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탈코리아] 오상진 기자= '1조 원의 사나이' 후안 소토(26·뉴욕 메츠)는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를 넘어 세계에서 가장 비싼 프로스포츠 선수가 됐다. 하지만 아직 오타니만큼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야구의 아이콘'이 되려면 갈 길이 멀어 보인다.
미국 데이터 분석 업체 '코디파이 베이스볼'은 15일(이하 한국시간) 공식 SNS를 통해 "향후 10년간 여러분이 응원하는 팀에 어떤 선수가 있으면 좋겠는가?"라며 소토와 오타니를 선택지로 놓고 흥미로운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1만 7천여 명이 투표에 참여한 결과 오타니는 무려 90.9%의 득표율을 기록, 소토(9.1%)의 10배에 가까운 지지를 얻으며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
이러한 투표가 진행된 것은 최근 소토가 메츠와 초대형 계약을 맺으면서 오타니를 밀어내고 프로스포츠 역사상 '가장 비싼 선수'가 됐기 때문이다. 메츠 구단은 지난 12일 소토와 15년 7억 6,500만 달러(약 1조 987억 원)의 천문학적인 규모의 계약을 공식 발표했다. 소토의 계약은 1년 전 오타니 쇼헤이가 LA 다저스와 맺은 10년 7억 달러(약 1조 53억 원)를 뛰어넘는 사상 최대 규모의 계약이다. 오타니는 지급 유예(디퍼)가 포함된 반면, 소토는 전부 계약기간 내에 받아 실질적인 연평균 금액에서도 큰 차이가 난다.

소토의 역대급 계약에는 사이닝 보너스 7,500만 달러(약 1,077억 원)와 2029년 이후 옵트아웃을 행사할 수 있는 권리도 포함되어 있다. 만약 메츠가 소토의 옵트아웃을 막으려면 마지막 10년 동안 연평균 금액을 5,100만 달러(약 732억 원)에서 5,500만 달러(약 790억 원)로 인상해야 한다. 이렇게 될 경우 계약 총규모는 4,000만 달러(약 574억 원)가 늘어 총계약 규모는 15년 최대 8억 500만 달러(약 1조 1,561억 원)까지 증가할 수 있다.
이러한 초대형 계약이 가능했던 것은 아직 만 26세(1998년생)에 불과한 젊은 나이와 꾸준한 타격 생산능력, 그리고 무엇보다도 치열한 영입 경쟁이 펼쳐졌기 때문이다. 2018년 워싱턴 내셔널스에서 빅리그에 데뷔한 소토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뉴욕 양키스에서 뛰며 7시즌 통산 936경기 타율 0.285 201홈런 592타점 57도루 OPS 0.953의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 꾸준히 리그 정상급 타격 능력을 보여준 소토를 영입하기 위해 양키스, 보스턴 레드삭스, 메츠 등 자금력을 갖춘 구단들이 뛰어들면서 몸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았고, 결국 메츠가 최종 승자가 됐다.

소토의 역대 최고 몸값 기록을 갈아치우자, 상대적으로 오타니가 '가성비'라는 의견도 나왔다. 타격 능력은 뛰어나지만, 코너 외야수에 수비와 주루가 뛰어나지 않은 소토보다 투타 겸업이 가능하고 도루 능력까지 갖춘 오타니가 훨씬 더 가치 있다는 목소리도 높아졌다. 소토는 아직까지 단 한 차례도 MVP 수상 경력이 '0회'에 머물고 있는 반면, 오타니는 만장일치 MVP 수상만 3회에 빛나며 타격 성적(860경기 타율 0.282 225홈런 567타점 145도루 OPS 0.945)만 놓고 봐도 소토와 비슷한데 투수까지 가능하다는 점에서 훨씬 가치있다는 주장이다.
'코디파이 베이스볼'이 진행한 설문조사의 댓글에도 비슷한 반응이 눈에 띄었다. 한 야구팬은 '오타니는 역대 최고의 야구선수다. 소토는 현재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이지만, 오타니와 소토 사이에는 소토보다 뛰어난 선수가 5~6명 정도 있다'라며 두 선수의 레벨이 꽤 많은 차이가 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팬은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를 원하는가, 아니면 수비나 주루를 못 하는 위대한 타자를 원하는가?'라며 소토의 수비와 주루 능력이 오타니에 떨어지는 점을 언급했다. 이외에도 '소토는 세대를 대표하는 선수라고 할 수 없다. 그는 약간 과대평가 됐다', '오타니는 구단에 유리한 계약을 제안하고 막대한 일본 스폰서 수익을 가져다주지만, 소토는 지금 당장 돈부터 원한다', '오타니와 비교는 소토가 아닌 저지와 해야 한다' 등의 의견이 나왔다.

소토를 선택한 팬들은 오타니(1994년생)에 비해 4살 어린 '젊음'을 장점으로 꼽았다. 한 팬은 '소토가 더 젊고 튼튼하다. 오타니는 팔꿈치 수술 2번에 어깨 수술까지 받았다'라며 오타니의 내구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또 다른 팬은 '어려운 질문이다. 오타니가 풀시즌을 투수로 뛸 것 같지는 않다. 투타 겸업을 하면서 건강을 유지할 수는 없다. 그가 타자만 한다면 그 계약(10년 7억 달러)은 터무니없다'라고 주장했다. 그 밖에도 소토를 선택한 이들은 '소토가 훨씬 어리다', '5년이라면 오타니지만, 10년이라면 소토를 선택하겠다'라고 밝혔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코디파이 베이스볼 SNS, MLB 공식 SNS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