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 김동윤 기자='메이저리그 최고의 선수' 마이크 트라웃(29)이 매년 자신을 향해 쏟아지는 포스트시즌 관련 질문에 한숨을 내쉬었다.
트라웃은 2011년 데뷔 후 만 28세가 되기도 전에 신인왕, MVP 3회, 실버슬러거 8회 등을 수상하면서 현역 최고를 넘어 역대 최고를 향해 달려 나가고 있는 선수다.
그러나 이런 트라웃에게도 아쉬운 점은 최고의 기량을 가졌음에도 월드시리즈 우승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었다. 트라웃의 소속팀 LA 에인절스는 지난 10년간 아메리칸리그 서부 지구 1위를 차지했던 2014년을 제외하고는 포스트시즌 진출 경험이 없다. 그 때문에 트라웃의 포스트시즌도 7년 전 캔자스시티 로열스와의 디비전 시리즈 3차전에서 멈춰져 있는 상황이다.
23일(한국 시간) 미국 매체 'LA 타임스'는 "이제 트라웃은 왜 에인절스는 이기지 못하는지 묻는 상투적인 질문을 조용히 시키고 싶어 한다"며 트라웃의 인터뷰를 실었다.
스프링캠프 첫 훈련 후 트라웃은 또 한 번 취재진에게 같은 질문을 받았고, 트라웃은 "매년 듣는 소리네요"라며 담담하게 답변을 시작했다. 트라웃은 ""그 질문을 바꿀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우리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것뿐"이라고 말하면서 "이제는 사람들이 내게 '이 선수, 저 선수 추가하면 이기는 데 도움이 될까?'라는 질문을 듣는 데 지쳤다"며 솔직한 심정을 토로했다.
이어진 인터뷰에서 조 매든 에인절스 감독도 트라웃의 인터뷰에 공감을 나타냈다. 매든 감독은 "트라웃 같은 세기의 재능이 월드시리즈에 나가지 못하는 것은 거의 카톨릭에서의 대죄와 같다"고 말하면서 "어니 뱅크스도 월드시리즈에 나가지 못했다. 트라웃에게는 뱅크스와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매든 감독이 예시로 든 뱅크스는 컵스에서만 19년을 뛰며 MVP 2회를 수상하고 명예의 전당에도 입성한 전설적인 선수다. 그러나 뛰어난 기량에도 월드시리즈 무대는 한 차례도 밟지 못했다.
트라웃은 오랜 기간 성적을 내지 못한 에인절스를 떠날 기회가 있었지만, 2019년 에인절스와 12년 4억 2,650만 달러의 초대형 계약을 맺고 잔류하는 것을 선택했다. 당시 트라웃은 "아르테 모레노 구단주와 빌리 에플러 전 단장의 장기적인 계획과 팀을 개선하기 위한 행보를 믿고 남는 것을 선택했다"고 잔류 이유를 밝힌 바 있다.
에플러는 해고되고 페리 미나시안으로 단장이 교체됐지만 변하는 것은 없었다. 미나시안 단장 영입 전에 모레노 구단주는 트라웃과 상의했고, 미나시안 단장도 트라웃과 영입 계획을 공유했다. 트라웃은 "밝은 미래는 분명 미나시안 단장에게 있다. 난 미나시안 단장의 행보가 마음에 든다"고 지지 의사를 나타냈다.
한편, 트라웃의 궁극적인 목표는 월드시리즈 우승이지만, 개인적인 올해 목표는 아직 수상하지 못한 골드글러브였다. 대부분의 상을 수상한 트라웃이지만 아직 골드글러브 수상 경험은 없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수비 지표 중 하나인 DRS(Defensive Run Saved)에서 규정 이닝을 채운 중견수 중 꼴찌(15명 중 15위)를 기록하면서 체면을 구겼다.
이에 트라웃은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방역지침을 준수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바람에 수비에 도움되는 훈련을 소홀히 할 수밖에 없었다"고 고백했다.
그러나 트라웃이 코로나 19 방역지침을 지나치게 신경쓴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지난해 8월 트라웃은 첫 아이를 얻었고, 그 때문에 옵트 아웃도 고려할 정도로 방역에 민감했다.
아버지가 된 트라웃은 "아들은 내 삶을 확실히 바꿔 놓았다"고 기쁨을 숨기지 않으면서 "아이의 탄생이 어쩌면 우리의 운을 바꿀지도 모른다"고 달라질 미래를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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