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NC 우승 도왔던 통산 3할 타자...이명기, 한화서 19년 만에 유니폼 벗는다
입력 : 2024.10.02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신희재 기자= 2017년 KIA 타이거즈, 2020년 NC 다이노스의 우승 멤버였던 '통산 3할 타자'가 정든 그라운드를 떠난다. 한화 이글스 이명기(37)가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한화는 2일 은퇴 의사를 밝힌 선수 3명을 포함한 7명의 선수에게 재계약 불가를 통보한 사실을 발표했다. 은퇴 대상자는 최근 은퇴식을 치른 정우람을 비롯해 외야수 김강민과 이명기까지 총 3명이다. 그 외 투수 이승관과 이정훈, 포수 이재용, 외야수 김선동도 팀을 떠났다.

가장 눈길을 끄는 건 김강민이다. 2001년 SK 와이번스(현 SSG)에 2차 2라운드 18순위로 입단한 김강민은 지난해까지 23년 동안 원클럽맨으로 활약해 인천 야구를 대표하는 선수 중 한 명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열린 2차 드래프트 4라운드에서 한화의 지명을 받아 적잖은 충격을 안겼다. 은퇴까지 고민할 만큼 중대한 기로에 섰지만 결국 현역 연장을 결심했다.

김강민은 올 시즌 41경기 타율 0.224(76타수 17안타) 1홈런 7타점 OPS 0.585에 그치며 세월의 흐름을 비껴가지는 못했다. 대신 그라운드 안팎에서 어린 선수들을 이끄는 리더 역할에 충실했다. 통산 5번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한 김강민이 유니폼을 벗으면서 이제 KBO리그 현역선수 중 1982년생은 삼성 라이온즈 오승환만 남게 됐다.


김강민만큼 이명기의 은퇴 소식도 눈길을 끌었다. 2006 KBO리그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8라운드 전체 63순위로 SK에 입단한 이명기는 정교한 타격으로 오랜 시간 1군 무대를 누볐다. 2010년까지는 1군 14경기 출전에 그쳤지만, 2년의 사회복무요원을 마친 뒤 2013년부터 본격적으로 전성기를 맞이했다. 통산 여섯 차례 3할 타율을 기록하는 등 리그 정상급 외야수로 활약했다.

특히 2015년, 2017년, 2020년 각기 다른 팀에서 눈부신 한 해를 보냈다. 2015년에는 SK 소속으로 137경기 타율 0.315(521타수 164안타) 3홈런 35타점을 마크했다. 팀 내 유일하게 3할 타율을 달성하고, 개인 한 시즌 최다 안타를 기록하는 등 리드오프로서 존재감을 발휘했다.


2016년 타율 0.272로 주춤한 이명기는 2017년 4월 4대 4 트레이드로 KIA 유니폼을 입으면서 커리어의 전환점을 맞이했다. 당시 115경기 타율 0.332(464타수 154안타) 9홈런 63타점으로 개인 한 시즌 최다 홈런과 타점 기록을 세웠다. 2017년 팀 타율 0.302로 불방망이를 휘둘렀던 KIA 타선에서 테이블세터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해 KIA가 8년 만에 우승을 차지하는 데 공헌했다.

2019년 7월 이우성과 1대 1 트레이드로 NC 유니폼을 입게 된 이명기는 2020년 136경기 타율 0.306(477타수 146안타) 2홈런 45타점으로 수준급 활약을 펼쳤다. 그해 NC가 창단 후 처음으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면서 이명기도 개인 통산 두 번째 우승 반지를 거머쥐었다.


2022년까지 꾸준히 경기에 출전한 이명기는 2023시즌을 앞두고 시련을 마주했다. 데뷔 후 처음으로 FA 자격을 획득했지만 시장의 외면을 받았다. 은퇴 위기에서 2023년 2월 한화가 사인 앤 트레이드로 구원의 손길을 내밀어 극적으로 현역 생활을 연장했다.

다시 잡은 기회에 의욕을 불태웠지만 이번엔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홈 개막전이었던 4월 7일 SSG 랜더스전서 도루 중 오른쪽 발목이 골절되는 큰 부상을 입었다. 개막 3경기 만에 전력에서 이탈한 이명기는 수술과 재활로 6개월의 공백기를 가진 뒤 10월 1일 1군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14경기 타율 0.175(40타수 7안타) 5타점으로 시즌을 마감했다.

올 시즌 이명기는 주전 경쟁에서 완전히 밀렸다. 5월 4경기에서 7타수 무안타 3삼진에 그치며 장점인 타격 능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결국 5월 15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뒤 더 이상 돌아오지 못했다. 이명기는 퓨처스에서 46경기에 출전해 재기를 노렸으나 타율 0.244(135타수 33안타) 7타점으로 부침을 겪었다. 이명기의 1군 통산 성적은 1,037경기 타율 0.305(3,624타수 1,104안타) 28홈런 327타점이다.


사진=OSEN

오늘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