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구 속도도, 구속도 TOP' 오타니의 뛰어난 재능, 100년 전 기록 소환했다
입력 : 2021.04.27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김동윤 기자=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는 오타니 쇼헤이(26)의 2021시즌 3번째 등판을 앞두고 100년 전 베이브 루스를 소환했다.

26일(이하 한국 시간) 오타니는 휴스턴 애스트로스를 상대로 시즌 7호 홈런을 쏘아 올리면서 메이저리그 홈런 공동 선두로 떠올랐다. 그리고 27일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 라이프 필드에서 텍사스 레인저스를 상대로 예정대로 마운드에 올랐다.

1921년 6월 14일, 리그 홈런 선두를 달리고 있던 베이브 루스가 디트로이트 타이거즈를 상대로 마운드에 오른 지 100년 만의 일이었다. 그 경기에서 루스는 타자로서 2홈런을 기록했고, 투수로서는 5이닝 4실점(3자책점)을 기록해 승리 투수가 됐다.

한편, 27일 경기 전 기준으로 오타니의 타격 성적은 19경기 7홈런 16타점 3도루, 타율 0.286 출루율 0.321 장타율 0.662 OPS 0.983으로 훌륭했다. 그러나 투수로서의 성적은 2경기 8.2이닝 11볼넷 14탈삼진, 평균자책점 1.04로 제구력에서 큰 문제점을 보였다. 그런 까닭에 야구계 선배들이 매년 오타니의 재능을 아쉬워하며 투·타 겸업을 만류했다.

1회 전후 투수 오타니는 완벽히 달라진 모습이었다

이날도 역시 선배들의 기대와 우려가 괜한 것은 아닌 듯했다.

타자로서 오타니는 기대한 그대로였다. 2번 타자로 나선 오타니는 1회 첫 타석에서 볼넷으로 출루해 득점까지 기록했고, 2회에는 직접 2타점 적시 2루타를 만들어냈다. 3회 삼진으로 물러나 잠시 숨을 고른 오타니는 이날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치른 양현종을 상대로 6회 기습 번트 안타로 출루했고, 후속타 때 또 한 번 득점에 성공했다. 수비 시프트를 뚫기 위한 오타니의 타격 센스와 빠른 발이 돋보인 장면이었다.

반면, 선발 투수로서는 시작이 좋지 않았다. 1회 네이트 로우에게 올 시즌 첫 홈런을 허용한 오타니는 이후에도 볼넷을 내주고, 타자를 맞추는 등 불안한 제구력으로 4점을 내줬다. 지난 시카고 화이트삭스전(4월 5일)에서의 4.2이닝 5볼넷, 텍사스 레인저스전(4월 21일)에서의 4이닝 7사사구(1사구)가 자연스레 떠오르는 제구력이었다.

그러나 2회부터 스플리터와 패스트볼의 제구를 잡아가면서 오타니의 경기력은 달라졌다. 스트라이크존 바깥쪽으로 타자들의 방망이를 유도했고, 텍사스 타자들의 방망이는 헛돌기 시작했다. 그렇게 1회 1사부터 시작된 오타니의 범타 행진은 5회 아이샤 키너-팔레파가 안타를 칠 때까지 13타자 연속으로 이어졌다.

손가락에 작은 물집이 잡혀 보호 차원에서 마운드를 내려왔지만, 2018년 5월 21일 이후 3년 만의 승리 투수가 되는 데는 충분했다. 이날 오타니는 투수로서 5이닝 4실점, 3피안타(1피홈런) 2볼넷 9탈삼진을 기록했다.

경기 후 조 매든 에인절스 감독은 "이번 물집 부상은 아주 경미한 것"이라고 장기 부상 가능성을 일축하면서 "오늘 오타니의 경기를 보고 즐겁지 않은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야구에 흥미를 느끼지 못할 사람"이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세부 기록상으로도 오타니의 재능은 확연히 드러났다. '타자' 오타니는 이날 경기에서 양 팀 통틀어 가장 빠른 타구 속도인 113.8마일(약 183km/h)을 기록했다. '투수' 오타니는 99.3마일(약 160km/h)로 가장 빠른 공을 던진 것은 물론이고, 상대 타자로부터 가장 많은 헛스윙을 유도한 투수였다.

팀 동료 마이크 트라웃은 에인절스 담당 기자의 "오타니가 못하는 것은 뭘까요?"라는 질문에 "난 오타니가 영어를 못 한다고 말하고 싶다. 하지만 그는 그것마저도 완벽히 익혀서 나타날 것 같다"라며 오타니의 다재다능함에 혀를 내둘렀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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