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 오상진 기자= 괜히 '슈퍼스타'가 아니다. 이런 각본은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초의 50홈런-50도루 달성을 만화 주인공처럼 해버렸다.

오타니는 20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론디포 파크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마이애미 말린스와 원정경기에 1번-지명타자로 출전해 6타수 6안타 3홈런 10타점 4득점 2도루라는 믿을 수 없는 성적을 기록했다. 오타니의 역대급 퍼포먼스를 앞세운 다저스는 20-4로 대승을 거두고 가을야구 진출을 확정했다.

마치 밀린 숙제를 해결하려는 것처럼 오타니의 방망이는 뜨겁게 타올랐다. 1회 초 첫 타석에서 마이애미 선발 에드워드 카브레라의 5구째 체인지업 실투를 놓치지 않고 받아쳐 오른쪽 담장을 때리는 비거리 396피트(약 120.7m) 짜리 2루타를 터뜨렸다. MLB 30개 구장 중 13개 구장에서 홈런이 될 수 있는 아까운 타구였다.

오타니는 홈런 불발의 아쉬움을 도루로 달랬다. 프레디 프리먼의 볼넷으로 1사 1, 2루가 된 상황에서 윌 스미스의 타석 때 오타니는 과감하게 3루 베이스를 훔치는 데 성공했다. 시즌 50호 도루를 달성하는 순간이었다. 이후 스미스의 희생플라이 때 오타니는 선취 득점까지 기록했다.



2회 초 2사 1, 2루에서 2번째 타석을 맞은 오타니는 우전 적시타로 타점까지 기록했다. 이어 2사 1, 3루서 상대 배터리의 타이밍을 완벽하게 빼앗아 2루 베이스에 걸어 들어가는 시즌 51호 도루까지 기록했다.

3회에도 오타니의 폭주는 이어졌다. 다저스가 5-1로 앞선 3회 초 2사 1, 3루서 바뀐 투수 앤서니 베네치아노와 풀카운트 승부 끝에 6구째 패스트볼을 밀어쳐 좌중간을 가르는 2타점 적시 2루타를 터뜨렸다. 내친김에 3루까지 노렸던 오타니는 마이애미의 중계 플레이에 걸려 태그아웃이 되고 말았다.

초반 3타석에서 폭풍 질주쇼를 펼친 오타니는 6회부터는 화끈한 홈런쇼를 선보였다. 다저스가 7-3으로 앞선 6회 초 1사 2루에서 오타니는 조지 소리아노의 2구째 슬라이더를 당겨쳐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시즌 49호 투런 홈런을 터뜨렸다.



대망의 50-50클럽까지는 홈런 1개만 남겨놓은 오타니는 다음 타석에서 곧바로 숙제를 해결했다. 팀이 12-3으로 크게 앞선 7회 초 2사 3루에서 마이크 바우먼을 상대로 볼카운트 1-2에서 4구째 너클커브가 날아오자, 오타니는 타이밍을 맞춰 강하게 밀어 쳤다. 시속 109.7마일(약 176.5km)로 391피트(약 119.2m)를 날아간 타구는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포로 연결됐다. 마침내 50홈런 고지를 밟는 순간이었다.




고삐가 완전히 풀린 오타니는 9회 마지막 타석에서도 홈런을 터뜨리며 대기록의 탄생을 자축했다. 14-3으로 크게 앞선 9회 초 2사 1, 2루에서 투수로 나선 마이애미 내야수 비달 브루한의 3구를 자비 없이 받아쳐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440피트(약 134.1m) 대형 스리런 홈런으로 51홈런-51도루 균형을 맞췄다.



지난해 팔꿈치 수술을 받아 올 시즌 '이도류'를 내려놓고 타자에만 집중한 오타니는 믿을 수 없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지명타자로 나서며 체력을 비축한 오타니는 종전 한 시즌 최다인 26도루(2021시즌)의 두 배에 가까운 51도루를 기록했다. 홈런도 2021시즌 46홈런을 넘어 데뷔 첫 50홈런까지 돌파, MLB 역사상 전인미답의 50-50클럽 문을 열었다.

아직 시즌 종료까지는 9경기나 남아있어 오타니의 기록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만화 주인공 같은 활약으로 단숨에 51홈런-51도루 고지까지 뛰어오른 오타니가 남은 시즌 어떤 믿을 수 없는 기록을 만들어갈지 야구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MLB 공식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