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엄석대’ 빗댄 이준석 “왕국 몰락하자 핵심측근 모두 떠나”
입력 : 2023.03.03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윤석열=엄석대’ 빗댄 이준석 “왕국 몰락하자 핵심측근 모두 떠나”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3일 윤석열 대통령을 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의 등장인물인 엄석대로 비유해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이 전 대표는 "결국 엄석대는 몰락했고, 엄석대 측 핵심 관계자들은 모두 그를 버리고 떠났다"며 윤 대통령을 향해 날을 세웠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문열 작가가 1987년 쓴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을 통해 그려낸 시골학급의 모습은 최근의 국민의힘 모습과 닿아있다"며 "엄석대는 나름 민주적인 절차를 통해 선출된 반장이었지만 전학 온 한병태의 눈에는 이상해보였다"고 운을 뗐다.

그는 내부총질을 한다는 당 안팎의 비판을 의식한 듯 "엄석대는 아이들의 물건을 빼앗고 자체적인 규정을 만들어 징벌을 했다"며 "한병태는 엄석대에게 저항하려고 노력했다. 잘못한 건 엄석대인데 아이들은 한병태를 내부총질러로 찍어서 괴롭혔다"고 짚었다.

이 전 대표는 "선생님은 한병태를 불러 잘못을 하고 있다며 내부총질을 하지 말라고 이야기한다"며 "결국 한병태는 포기하고 엄석대의 세력에 편이돼 오히려 힘을 보태는 위치에 가게 된다. 이게 누군가가 이야기하는 당정일체일지 모른다"고 말했다. 친윤 당대표 후보인 김기현 후보가 주장하는 당정일체론을 비판한 것이다.

그는 "나중에 새로운 담임선생님이 오자 엄석대의 시스템에서 누리고 남을 린치하던 애들이 먼저 앞서서 엄석대를 고발한다"며 "지금의 국민의힘에서는 엄석대는 누구고, 엄석대측 핵심관계자는 어떤 사람들이냐"고 따져물었다.

이 전 대표는 그러면서 새로운 담임선생님은 '국민'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국민들이 국민의힘을 의아한 눈으로 쳐다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책에서는 엄석대는 한병태를 제압하고 포섭했다고 생각했지만, 결국 담임선생님이 바뀌고 났을 때 엄석대는 몰락했고, 엄석대측 핵심관계자들은 모두 그를 버리고 떠났다"고 설명했다.

이 전 대표는 "전당대회에서 천하람, 허은아, 김용태, 이기인 네 후보는 한병태와 같은 위치에 서있다"며 "이들이 더 큰 힘을 가지고 국민을 대신해 엄석대가 구축하려는 시스템의 문제를 지적할 수 있게 해달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들이 힘을 얻지 못하면 나중에 결국 총선에서 국민이 담임선생님의 역할을 하며 교정할 수 밖에 없다"며 "초선 의원들이 연판장으로 손에 묻힌 비민주와 비이성의 오명은 지워지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전 대표는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으로 시작된 이 전당대회가 무엇으로 결말이 날지는 모르겠다"며 "실제 이문열 작가가 써내려간 엄석대의 마지막은 엄석대 개인에게 너무 큰 비극이었다. 결말은 다르게 쓰여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당원 여러분의 투표로 이 소설의 결말을 바꿀 수 있다"며 "천하람, 김용태, 허은아, 이기인 이 네 사람이 나약한 한병태가 되지 않도록 모두 투표에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한편 이 전 대표는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 '소설 속 엄석대가 윤석열 대통령을 비유한 것이냐'는 질문에 "저는 책 이야기만 했다"며 "만약 언론인들이 윤 대통령을 연상했다고 보도하시면 그게 국민의 시각을 대변한 언론의 시각이라고 믿고 싶다"고 부인하지 않았다.

그는 그러면서 '정치적으로 공격받을게 걱정되지 않느냐'는 질문에 "공격 한두번 받아보느냐"며 "맨날 공격하신다"고 밝혔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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