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포커스] ‘사퇴 의사’ 권순찬 깨운 구단주의 격려… “여기서 배구 해라”
입력 : 2019.12.04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의정부] 김성진 기자= “배구 안 할 거야? 할 거면 여기서 해라!”

구단주의 애정 어린 격려가 어둠 속을 걷던 권순찬 감독을 깨웠다. 그리고 그 격려는 12연패라는 최악의 부진을 보인 KB손해보험이 다시 일어서는 원동력이 됐다.

KB손해보험이 13경기 만에 감격의 승리를 거뒀다. 3일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OK저축은행과의 V-리그 남자부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0으로 완승했다. 개막전 승리 후 12경기 연속 패배를 한 KB손해보험은 13경기 만에 시즌 2번째 승리를 거뒀다.

KB손해보험은 경기가 승리로 막을 내리자 너나 할 것 없이 얼싸안으며 기쁨을 만끽했다. 경기 내내 “할 수 있다. KB”를 외친 홈팬들도 바라던 승리를 보자 기쁨의 환호를 내질렀다.

누구보다 기쁨에 겨운 이는 권순찬 감독이었다. 권순찬 감독은 11연패를 한 지난 11월 26일 한국전력전 이후 사직서를 쓰며 구단에 사퇴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구단에서는 사직을 만류했다. 권순찬 감독이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양종희 구단주의 믿음이 컸다.

권순찬 감독은 “사장님(구단주)이 배구 안 할 것이냐고 말씀하셔서 할 것이라고 했다. 장사할 것 아니면 여기서 하지 왜 여기서 안 할 것이냐고 하셨다”면서 “사직서를 쓰면서 나만 생각했다고 떠올렸다. 패배자 느낌도 들었다”고 양종희 구단주가 자신의 잘못된 생각을 바뀌게 했다고 전했다.

프로스포츠에서 부진에서 벗어나기 위해 가장 먼저 택하는 것은 감독 경질이다. 선수단에 충격을 줘 긴장감을 고취하는 충격 요법이다. 권순찬 감독이 사직을 생각한 것도 이 효과 때문이었다. 하지만 양종희 구단주는 기회와 믿음을 함께 줬다. 권순찬 감독이 충분히 이겨낼 것이라고 본 것이다.

양종희 구단주의 판단은 결과적으로 옳았다. 권순찬 감독이 사퇴 의사를 밝힌 뒤, KB손해보험은 한 번 더 패했지만, 경기력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그것이 반전의 계기가 됐고 OK저축은행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는 흐름으로 이어졌다.

양종희 구단주의 한 마디가 권순찬 감독을 깨웠다. 권순찬 감독은 “지금 생각하면 그런 생각을 해 선수들에게 미안했다”며 KB손해보험의 달라질 모습을 약속했다.

사진=한국배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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