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 오상진 기자= 국가대표 투수들의 맞대결에서 공포증을 먼저 극복한 것은 한화 이글스 문동주(21)였다.
한화는 28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홈 경기서 12-3 대승을 거뒀다. 3연승을 달린 한화는 8위(22승 1무 29패 승률 0.431)를 유지했고, 롯데는 다시 10위(20승 2무 29패 승률 0.408)로 떨어졌다.
이날 경기는 '대전 왕자' 문동주와 '안경 에이스' 박세웅의 토종 선발 맞대결로 많은 관심을 모았다. 두 투수는 서로 상대 팀에게 '공포증'에 가까운 상대 전적을 기록해 더욱 눈길을 끌었다.
박세웅은 이날 경기 전까지 통산 한화전 16경기(선발 15경기) 1승 8패 평균자책점 7.97, 대전구장 성적은 승리 없이 7패 평균자책점 8.10으로 매우 약했다.
문동주 역시 통산 6경기 3패 평균자책점 6.75로 롯데전에 부진했다. 특히 데뷔 첫해였던 2022년(3경기 1패 평균자책점 1.29)에만 좋은 성적을 기록했고 지난해(2경기 2패 평균자책점 12.15)는 매우 약한 모습을 보였다. 올해도 지난 4월 4일 경기에서 5이닝 10피안타(1피홈런) 3볼넷 3탈삼진 4실점으로 주춤했다.
결과적으로 문동주는 '거인 공포증'을 극복했고, 박세웅은 '독수리 공포증'을 벗어나지 못했다. 문동주는 3회 피안타 4개와 폭투까지 기록하며 3점을 내줬지만, 나머지 이닝에서 위기 관리 능력을 뽐내며 6이닝 8피안타 무사사구 4탈삼진 3실점으로 시즌 3승(2패)째를 수확했다. 문동주의 올 시즌 첫 퀄리티 스타트였다.
데뷔 3년 차를 맞은 문동주는 올 시즌 초반 시련의 시간을 보냈다. 4월까지 6경기서 1승 2패 평균자책점 8.87의 극심한 부진 끝에 2군으로 내려갔다. 약 3주 정도의 재정비 시간을 가진 문동주는 지난 21일 LG 트윈스전에서 5이닝 1피안타 1볼넷 4탈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2승째를 수확하며 반등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이어 2경기 연속 호투로 한화가 기대했던 에이스의 모습을 되찾아가고 있다.
반면 박세웅은 이번에도 공포증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1회와 3회 각각 1점씩을 내준 박세웅은 타선의 지원을 받아 1점의 리드를 안은 상황에서 5회 승리투수 요건에 도전했다. 그러나 한화의 다이너마이트 타선에 무려 8점을 내주며 완전히 무너졌다. 최종 기록은 4⅔이닝 11피안타 1피홈런 3볼넷 1사구 4탈삼진 10실점(9자책) 패전. 박세웅의 한 경기 최다 실점 신기록이었다.
박세웅은 이날 경기 전까지 10경기 5승 3패 평균자책점 3.59로 순항하고 있었다. 특히 5월 4경기서 2승 1패 평균자책점 2.10으로 안정감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직전 등판이었던 지난 22일 KIA 타이거즈전에서는 단 87구로 올 시즌 자신의 최다 이닝인 8이닝을 소화하며 KIA의 강타선을 1점으로 꽁꽁 묶기도 했다.
그러나 5월 상승세를 탔던 박세웅도 징크스를 이기지는 못했다. 나란히 징크스 탈출에 도전했던 국가대표 우완 에이스 문동주와 박세웅의 희비는 극명하게 엇갈렸다.
사진=한화 이글스, 롯데 자이언츠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