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홈런-9도루 달성한 '만 37세 투수' 그레인키, 10-10 달성할 수 있을까
입력 : 2021.03.02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김동윤 기자=선수 생활 황혼기를 맞이한 잭 그레인키(37, 휴스턴 애스트로스)지만, 그의 독특한 개성과 야구를 향한 열정은 사라지지 않은 듯하다.

2002년 드래프트 1라운드 6번으로 캔자스시티 로열스에 지명된 그레인키는 2021년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에 참여한 6명의 2002년 드래프티 중 하나다.

통산 500경기에 나서 208승 126패 1세이브, 2,939이닝 2,689탈삼진, 평균자책점 3.37을 기록했고, 사이영상 1회(2009년), 골드글러브 6회, 실버슬러거 2회 등 뛰어난 수상 실적도 보유했다. 역대 17번째 3,000이닝 - 3,000탈삼진 기록 달성이 유력한 그레인키는 은퇴 후 명예의 전당 입성도 높게 점쳐진다.

뛰어난 성적 못지않게 그레인키가 화제가 되는 부분은 자신의 뚜렷한 주관을 거침없이 표현하는 괴짜스러움과 실버슬러거 2회에서 보이듯 투수답지 않은 타격 실력이다.

2일(한국 시간) 있었던 취재진과의 화상 인터뷰에서도 그레인키의 이러한 면모가 유감없이 발휘됐다. 어떤 마일스톤 기록에 가장 많이 신경을 쓰고 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레인키는 "내가 유일하게 관심 갖는 기록은 10홈런-10도루"라고 투수답지 않은 답변을 내놓았다.

투수지만 그레인키는 통산 258경기 동안 598타석에 나서 9홈런 34타점 9도루를 기록할 정도로 타격 센스가 좋고, 타격 자체를 즐기는 선수로 유명하다. 그레인키의 통산 타율 0.225도 대체로 메이저리그 전체 투수의 타율이 1할대라는 것을 생각하면 뛰어난 편임을 알 수 있다.

그레인키는 투수로서의 기록보다 타자로서의 기록에 더 많은 관심을 보였다

하지만 2019년 투수 타석이 있는 내셔널리그의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서 투수 타석이 없는 아메리칸리그의 휴스턴으로 트레이드되면서 그레인키의 낙이 사라졌다.

휴스턴에서의 두 시즌 동안 그레인키가 타석에 들어섰던 것은 2019년 9월 3일(현지 시간) 밀워키 브루어스전 단 한 경기뿐이었다. 이때 두 번째 타석에서 안타를 기록한 그레인키는 10번째 도루를 시도했지만 견제사를 당했다.

그레인키의 마지막 홈런은 2019년 7월 24일(현지 시간) LA 다저스전, 마지막 도루는 2019년 5월 15일 피츠버그 파이리츠전이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만약 그레인키가 어떻게든 인터리그에서 10홈런-10도루를 기록할 수 있다면 1920년 이후 10홈런-10도루 이상을 달성한 두 번째 투수가 될 것"이라고 얘기했다.

현재까지 10홈런-10도루 이상을 달성한 투수는 명예의 전당 입성자이자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전설적인 투수 밥 깁슨뿐이다. 깁슨은 사이영상 2회에 MVP도 한 차례 수상할 만큼 뛰어났지만, 타격에서도 24홈런 13도루를 기록한 다재다능한 선수였다.

10홈런-10도루까지 하나씩을 남겨놓은 그레인키지만, 달성 가능성이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최근 메이저리그는 내셔널리그에도 지명타자 제도를 도입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그레인키의 나이 역시 적지 않다. 그 때문에 올해를 끝으로 FA가 되는 그레인키가 조금이라도 투수 타석 기회가 있는 내셔널리그로 이적 여부도 내년 이적시장의 관심거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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