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A 꼴찌에 타이브레이커 역전 스리런 헌납...김광현의 2024시즌 결국 악몽으로 끝났다
입력 : 2024.10.02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오상진 기자= 2024년은 어쩌면 김광현(36·SSG 랜더스)이 가장 기억하고 싶지 않은 한 해가 될지도 모른다. 커리어 로우의 성적을 기록한 것뿐만 아니라 시즌 엔딩마저 최악의 형태로 마주하게 됐다.

SSG는 1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정규시즌 5위 결정전(타이브레이커)에서 KT에 3-4로 역전패했다. 9월 무서운 상승세로 KT를 따라잡은 SSG는 타이브레이커 단판 승부에서 패하며 가을야구 티켓을 얻지 못하고 6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끝장 승부답게 경기는 팽팽했다. SSG 선발 로에니스 엘리아스(6이닝 2피안타 1실점)는 1회 말 멜 로하스 주니어에게 솔로포를 맞아 먼저 실점했지만, 이후 완벽한 투구로 KT 타선을 압도했다.

SSG 타선은 3회 초 최지훈의 2루타에 이어 정준재의 적시타로 동점을 만들었다. 5회 초에는 2사 후 최지훈과 정준재의 연속 안타로 만든 1, 2루 찬스서 최정의 역전 적시타로 2-1 리드를 가져왔다. 전날(9월 30일) 멀티 홈런을 터뜨렸던 최정은 타이브레커 경기에서도 8회 초 솔로포를 터뜨려 분위기를 SSG 쪽으로 가져왔다.



승리까지 6개의 아웃카운트가 남은 상황. 7회를 깔끔하게 정리했던 노경은이 8회 말 선두타자 심우준에게 안타를 내주자 SSG는 투수를 교체했다. 무사 1루에서 마운드에 올라온 선수는 불과 3일 전 선발로 등판해 97구를 던졌던 김광현이었다.

왼손 타자 김민혁과 상대전적에서 10타수 무안타로 매우 강했던 로하스를 상대하기 위해 김광현이 등판하자 KT는 대타 오재일 카드를 꺼내들었다. 김광현은 오재일에게 우전 안타를 내줘 무사 1, 3루 위기를 맞았다.

로하스를 상대로 2구 연속 패스트볼이 스트라이크존을 빗나가자, 김광현은 3구째 체인지업을 선택했다. 그러나 로하스가 실투성 공을 놓치지 않고 받아쳤고, 타구는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역전 스리런 홈런이 됐다.



주자가 모두 사라진 뒤 김광현은 장성우와 강백호를 땅볼, 문상철을 삼진으로 돌려세웠지만, 이미 스코어는 3-4로 뒤집힌 후였다. SSG는 9회 초 마지막 공격에서 박성한이 삼진으로 물러난 뒤 오태곤이 안타로 희망의 불씨를 살렸다. 정현승의 타석에 대타로 나선 추신수가 삼진을 당해 2아웃에 몰린 SSG는 오태곤이 도루, 폭투로 3루까지 진루해 마지막 득점 기회를 만들었다. 하지만 최지훈이 KT 마무리 박영현을 이겨내지 못하고 헛스윙 삼진을 당해 그대로 경기는 종료됐다.



2007년 데뷔해 프로 18년 차를 맞은 김광현은 올해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31경기에 등판해 12승을 거뒀지만, 10패 평균자책점 4.93으로 '김광현'이라는 이름에 어울리지 않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SK 와이번스 시절인 2013년(10승 9패)과 2014년(13승 9패) 기록한 9패가 한 시즌 최다 패전 기록이었던 김광현은 첫 두 자릿수 패전과 데뷔 후 가장 높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처음으로 20개가 넘는 홈런을 허용(24개)하기도 했다. 그나마 시즌 막판 3연승으로 5점대 평균자책점의 굴욕을 면한 것이 위안이었다.

2022년 145.4km/h를 기록했던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2023년 144.2km/h, 올해는 143.9km/h로 줄었다. 패스트볼의 위력이 줄어들면서 자연스럽게 변화구도 흔들렸다. 시즌 내내 고전하던 김광현은 9월 마지막 3번의 등판에서 3승 평균자책점 1.10으로 반등의 실마리를 찾은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자신감과 별개로 선발 등판 3일 만의 불펜 등판 일정은 30대 중반의 투수에게 쉽지 않았다. 과거 포스트시즌에서 몇 차례 불펜을 소화한 경험은 있지만, 그때는 150km/h가 넘는 패스트볼로 윽박지르는 것이 가능하던 시절이었다. 타이브레이커 경기에서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45km/h에 머물렀고 그마저도 제구가 원하는 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결국 김광현의 2024시즌은 커리어 로우의 성적을 남기고 타이브레이커 경기에서 역전 스리런포 헌납으로 패전투수가 되는 최악의 그림으로 마무리됐다.




사진=뉴스1,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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