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고척] 김동윤 기자=부상에서 돌아와 뒤늦게 시즌 첫 세이브를 기록한 조상우(26)는 경기가 끝날쯤 대선배들을 연달아 마주했다.

키움 히어로즈는 2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경기에서 7, 8회 집중력 있는 모습을 보이며 4-3 역전승을 거뒀다. 자칫 연패의 늪에 빠질 뻔했던 키움은 다행히 2연패에서 악순환의 고리를 끊었다.

1점 차 승부에도 걱정이 없었던 것은 돌아온 마무리 조상우의 존재 덕분이었다. 9회 초 등판한 박성한과 대타 김강민을 범타로 끝낸 조상우는 처음으로 추신수를 상대했다. KBO 리그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구위를 지닌 조상우였으나, 뛰어난 선구안과 빠른 공에 대한 경험이 많은 추신수였기에 첫 맞대결도 결코 쉽지 않았다.

추신수는 2개의 공을 걷어냈고, 3개의 볼을 골라내 풀카운트를 만들었다. 결국은 조상우의 6구째 공을 외야 깊숙한 곳으로 보내는 데 성공했고, 키움으로서는 다행히 그 타구는 좌익수 이용규의 글러브로 들어갔다.

경기 후 만난 조상우는 "유인구에는 아예 반응을 안 하셔서 상대하기 어려웠다"고 추신수의 선구안에 놀라면서 "마지막에도 큰 타구가 나와서 놀랐다. 타이밍이 안 맞았던 것 같은데 '뛰어난 타자는 타이밍이 안 맞아도 그렇게 큰 타구를 날릴 수 있구나' 했다"라며 거듭 감탄했다.

추신수를 만난 데 이어 조상우는 취재진을 통해 또 한 명의 대선배 소식을 접했다. 키움 경기가 끝나기 직전 광주에서 오승환이 KIA 타이거즈를 상대로 KBO 리그 역대 최초로 통산 300세이브(한·미·일 통산 422세이브)를 달성했다.

조상우는 오승환의 대기록에 도전할 KBO 리그 대표 마무리 투수인 만큼 자연스레 오승환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이에 조상우는 "오승환 선배님은 정만 대단한 분이시다. 300세이브를 했다는 것은 구위도 구위지만, 몸 관리가 그만큼 잘돼서 가능한 것이다. 나도 그런 부분은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경의를 표했다.

특히 올 시즌 초반부터 부상을 당해 뒤늦게 시즌을 시작한 조상우에게 오승환의 몸 관리는 남다르게 다가올 터.

조상우는 "다른 선수들보다 시즌을 늦게 시작했는데 팀도 이기고, 나도 세이브해서 기분 좋다"고 말하면서 "연패 중이었지만, 팀 분위기는 크게 나쁘지 않다. 아직 시즌 초반이고, 남은 경기를 최대한 많이 지켜내 앞으로 많이 이기면 된다고 생각한다"며 듬직한 모습을 보였다.

다소 늦었지만 올 시즌 개인적인 목표에 대한 질문에 조상우는 "스프링캠프 시작할 때도 올 시즌 부상 없이 뛰고 싶다고 했었는데 시작부터 다쳤다"라고 머쓱해하면서 "트레이닝 파트에서 정말 많은 도움을 줬다. 덕분에 좀 더 빠르게 복귀할 수 있었다"며 트레이닝 파트에 고마움을 나타냈다.

조상우의 남은 목표는 스프링캠프 시작 때와 달라진 것이 없었다. 부상 없이 시즌을 완주하고, 팀의 승리를 지켜내는 것. 그뿐이었다.

사진=키움 히어로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