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 김동윤 기자=최근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야쿠르트 스왈로스로 트레이드된 다구치 카즈토(25)가 "타도 요미우리"를 외쳤다.
3일(이하 한국 시간) 일본 매체 '풀카운트'는 야쿠르트에 합류한 다구치의 화상 인터뷰 소식을 전했다. 이날 트레이드 후 첫 팀 훈련에 참여한 다구치는 "처음에는 전학생이 된 기분이었지만, 야쿠르트 유니폼을 입고 보니 기대보다 괜찮았다"면서 "지금은 꽤 기분이 좋다"면서 즐거운 심정을 표현했다.
지난 3월 1일(이하 한국 시간) 야쿠르트는 다구치를 영입하는 대가로 요미우리에 히로오카 타이시(23)를 내줬다. 두 팀간의 트레이드는 쿠라타 마코토와 아사노 케이지 트레이드 이후 44년 만이라 더욱 화제가 됐다.
히로오카는 다양한 수비 포지션을 소화하면서 장타력이 기대되는 타자 유망주로 내야 자원이 부족한 요미우리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풍부한 선발 경험이 있는 다구치는 지난 몇 년간 부실한 선발 로테이션 때문에 골머리를 앓았던 야쿠르트를 도울 것으로 기대돼 서로의 가려운 곳을 긁어줄 트레이드로 평가받는다.
현 시점에서는 국가대표 경력이 있는 다구치의 활약이 좀 더 기대되는 상황이다. 다구치는 단신(키 171cm)에 구속도 빠르지 않지만(평균 구속 138km/h), 다양한 구종을 효과적으로 활용해 통산 162경기(선발 96경기)에서 36승 37패, 평균자책점 3.49를 기록했다.
좋은 성적을 바탕으로 2017년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과 2019년 WBC 대회에 국가대표로 선발됐고, 모두 우승을 경험했다. 특히 2017년 대회에서는 한국과의 결승전에서 선발 투수로 등판해 7이닝 무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되기도 했다.
한편, 이 트레이드의 이면에는 다구치가 하라 다쓰노리 요미우리 감독의 눈 밖에 났다는 소문도 있었다. 일본 매체 라이브도어에 따르면, 지난 2월 미야자키현에서 열린 요미우리 스프링캠프에서 다구치는 왼손과 오른쪽 허벅지에 통증을 호소했다. 하라 감독은 그런 다구치에게 몸 관리 부분에서 쓴소리를 한 것으로 알려졌고, 그로부터 한 달도 안 돼 다구치의 트레이드가 결정됐다.
그런 소문을 확인시켜주듯 다구치는 올해 목표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친정팀 요미우리에 대한 승부욕을 불태웠다. "지난 몇 년간 만족스러운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고 자신을 돌아본 다구치는 "야쿠르트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해 요미우리의 연승을 저지하고 싶다"고 얘기했다.
목표도 구체적이었다. 다구치는 "지난 몇 년간 두 자릿수 승수에서 멀어져 왔다. 그래서 올해는 10승 이상을 기록하고, 지지 않는 투수가 되고 싶다. 또한, 2점대 방어율을 달성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마음을 굳게 먹었다.
사진=도쿄 야쿠르트 스왈로즈 공식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