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RTALKOREA] 오상진 기자= 김혜성(26·LA 다저스)이 베이스에 살아 나가면 오타니 쇼헤이(31·LA 다저스)가 불러들이는 그림이 완성될까. 포스팅 마감을 앞두고 다저스와 계약 소식을 알린 김혜성이 어쩌면 데뷔 첫해부터 주전 자리를 꿰찰 수 있을지 모른다.
미국 매체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의 팻 라가조는 6일 (이하 한국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뉴욕 양키스가 다저스의 개빈 럭스에 대한 트레이드에 관심을 표명했다"라고 전했다.
라가조는 "소식통에 따르면 양키스는 몇 주 전 럭스에게 관심을 드러냈고, 시애틀 매리너스가 이 내야수(럭스) 영입에 더 공격적으로 나섰다"라며 양키스뿐만 아니라 시애틀도 럭스 트레이드를 노리고 있다고 밝혔다.
양키스는 이번 오프시즌 주전 2루수였던 글레이버 토레스가 FA로 풀려 내야에 공백이 생겼다. 라가조는 "양키스는 후안 소토를 뉴욕 메츠에 빼앗긴 뒤 전력 보강에 성공했으나 공격적인 측면에서는 아직 해야 할 일이 남았다"라며 "월드시리즈에서 맞붙은 양키스와 다저스가 트레이드 파트너로 만나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 하지만 양키스와 다저스는 최근 몇 년 동안 서로 트레이드를 한 적이 있다. 최근 다저스가 내야수 김혜성과 3년 2,200만 달러의 계약을 맺은 뒤 럭스도 트레이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라고 언급했다.
KBO리그 통산 8시즌 953경기 타율 0.304(3,433타수 1,043안타) 37홈런 386타점 591득점 211도루의 준수한 기록을 남긴 김혜성은 2024시즌을 마치고 메이저리그 진출에 나섰다. 지난해 12월 5일 포스팅이 공시된 김혜성은 마감일인 지난 4일 다저스와 계약을 맺는 데 성공했다. 계약 규모는 3+2년 최대 2,200만 달러(약 324억 원)이며 3년 1,250만 달러(약 184억 원) 보장 계약이다. 김혜성은 다저스 외에도 LA 에인절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시애틀 매리너스, 시카고 컵스 등과도 협상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혜성은 2024시즌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다저스의 초호화 선수단 속에서 치열한 경쟁을 뚫고 한 자리를 차지해야 한다.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벌써 2루수 럭스의 트레이드 가능성이 수면 위로 올라오며 주전 경쟁에 청신호가 들어오고 있다.
2016년 메이저리스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20순위로 큰 기대를 받으며 다저스에 입단한 럭스는 2019년 빅리그 무대를 밟았다. 하지만 지난해까지 통산 412경기 타율 0.252 28홈런 155타점 OPS 0.709로 기대에 비해 잠재력을 터뜨리지는 못했다.
'SI'의 라가조는 "처음에는 럭스가 다저스의 차기 주전 유격수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하지만 수비적인 면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해 2루수로서도 OAA(Outs Above Average, 평균 대비 아웃 기여) -2로 플러스 수비수가 되지 못했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양키스가 내야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내부 자원을 선택할 수도 있지만, 럭스와 같은 새로운 얼굴을 데려오는 것이 합리적이다. 시애틀 또한 내야수가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럭스에 완벽한 착륙지로 보인다"라며 양키스와 시애틀이 적합한 구단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메이저리그 사무국에서 운영하는 중계 전문 채널 'MLB 네트워크'는 지난 4일 공식 SNS를 통해 2025시즌 다저스의 예상 주전 라인업을 공개했다. 오타니(지명타자)-무키 베츠(유격수)-프레디 프리먼(1루수)-테오스카 에르난데스(우익수)-맥스 먼시(3루수)-윌 스미스(포수)-토미 에드먼(중견수)-마이클 콘포토(좌익수)로 구성된 라인업에 마지막 9번 타자-2루수 자리는 럭스와 함께 김혜성도 이름을 올렸다.
만약 럭스가 양키스나 시애틀로 트레이드된다면 김혜성의 주전 경쟁에는 파란불이 들어온다. 김혜성이 메이저리그 진출 첫해부터 다저스의 주전 자리를 꿰차는 데 성공한다면, 하위 타선에서 김혜성이 찬스를 만들고 오타니, 베츠, 프리먼이 그를 홈으로 불러들이는 그림을 볼 수 있다.
사진= OSEN, 뉴시스, 게티이미지코리아, LA 다저스 및 MLB 네트워크 공식 SNS, MLB.com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