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기자회견] 떠나는 ‘호랑이 척추’ 이호, “홍명보 감독님처럼 되는 게 꿈”
입력 : 2022.10.23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울산] 이현민 기자= 울산현대의 영원한 ‘척추’ 이호가 정든 그라운드를 떠난다.

울산은 지난 21일 “울산의 리빙 레전드 이호가 화려했던 20년 선수 생활을 마무리한다. 친정인 울산의 리그 우승 세리머니가 열리는 문수축구경기장에서 떠난다”며 공식 발표했다.

중앙 미드필더인 이호는 2003년 19세 나이로 울산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첫발을 내디뎠다. 2005년 K리그, 2011년 리그컵, 2012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우승 주역으로 활약했다. 단단한 피지컬과 터프한 플레이의 대명사였던 그는 2011, 2012년 울산 철퇴 축구의 구심점이었다.

태극마크를 달고 두각을 나타냈다. 2000년 U-17 대표팀을 시작으로 연령별 대표팀에 꾸준히 승선했다. 2006년 독일 월드컵,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2007년 아시안컵을 경험했다. 이후 K리그, 러시아, 일본, 아랍에미리트, 태국에서 한국 축구의 명성을 드높였다.

이호는 지난 시즌을 앞두고 플레잉 코치로 울산에 복귀했다. 홍명보 감독은 그의 경험이 울산에 큰 될 거로 판단했다. 이는 적중했다. 지난 시즌에 이어 이번 시즌에도 이호는 그라운드 안팎에서 리더십을 발휘했고, 코칭스태프와 선수단 사이 가교 역할을 하며 울산이 17년 만에 리그 정상을 차지하는데 일조했다.

선수 생활을 하며 울산에서만 총 아홉 시즌을 뛰었다. 161경기에 출전해 5골 8도움의 기록을 남겼고, 4개의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울산의 2005년, 2022년 K리그 우승을 유일하게 경험한 레전드다.

10월 23일, 이호 플레잉코치가 공식 은퇴를 선언했다. 울산은 오후 3시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제주유나이티드와 하나원큐 K리그1 2022 38라운드 최종전을 치른다.

경기 전 은퇴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호는 “사실 2년 전부터, 지난해에 은퇴를 하기로 마음먹고 있었다. 은퇴한다고 하니 덤덤할 거라 생각했다. 막상 그날이 오니 감정적인 변화가 있다. 나는 행운아라 생각한다. 20년 전 시작한 곳에서 이렇게 우승 타이틀로 마침표를 찍을 수 있어 행복하다”고 웃었다.

■ 아래는 이호와 일문일답

- 은퇴를 앞두고 있다.
사실 2년 전부터, 지난해에 은퇴를 하기로 마음먹고 있었다. 은퇴한다고 하니 덤덤할 거라 생각했다. 막상 그날이 오니 감정적인 변화가 있다. 행운아라 생각한다. 20년 전 시작한 곳에서 이렇게 우승 타이틀로 마침표를 찍을 수 있어 행복하다.

- 선수 생활 중 본인에게 가장 의미 있는 세 가지가 있다면?
첫 번째는 프로에 데뷔했던 날이다. 그 다음은 국가대표팀에 뽑혔을 때다. 마지막은 지금 이 순간이다.

- 울산은 본인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오나?
울산은 내가 이곳에서 시작했고, 잠시 떠나 있었을 때도 끈을 놓지 않았다. 내 집 같은 곳이다. 다시 왔을 때 환영해주셨다.

-현역으로 계속 뛰고 싶지 않나? 플레잉코치로 우승을 경험하는데?
뛰고 싶은 마음은 이 시간 이후에도 클 것 같다. 여기에 왔을 때 감독님, 구단이 나에게 요구하는 역할이 있었다. 선수가 아닌 스태프로 우승 과정을 지켜봤다. 이것이 제2의 인생을 시작했을 때 큰 경험이자 재산이 될 것 같다.

- 지금 은퇴가 우승으로 인한 영향이 있는지?
없다면 거짓말이다. 지난해에 은퇴하고 싶었다. 사실 지난해에 이런 말을 할 상황이 아니었다. 이번에는 팀의 결과가 어떻든 마무리 하자는 생각이 있었다. 공교롭게 우승이라는 기쁨을 함께 할 수 있었다. 서두에 말씀드렸듯 운이 좋은 것 같다.

- 향후 계획은?
지금 훌륭한 스승 밑에서 잘 배우고, 앞으로 배울 수 있다. 감독님(홍명보)처럼 되는 게 목표이자 꿈이다. 축구인으로서 살아가지 않을까 생각한다.

- 은퇴를 결심한 후 아내의 메시지가 있었나?
아내는 내가 얼마나 힘들 게 일했는지 알고 있다. 내 의견을 존중해줬다. 아내 덕에 이 자리에 있다. 떨어져 생활하는 와중에 홀로 육아도 하고 있다. 내가 결심을 했을 때 늘 나를 지지해주고 내 편이 되어줬다. 고맙다.

사진=울산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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