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 오상진 기자= 리그는 달라졌지만 라이벌 관계는 여전하다. 뉴욕 양키스의 '거포' 애런 저지(32·뉴욕 양키스)가 도망가면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가 쫓아간다. 메이저리그(MLB) 전체 홈런 1위를 향한 두 괴물들의 경쟁이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먼저 도망간 것은 저지다. 그는 23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의 오클랜드 콜리세움에서 열린 2024 MLB 정규시즌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 원정경기에 3번 타자-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2안타 1홈런 1타점 2득점으로 맹활약하며 팀의 7-4 승리를 이끌었다.
저지의 홈런은 3회 2번째 타석에서 나왔다. 양 팀이 2-2로 팽팽하게 맞선 3회 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저지는 오클랜드 선발 조이 에스테스와 풀카운트 접전 끝에 6구째 시속 92.6마일(약 149km) 싱커가 가운데 몰린 것을 놓치지 않고 걷어 올렸다. 시속 110.9마일(약 178.5km)로 407피트(약 124m)를 날아간 타구는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역전 솔로포로 연결됐다. 저지의 시즌 55호 홈런이었다.
같은 날 내셔널리그(NL)에서는 오타니도 홈런포를 가동했다. 오타니는 다저 스타디움에서 열린 콜로라도 로키스와 홈경기서 1번-지명타자로 출전해 5타수 4안타 1홈런 1타점 2득점 2도루로 펄펄 날았다. 다저스는 오타니의 동점포, 무키 베츠의 끝내기 솔로포로 6-5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오타니의 홈런은 가장 극적인 순간 나왔다. 4-5로 뒤진 9회 말 선두타자로 나선 오타니는 세스 할보르센을 상대로 4구째 스플리터를 걷어 올려 타구 속도 시속 114.7마일(약 184.6km), 비거리 432피트(약 131.7m) 대형 솔로 홈런으로 짜릿한 동점포를 터뜨렸다. 시즌 53호 홈런.
앞서 3회와 7회 도루를 2개 추가한 오타니는 53홈런-55도루를 기록, 55-55 클럽의 꿈을 점점 현실로 만들어가고 있다.
오타니는 아메리칸리그(AL)에서 뛰던 시절 저지와 MVP를 두고 경쟁하는 라이벌 관계였다. 2021년과 2023년은 오타니가 투타 겸업으로 MVP를 차지했고, 2022년은 저지가 AL 신기록인 62홈런을 기록하며 MVP를 수상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오타니가 다저스로 이적하면서 직접적인 MVP, 홈런왕 등 타이틀을 놓고 경쟁을 펼칠 일은 없어졌다. 하지만 MLB 전체 홈런 1위를 놓고 시즌 막판 자존심 대결이 치열하다. 개인 통산 2번째 60홈런 시즌을 향해 질주하던 저지는 9월 들어 대포가 침묵해 치고 나가지 못했다. 그사이 오타니가 무서운 기세로 홈런을 몰아쳐 저지의 뒤를 쫓았다.
오타니는 MLB 사상 첫 50-50클럽의 문을 연 지난 20일 마이애미 말린스전에서 3홈런을 몰아치며 51홈런까지 기록을 끌어올렸다. 이어 21일에도 홈런포를 가동해 시즌 52홈런을 기록, 53홈런에 머물러있던 저지를 1개 차로 추격했다.
저지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22일 오클랜드전에서 5경기 만에 홈런을 터뜨리며 54호를 기록하더니, 23일 경기까지 이틀 연속 홈런포를 가동해 55홈런을 먼저 달성했다. NL과 AL의 강력한 MVP 후보로 꼽히고 있는 오타니와 저지는 시즌 막판 자존심을 건 홈런 대결로 팬들의 눈을 즐겁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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