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글러브는 원래 인기투표? '역대 5번째' 홈런왕 1루수가 황금장갑을 끼지 못한 이유
입력 : 2024.12.16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김유민 기자= 리그 홈런왕이 골든글러브를 수상하지 못한 5번째 사례가 만들어졌다.

지난 1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LG 트윈스 오스틴 딘이 1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KBO의 골든글러브 최종 후보 발표 이후, 1루수 부문은 일찌감치 '타점왕' 오스틴 딘과 '홈런왕' 맷 데이비슨의 2파전 구도로 좁혀졌다. 두 선수 모두 누가 황금장갑을 받아도 이상하지 않을 만한 성적을 거뒀다.




지난해 이미 한 차례 1루수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바 있는 오스틴은 올해 140경기에 출전해 타율 0.319(527타수 168안타) 32홈런(리그 6위) 132타점(리그 1위) 99득점(리그 4위) 12도루 OPS 0.957(리그 6위)로 한층 더 뜨거워진 타격감을 선보였다. LG 선수 최초 30홈런-100타점을 달성하며 팀 최고의 외국인 타자 반열에 올랐다.

올 시즌 처음 KBO 무대를 밟은 데이비슨은 리그 유일 40홈런 고지를 밟았다. 올해 131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6(504타수 154안타) 46홈런(리그 1위) 119타점(리그 2위) 90득점(리그 12위) OPS 1.003(리그 3위)으로 1년 차부터 뜨거운 타격감을 뽐내며 2016시즌 에릭 테임즈(40홈런) 이후 8년 만에 NC 소속 홈런왕 타이틀을 차지했다.




결과 발표 전까지만 해도 골든글러브의 향방은 데이비슨 쪽으로 무게가 쏠렸다. KBO리그 역대 42번의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38명의 홈런왕이 황금장갑을 차지할 정도로 리그 '홈런왕' 타이틀은 큰 상징성을 가졌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리그 역사에서 홈런왕이 골든글러브를 수상하지 못한 경우는 올해를 제외하고 단 4차례뿐이었다. 1982시즌 김봉연(해태 타이거즈), 1998시즌 타이론 우즈(OB 베어스), 2004시즌 박경완(SK 와이번스), 2015시즌 박병호(넥센 히어로즈)가 리그에서 가장 많은 홈런을 때려내고도 황금장갑을 끼지 못했다. 지금까지의 사례를 봤을 때 비슷한 성적이라면 홈런을 많이 때려낸 타자에게 골든글러브가 돌아가는 것이 통상적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데이비슨이 골든글러브를 수상하지 못한 것이 대단히 이례적인 일은 아니다. '2024 KBO리그 규정 제14조 골든글러브상'에 따르면 KBO리그의 골든글러브는 '각 연도의 수비, 공격, 인기도를 종합한 수상자를 투표인단이 선정'한다. 성적만이 절대적인 기준이 아니라는 뜻이다. 스타성, 팀 순위 등 성적 외적인 요소가 투표 결과에 반영되는 것은 규정상 아무런 문제가 없다.

반면 표차가 생각보다 크게 벌어진 것에 대해서는 의문의 목소리도 있다. 오스틴은 유효표 288표 중 193표(득표율 67%)를 얻었고, 데이비슨은 83표(득표율 28.8%)를 얻었다. 당초 비등비등한 경쟁이 될 것이라는 예측과는 다르게 무려 110표, 득표율은 38.2%나 차이 났다. 인기도가 선정 기준 중 하나인 건 맞지만, 그렇다고 해서 골든글러브 시상이 인기투표로 변질돼선 안 된다는 지적이다.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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