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3루수 후보로 이름 올렸지만 내년부턴'...ML 출신 19년 차 붙박이 3루수의 새로운 도전
입력 : 2024.12.12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김유민 기자= 올해 골든글러브 후보 명단엔 3루수로 이름을 올렸지만, 내년엔 어떤 포지션으로 후보에 오를지 미지수다. KT 위즈 황재균(37)이 데뷔 후 꾸준히 지켜오던 3루 자리를 내주고 다른 포지션 경쟁에 나서야 할 처지에 놓였다.

지난달 8일 KT는 'FA 내야수 허경민(34)을 4년 총액 40억 원으로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허경민은 통산 1,548경기에 출전해 타율 0.293 1,483안타 636타점 765득점을 기록한 베테랑 3루수다. 3번의 한국시리즈 우승과 2018년 3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경력도 있다. 올해 성적 115경기 타율 0.309 7홈런 61타점으로 생산력 있는 모습을 보여줬으며 수비 실력은 여전히 리그에서 안정적인 축에 속한다.




허경민의 합류로 기존 KT의 주전 3루수였던 황재균은 다른 포지션을 찾아 나서게 됐다.

2006년 현대 유니콘스에 입단해 프로 19년 차 시즌을 보낸 황재균은 커리어의 대부분을 3루에서 보냈다. 처음엔 유격수로 1군 무대를 밟았지만, 동갑내기 강정호에게 자리를 내주고 3루수로 이동한 뒤 본격적으로 전성기를 맞았다. 롯데 자이언츠 시절 2년 연속 20홈런 이상(2015년 26개, 2016년 27개)을 기록한 황재균은 2017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계약을 맺고 미국 무대 진출에도 성공했다. 빅리그에서는 18경기 출전에 그쳤지만, 데뷔 첫 안타를 홈런으로 기록하는 인상적인 장면도 남겼다.

2018시즌을 앞두고 4년 총액 88억 원의 FA 계약을 맺고 KT에 합류한 황재균은 이적 첫 해 142경기에 출장하여 타율 0.296 25홈런 88타점 14도루로 맹활약했다. 2020년에는 134경기 타율 0.312 21홈런 97타점을 기록하며 데뷔 15년 만에 첫 골든글러브 수상의 영광도 안았다.



하지만 2020년까지 꾸준히 활약하던 그도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2021년 홈런이 10개로 반토막 나더니 2022년에는 홈런 개수는 그대로인 채 타율 0.262로 부진에 빠졌다. 2023년 타율은 0.295까지 회복했지만, 홈런은 6개까지 줄어들었다. 시즌 도중 발가락 부상까지 겹쳐 3루수 선발 출장이 107경기에 그친 황재균은 팀 내 입지가 더욱 좁아졌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강정호 스쿨'에 다녀오며 반등을 노렸던 그는 홈런은 두 자릿수(13개)로 회복했지만, 타율이 0.260까지 떨어지며 이적 후 최저 타율 기록을 경신했고 출루율도 0.309로 3할을 겨우 넘겼다. OPS는 KT 합류 이후 처음으로 0.7을 넘기지 못했다(0.692).




내년 황재균이 경쟁할 가장 유력한 포지션은 1루수다. 과거 유격수 경험도 있는 그지만 내년 38세가 되는 나이를 생각하면 1루가 아닌 다른 내야 포지션을 소화하기엔 무리가 있다. 타격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도 수비 부담이 적은 1루가 제격이다.

하지만 황재균은 1루에서도 두 선수와 주전 경쟁을 펼쳐야 한다. 이번 시즌 KT의 1루를 책임진 문상철은 타율이 0.256으로 높지 않았으나 데뷔 첫 두 자릿수 홈런(17홈런)을 때려내며 장타력을 만개했다. 트레이드로 합류한 오재일도 무려 10시즌 동안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하고 있는 좌타 거포 베테랑이다. 수비력은 리그 1루수 중에서도 상위권에 속한다.

2021시즌 종료 후 4년 60억 원의 두 번째 FA 계약을 맺고 KT에 잔류한 황재균은 내년이 계약 마지막 시즌이다. 다가올 시즌 결과에 따라 은퇴 혹은 현역 연장의 기로에 놓일 수도 있다. 황재균이 정든 3루를 떠나 새롭게 정착한 포지션에서 선수 생활 최대 위기를 딛고 반등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사진=OSEN, KT 위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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