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된 키움 타선 연결고리' 러셀 - 박동원이 잇는다
입력 : 2020.07.17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고척] 김동윤 기자=키움 히어로즈는 NC 다이노스와의 주중 3연전에서 위닝 시리즈를 달성했지만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1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NC와의 경기에서 키움은 1 대 9로 패했다. 이번 시리즈를 통해 키움은 두 외국인 선발 투수에 대한 의존도를 확인할 수 있었고, 서건창 - 김하성 - 이정후 - 박병호로 이어지는 국가대표급 타선과 최근 좋은 모습을 보이는 하위타선을 이을 연결고리의 부재도 느꼈다.

특히 앞선 2경기에서 5점, 7점으로 다득점을 기록했던 타선이 경기 초반 드류 루친스키를 흔들지 못한 것이 뼈아팠다. 2회 초 문성현이 2실점을 하긴 했지만 키움에도 바로 기회가 찾아왔다. 5, 6번으로 출장한 허정협과 이지영이 각각 땅볼과 삼진으로 물러난 뒤 전병우와 김혜성이 연속 안타를 기록하고, 박준태가 볼넷을 골라내면서 2사 만루 상황이 만들어진 것.

이후 서건창의 강습 타구가 1루수 강진성의 호수비에 걸리는 불운이 있긴 했지만 경기를 접전으로 끌고 갈 수 있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더했다. 위기를 잘 넘긴 루친스키는 타선의 지원 속에 곧 안정을 찾았고, 7회까지 무실점 투구를 이어갔다.

최근 키움의 경기는 국내 선발들의 부진 속에 외국인 투수들과 타선이 팀을 이끌어가고 있다. 8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는 6점 차를 뒤집었고, 15일 NC전에서는 7회 5점을 집중시키며 승리를 따냈다. 하지만 선수들의 한 방이 터지지 않을 때면 타선의 흐름이 끊기는 모습을 보였고, 경기도 어렵게 흘러갔다.

시즌 초부터 키움 손혁 감독의 고민은 국가대표 타선과 하위 타선을 이어줄 5번 타자의 부재였다. 최근 그 역할을 포수 박동원이 1홈런 포함 5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하는 등 잘 해내고 있었지만 부상이 아쉽게 됐다.

손혁 감독 역시 박동원의 최근 타격감을 아쉬워하면서 "최소 이번주는 힘들 것으로 보여 1군에서 말소했다"고 얘기했다. 이어 "내가 아는 (박)동원이는 아파도 참고 하는 스타일인데 스스로 안 좋다고 먼저 얘기했다"면서 불가피함을 드러냈다.

아직 박동원 외에 5번 타순에서 믿음직한 모습을 보이는 선수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7월 말부터 합류하게 될 새 외국인 타자 에디슨 러셀(26)의 존재는 키움에 큰 도움이 될 예정이다.

메이저리그 통산 615경기에 출전해 60홈런 253타점, 타율 0.242, OPS 0.704의 성적을 거둔 러셀은 메이저리그에선 주로 7번과 9번 타자로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5번 타순에서도 통산 15개의 홈런을 때리며 나쁘지 않았다. 특히 주전 유격수로 우승을 이끌었던 2016년에는 5번 타자로 11홈런, OPS 0.765를 기록하며 팀의 윤활유 같은 역할을 톡톡히 했다. 박동원의 타격 부담을 덜고, 최근 아쉬운 수비를 몇 차례 보인 김하성의 부담 역시 덜 수 있다는 점에서 러셀의 합류는 반갑다.

위닝 멘탈리티 면에서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키움은 두 차례 한국시리즈 진출에는 성공했지만 우승까진 경험하지 못했다. 반면, 러셀은 중압감이 컸던 시카고 컵스의 108년 만의 우승을 경험했다. 8일 입국 후 현재 양평에서 자가격리 중인 러셀은 취재진과의 화상 인터뷰에서 2016년 월드시리즈를 우승했던 컵스 시절의 경험을 꺼내놓았다.

러셀은 "2016년은 모두가 포기하지 않고 하나로 나아갔던 시즌이었다. 정규 시즌에는 좋을 때도 나쁠 때도 분명 있다. 하지만 팀 분위기가 많이 다운됐을 때 서로를 일으켜줄 환경이 잘 조성돼 있었다"면서 우승팀에는 특별한 무언가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손혁 감독은 "자가 격리 후 퓨처스 리그 경기에 최소 한두 경기는 내보내 몸 상태를 확인할 것"이라면서 러셀의 빠른 합류를 예고했다. 7월 말에는 서건창 - 김하성 - 이정후 - 박병호 - 러셀 - 박동원으로 이어지는 강력한 타선을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키움 히어로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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