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억원 쓴 보람이 있다! '1.1이닝 KKK 퍼펙트 삭제→SV 단독 1위' 특급 마무리로 진화한 김원중
입력 : 2025.04.25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SPORTALKOREA] 오상진 기자= 롯데 자이언츠 마무리 투수 김원중(32)이 4년 계약 첫해부터 'FA 효자'가 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김원중은 24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경기에 팀의 5번째 투수로 등판해 1⅓이닝 3탈삼진 무실점 퍼펙트 투구로 롯데의 5-3 승리를 지켰다. 시즌 8번째 세이브를 수확한 김원중은 박영현(KT 위즈, 7세이브)를 따돌리고 해당 부문 리그 단독 1위로 뛰어올랐다.

김원중운 롯데가 4-3으로 아슬아슬한 리드를 이어가던 8회 초 2사 1, 2루 위기에서 4개의 아웃카운트를 처리하기 위해 마운드에 올랐다. 앞서 등판한 정철원은 한화의 중심타자 노시환과 채은성을 뜬공과 땅볼로 처리한 뒤 이진영과 임종찬에게 연속 볼넷을 내주며 흔들렸다.

2명의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등판한 김원중은 침착했다. 한화의 베테랑 이재원을 상대로 초구 포크볼로 투수 정면 땅볼을 유도해 직접 타구를 잡아 1루에 던져 실점 없이 이닝을 정리했다. 위기를 넘긴 롯데는 8회 말 정보근의 좌익수 뜬공 때 한화 좌익수 이진영의 송구 실책을 틈타 3루 주자 한태양이 득점을 올려 5-3으로 달아났다.


2점 차의 여유를 안고 9회 마운드에 오른 김원중의 투구는 거침이 없었다. 대타로 나선 이도윤을 상대로 패스트볼과 포크볼 조합으로 1-2 유리한 카운트를 선점한 뒤 4구째 150km/h 바깥쪽 패스트볼로 헛스윙 삼진을 잡았다.

황영묵의 타석에서 대타로 나선 하주석을 상대로도 김원중의 공격적인 피칭이 이어졌다. 파울과 헛스윙을 유도해 볼카운트 0-2을 만든 뒤 3구째 137km/h 낙차 큰 포크볼로 다시 한 번 헛스윙을 끌어내 탈삼진을 추가했다.

김원중은 마지막 타자 에스테반 플로리얼을 상대로도 1-2 유리한 카운트를 만들고 5구째 높은 코스의 포크볼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 경기를 마무리했다. KKK. 완벽한 투구였다.


광주동성고를 졸업하고 2012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5순위로 롯데에 입단한 김원중은 2015년 1군에 데뷔해 롯데 원클럽맨으로 11년째 활약 중이다. 2019년까지 선발투수로 뛰며 잠재력을 완전히 꽃피우지 못했던 김원중은 2020년부터 마무리를 맡으면서 전환점을 맞았다. 58경기 5승 4패 25세이브 평균자책점 3.94를 기록하며 두각을 드러낸 그는 이후 5년 연속(2020~2024) 두 자릿수 세이브를 기록하며 꾸준함을 검증 받았다. 롯데 투수로는 역대 최초 100세이브를 달성했고, 구단의 세이브 기록을 매 시즌 새롭게 경신하고 있는 프랜차이즈 스타로 발돋움했다.


FA를 앞둔 지난 시즌은 다소 흔들렸다. 56경기 3승 6패 25세이브 평균자책점 3.55로 기록만 봤을 때는 무난해 보였으나 세부 지표를 보면 마무리 투수로서 아쉬운 부분이 많았다. 전반기 성적은 30경기 3패 16세이브 평균자책점 2.41로 준수했으나 후반기 26경기 3승 3패 9세이브 평균자책점 4.85로 시즌이 진행될수록 성적이 나빠졌다. 세이브 성공률도 최근 4시즌 중 가장 낮은 78.1%에 머무르며 불안감을 노출했다.


2024년 시즌 종료 후 11월 10일 김원중은 트레이드 마크였던 장발을 자르고 나타나 FA 계약 소식을 알렸다. 4년 총액 54억 원(보장 금액 44억 원+인센티브 10억 원)의 조건으로 롯데에 잔류한 그는 “롯데라는 구단 외에 선수 생활을 이어 간다는 것을 생각해 본적이 없다”라며 “성적과 미래 가치를 인정 해주신 구단을 위해 초심으로 돌아가 책임감을 가지고 팀의 성장에 기여하는 선수가 되겠다. 변함 없이 응원을 보내준 팬 분들께도 감사함을 전하고 싶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올 시즌 초반 김원중은 리그에서 가장 안정감 있는 마무리 투수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첫 등판이었던 3월 25일 SSG 랜더스전서 1이닝 1피홈런 1실점으로 블론세이브를 기록하긴 했지만, 이후 10경기 연속 '자책점 0'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승계 주자 실점도 아직 없으며, 이닝당 출루 허용률(WHIP)은 데뷔 후 가장 낮은 1.11을 기록 중이다. 12⅔이닝서 무려 17개의 탈삼진을 기록, 9이닝당 탈삼진(K/9)도 12.08개에 이를 정도로 위력적인 구위를 뽐내고 있다. 뒷문을 든든히 지키는 마무리 김원중의 활약 덕분에 롯데도 시즌 초반 부진을 딛고 공동 3위(14승 1무 12패 승률 0.538)로 순항하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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