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츠 트레이드 당사자' 버듀고, 주전으로 올라섰음에도 웃지 못한 이유
입력 : 2021.02.26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김동윤 기자=보스턴 레드삭스의 주전 외야수 알렉스 버듀고(24)가 1번 타자 역할에 어려움을 나타냈다.

26일(한국 시간) 미국 매체 '매스라이브닷컴'은 "보스턴의 외야수 버듀고가 지난해 수행한 1번 타자 역할을 롤러코스터라고 표현했다"며 속사정을 소개했다.

2014년 드래프트 2라운드로 다저스에 지명된 버듀고는 2017년 데뷔해 3년간 다저스에서 뛰었지만, 두터운 선수층에 밀려 많은 기회를 잡지 못했다. 그러다 지난 오프시즌 무키 베츠의 대가로 보스턴으로 트레이드됐고, 펜웨이파크의 외야 한 자리를 꿰찼다.

데뷔 4년 차에 주전 선수로 도약한 버듀고는 53경기 6홈런 15타점, 타율 0.308 출루율 0.367 장타율 0.478 OPS 0.844로 준수한 활약을 펼쳤고, 특히 1번 타자로서의 역할이 빛났다.

다저스 시절 158경기 동안 1번 타자 역할은 단 한 번 맡아본 버듀고지만, 론 로니키 전 감독 체제하에서는 앤드류 베닌텐디와 함께 1번 타자로 중용 받았다. 8월 중순 베닌텐디의 부상 이후로는 붙박이 1번 타자로 출장했고, 타율 0.304로 성적도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여기에는 남모를 고충이 있었다. 애당초 1번보다는 2번을 선호했던 버듀고는 "내가 잘하고 있을 때 5타석씩 들어서면 그건 재밌다. 반대로 못하고 있거나 스윙이 제대로 안 될 때 5타석이나 얻게 되면 정말 힘들다고 느끼게 된다"면서 1번 타자 역할을 롤러코스터에 비유했다.

1번 타자의 어려운 점으로 경기의 첫 타석에서 어떤 식으로 해나갈지 결정해야 하는 부분을 꼽았다. 버듀고는 "1번 타자로 나갈 때면 마음속이 복잡했다. 초구에 스윙할지, 많은 공을 지켜볼지, 적극적으로 나서 분위기를 가져올지 등 여러 선택지 속에 놓여 있는 나를 발견하곤 했다"고 솔직한 심정을 털어놓았다.

버듀고의 마음은 타석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공격적으로 나설 때는 나쁜 공에도 방망이가 나갔고, 소극적으로 나설 때는 공이 스트라이크 존 중앙으로 떨어지는 것을 지켜만 볼 때도 많았다.

극복을 위한 방법은 1번 타자가 아니라고 자기 암시를 거는 것뿐이었다. 하지만 1번 타자로 계속 나서게 되면서 조급해졌고, 실제 과정보다는 결과만 바라보게 됐다.

그럼에도 버듀고의 1번 타자로서의 성적은 타율 0.290으로 베닌텐디의 타율 0.119보다 높았다. 베닌텐디마저 캔자스시티 로열스로 떠난 상황에서 버듀고만큼 믿을 만한 1번 타자는 없었다. 매체는 1번 타자 후보로 버듀고를 가장 우선으로 꼽으면서 키케 에르난데스를 차선책으로 바라봤다.

2년 만에 보스턴으로 복귀한 알렉스 코라 감독은 "지난해 버듀고의 활약을 인상적으로 봤다. 초반에는 고전했지만, 이후 잘 해냈다"면서 쉬는 와중에도 버듀고를 지켜봤다고 얘기했다.

하지만 버듀고 본인이 1번 타자 역할에 부담을 느끼는 만큼 이번 스프링캠프 동안 다양한 아이디어를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할 뜻을 밝혔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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