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승 12패+두산전 약세 쿠에바스·벤자민' 데이터 뒤집은 KT, 역사상 최초 WC 업셋 마법 부렸다
입력 : 2024.10.03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오상진 기자= 정규시즌 데이터는 그야말로 '숫자'에 불과했다. KT 위즈가 마법 같은 야구로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사상 최초의 업셋을 만들어내며 준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다.

KT는 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에서 두산 베어스를 1-0으로 꺾었다. 전날(2일) 1차전 4-0 승리에 이어 2차전까지 승리한 KT는 2015년 와일드카드 제도가 도입된 이후 처음으로 5위가 4위를 꺾는 '업셋' 시리즈를 만들었다.

1차전서 윌리엄 쿠에바스(6이닝 4피안타 무사사구 9탈삼진 무실점)의 역투로 손쉽게 승리한 KT는 2차전 역시 탄탄한 마운드의 힘을 앞세워 두산 타선을 무력화시켰다. 선발로 나선 웨스 벤자민이 7이닝 동안 단 88구 만을 던지며 3피안타 무사사구 6탈삼진 무실점으로 완벽한 투구를 펼쳤다. 8회 고영표(1이닝 1탈삼진), 9회 박영현(1이닝 1탈삼진)으로 이어지는 불펜도 두산에 한 치의 틈도 허용하지 않았다.

KT 타선은 두산 선발 최승용(4⅔이닝 3피안타 무사사구 2탈삼진 무실점)의 호투에 막혀 고전했다. 최승용이 내려간 뒤 두산은 불펜 총력전에 나섰지만, KT 타선은 6회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6회 초 선두타자로 나선 멜 로하스 주니어가 이병헌을 상대로 2루타를 터뜨려 득점권 찬스를 만들었다.

장성우의 우익수 뜬공 때 로하스가 3루까지 진루해 1사 3루 밥상이 차려졌다. 4번 타자 강백호는 1-2 불리한 카운트에서 4구째 패스트볼이 바깥쪽 낮은 코스로 날아온 것을 가볍게 밀어 쳐 두산의 전진 수비를 뚫는 좌전 적시타로 0의 균형을 깼다. 이 점수는 이날 양 팀에서 나온 유일한 점수가 됐다.



이번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는 유독 정규시즌 데이터를 뒤집는 결과가 많이 나왔다. 양 팀의 2024시즌 맞대결 성적은 KT가 4승 12패로 압도적인 열세였다. 두산의 1차전 선발로 나선 '15승 투수' 곽빈은 올해 정규시즌에서 KT를 상대로 6경기 5승 무패 평균자책점 1.51(35⅔이닝 7실점 6자책)1로 '마법사 킬러'에 가까운 면모를 보여줬다.

반면 KT의 1차전 선발 쿠에바스는 3경기 1승 2패 평균자책점 5.79(14이닝 10실점 9자책)로 매우 좋지 않았다. 지난해 12승 무패로 100% 승률왕에 올랐던 쿠에바스는 올 시즌 최다 패 공동 1위(7승 12패 평균자책점 4.10)로 부진했고, 특히 9월 4경기서 1승 1패 평균자책점 7.16(16⅓이닝 14실점 13자책)으로 페이스가 좋지 않았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과는 정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쿠에바스는 6이닝 무실점 완벽투로 '빅게임 피처'의 본능을 뽐냈고, 곽빈은 1회에만 4실점 빅이닝을 허용하는 등 1이닝 5피안타 2볼넷 4실점으로 완전히 무너졌다.




2차전 선발 벤자민은 정규시즌 두산전 3경기 1패 평균자책점 8.18(11이닝 10실점)로 쿠에바스보다 더 '곰 공포증'이 심했다. 그 역시 9월 5경기서 1승 1패 평균자책점 8.34(22⅔이닝 24실점 21자책)로 최근 페이스가 매우 좋지 않았다. 하지만 쿠에바스가 그랬던 것처럼 정규시즌 데이터를 모두 뒤집고 두산 타선을 완벽하게 압도했다.



KT는 올 시즌 3월 10위로 시작해 한 계단씩 차근차근 순위를 끌어올린 결과 2년 연속 믿을 수 없는 상승세로 가을야구 진출에 성공했다. 상대 전적 열세, 두산전 공포증, 9월 부진 등 불리한 데이터를 모두 뒤집은 KT는 와일드카드 결정전 '0% 업셋 확률'마저 깨버리는 마법을 부리고 가을 드라마를 이어가게 됐다.




사진=뉴스1, 뉴시스,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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