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A 0.33' 벼랑 끝 승부에서 강해지는 쿠에바스, 'LG전 ERA 9.00' 약세 극복하고 '원 모어' 외칠 수 있을까
입력 : 2024.10.09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오상진 기자= 더는 물러날 곳이 없다. 벼랑 끝에 몰린 KT 위즈를 구하기 위해 '빅게임 피처' 윌리엄 쿠에바스(34)가 무거운 짐을 어깨에 짊어지고 나선다.

쿠에바스는 9일 오후 2시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리는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준PO) 4차전 선발투수로 나선다. LG는 1차전 선발로 나섰던 디트릭 엔스로 맞불을 놓는다.

KT는 8일 홈에서 열린 준PO 3차전에 'LG 킬러' 웨스 벤자민(5이닝 6피안타 2피홈런 2볼넷 4탈삼진 5실점 4자책)을 투입해 승리를 노렸으나 5-6으로 패하며 탈락 위기에 몰렸다.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쿠에바스는 팀을 구해야 하는 부담스러운 상황에 선발 중책을 맡았다. 불안 요소는 쿠에바스의 LG 상대 전적이다. 그는 정규시즌 통산 LG전 9경기서 승리 없이 4패 평균자책점 9.00(43이닝 43자책)으로 'LG 공포증'에 가까운 극심한 부진을 겪었다.

반대로 기대해 볼 수 있는 부분은 쿠에바스의 '빅게임 피처' 본능이다. 그는 팀이 패할 경우 떨어지게 되는 엘리미네이션 게임서 통산 4경기에 선발로 등판해 4승 평균자책점 0.33(27이닝 1실점)으로 극강의 면모를 뽐냈다.



'강심장'의 역사가 시작된 것은 2020년 플레이오프였다. 당시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먼저 2패를 당하며 탈락 위기에 몰린 KT의 3차전 선발로 나선 쿠에바스는 8이닝 3피안타(1피홈런) 무사사구 2탈삼진 1실점 역투로 팀의 5-2 승리를 이끌었다.

2021년에는 패하면 정규시즌 우승을 놓치게 되는 1위 결정전(타이브레이커) 선발로 등판해 7이닝 1피안타 8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로 KT의 1-0 승리를 이끌며 '빅게임 피처' 이미지를 팬들에게 각인시켰다. 당시 쿠에바스는 108구를 던진 뒤 겨우 이틀 휴식 후 나선 경기에서 99구 역투로 '쿠동원(쿠에바스+최동원)'이라는 별명까지 붙었다.



2023년 플레이오프에서도 쿠에바스는 '엘리미네이션 게임 강자'의 면모를 뽐냈다. NC 다이노스를 상대로 1차전에서 3이닝 7실점(4자책)으로 무너지며 패전을 떠안았던 그는 3일 휴식 후 4차전 선발로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1승 2패로 탈락 위기에 몰렸던 KT는 쿠에바스의 6이닝 1피안타 무사사구 3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반격(11-2 승)에 성공했고, 2패 뒤 3연승을 거두며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했다.

올해 역시 가을이 되자 쿠에바스의 '강심장' 본능이 살아났다. 지난 2일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선발로 나선 쿠에바스는 4위 두산을 상대로 6이닝 4피안타 9탈삼진 무실점의 완벽투를 펼치며 팀의 4-0 승리에 공헌했다. 정규시즌 부진(7승 12패 평균자책점 4.10), 두산전 약세(3경기 1승 2패 평균자책점 5.79)도 그의 '빅게임 피처' 본능을 막을 수는 없었다. 경기를 마친 뒤 쿠에바스는 손가락 하나를 펼치며 '원 모어(One more)'라고 말하는 모습이 중계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 이후 KT는 와일드카드 2차전서 벤자민의 역투를 앞세워 두산을 꺾고 준PO 진출에 성공했다.



준PO 3차전 패배로 '100% 확률'을 빼앗긴 KT는 또 한 번 마법에 도전한다. 이미 KT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KBO리그 역사상 최초의 '업셋'이라는 역사를 만든 경험이 있다. 팀이 벼랑 끝에 몰린 순간 기대 이상의 활약으로 승리를 안겨줬던 '강심장' 쿠에바스가 또 한 번의 호투로 '엘리미네이션 게임 강자'임을 증명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사진=OSEN, 뉴스1, KBS2·티빙 중계 화면 캡처, KT 위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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