-8로 이기면서 499일 만의, kt의 창단 이래 첫 후반기 5할 승률까지도 달성했다.

사진=kt 위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