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탈코리아] 김유민 기자= 역대 42번의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38명의 홈런왕이 황금장갑을 차지했다. 그만큼 리그의 '홈런왕' 타이틀의 상징성은 크다.
KBO리그 포지션별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만이 영광을 안게 되는 '2024 신한 SOL뱅크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오늘 13일 오후 5시 10분부터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개최된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달 27일 골든글러브 후보를 최종 확정했다. 올해 골든글러브 후보는 총 81명이며, 1루수 포지션에서는 LG 트윈스 오스틴, 두산 베어스 양석환, 롯데 자이언츠 나승엽, NC 다이노스 데이비슨, 키움 히어로즈 최주환 등 5명이 후보로 최종 선정됐다.

올해 1루수 골든글러브는 이미 '타점왕' 오스틴와 '홈런왕' 데이비슨의 양강구도로 굳어졌다.
지난 시즌부터 LG 유니폼을 입은 오스틴은 139경기 타율 0.313 23홈런 95타점 OPS 0.893의 인상적인 활약으로 2023 1루수 골든글러브를 차지했다. KBO 데뷔 2년 차인 올해는 140경기에 출전해 타율 0.319(527타수 168안타) 32홈런(리그 6위) 132타점(리그 1위) 99득점(리그 4위) 12도루 OPS 0.957(리그 6위)로 한층 더 뜨거운 타격감을 뽐내며 LG 선수 최초 30홈런-100타점을 달성했다. 타점왕 타이틀을 차지한 오스틴은 올해 2년 연속 골든글러브 수상에 도전한다.

올 시즌 처음 KBO 무대를 밟은 데이비슨은 압도적인 파워를 자랑하며 리그 유일 40홈런 고지를 밟았다. 올해 131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6(504타수 154안타) 46홈런(리그 1위) 119타점(리그 2위) 90득점(리그 12위) OPS 1.003(리그 3위)으로 1년 차부터 뜨거운 타격감을 뽐낸 그는 2016시즌 에릭 테임즈(40홈런) 이후 8년 만에 NC 소속 홈런왕 타이틀을 차지했다. 홈런 부문 리그 2위였던 KIA 타이거즈 김도영(38개)보다도 무려 8개나 많은 홈런을 때려냈다.

물론 뚜껑을 열어 봐야겠지만, 지금까지 골든글러브 시상에서 '홈런왕' 타이틀이 가졌던 파급력을 생각하면 데이비슨의 수상 가능성에 더 힘이 실리는 것이 사실이다.
2000년대 들어 24번의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홈런왕 타이틀을 차지하고도 황금장갑을 끼지 못한 선수는 단 두 명뿐이다. 2004시즌 홈런왕(34홈런)을 차지한 박경완(SK 와이번스)은 그해 안타왕(165안타) 홍성흔에게 포수 골든글러브 자릴 양보했다. 2015시즌 53홈런을 때려내며 리그 최초 4년 연속 홈런왕에 오른 박병호(넥센 히어로즈)는 당해 타격 4관왕(타율, 득점, 출루율, 장타율)과 정규시즌 MVP를 차지한 에릭 테임즈(NC 다이노스)에게 1루수 황금장갑을 내줬다.
리그 역사 전체로 확대해 봐도 1982시즌 김봉연(해태 타이거즈), 1998시즌 타이론 우즈(OB 베어스)를 제외한 역대 모든 홈런왕이 골든글러브를 차지했다. 홈런왕을 차지하고도 골든글러브를 받지 못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인 것이다.
오스틴은 지난 12일 자신의 SNS를 통해 이번 골든글러브 시상식에 참석한다는 소식을 간접적으로 알렸다. 그가 '홈런왕=골든글러브'라는 공식을 깨고 2연속 골든글러브를 수상할지, 혹은 홈런왕 데이비슨이 무난하게 황금장갑을 끼게 될지 팬들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사진=OSEN,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