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RTALKOREA] 김유민 기자= 무려 4수 끝에 '고향팀' KIA 타이거즈와 FA 계약을 체결한 서건창(36)이 다음 시즌 팀에서 중책을 맡게 될 전망이다.

KIA는 9일 "내야수 서건창과 FA 계약을 체결했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계약 기간은 1+1년에 계약금 1억 원, 연봉 2억 4,000만 원, 옵션 1억 6,000만 원 등 총액 5억 원에 FA 계약을 맺었다. 2026년도 계약은 2025년 옵션을 충족하면 자동으로 연장된다.



지난 2024시즌을 앞두고 KIA에 합류한 서건창은 지난 부진을 딛고 부활했다. 주로 1, 2루수 백업으로 출전하며 94경기 타율 0.310(203타수 63안타) 1홈런 26타점 OPS 0.820을 기록했다. 정규 시즌 활약을 바탕으로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포함되며 팀 통합 우승에 이바지하기도 했다.

시즌 종료 후 FA 시장에 나온 서건창은 예상외의 찬바람을 맞았다. 보상선수 부담이 없는 C등급임에도 선뜻 영입하려는 구단이 나타나지 않았다. 올해 36세로 적지 않은 나이에다 포지션도 제한적인 것이 원인으로 꼽혔다. 타격에서도 정교함은 되찾았으나 장타력과 기동력이 예전 같지 않았다.




결국 원소속팀 KIA의 손을 다시 잡았다. 구단은 “지난 시즌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등록돼 통합 우승에 기여했고, 현장에서 올 시즌에도 폭넓게 활용할 뜻을 내비쳐 FA 계약을 체결했다”며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계약 기간 동안 젊은 선수들을 잘 이끌어 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계약 규모를 조율하는 데 있어서 협상 기간이 다소 길어졌지만, 적지 않은 계약 총액이 말하듯 서건창은 다음 시즌 팀에서 꽤 중요한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주전은 아니다. 서건창의 주 포지션인 2루엔 김선빈이 건재하고 1루엔 새로운 외국인 타자 패트릭 위즈덤이 합류한다. 변우혁, 이우성 등 위즈덤의 뒤를 받칠 백업 자원도 있다.





하지만 위즈덤, 변우혁, 이우성은 우타자다. 그 외 KIA의 내야를 구성하고 있는 김도영, 박찬호, 김선빈도 모두 우타자다. 그나마 2루수 백업 홍종표가 좌타자이긴 하지만, 2024시즌 타율 0.295 홈런 없이 11타점 5도루로 서건창에 비해 특출난 활약은 펼치지 못했다. 지난해 타율 0.310 26홈런 97타점으로 커리어하이 활약을 펼친 외국인 좌타자 소크라테스 브리토가 이탈한 KIA 타선에서 상대에게 위압감을 줄 만한 좌타자는 최형우와 나성범 정도다.

단순 정규시즌 순위 경쟁을 넘어 2년 연속 통합우승을 바라보는 KIA에겐 전력 보강이 필수적이었다. 지난해 상위권을 차지한 삼성 라이온즈, LG 트윈스는 이미 FA 시장에서 거액을 들여 전력을 보강했다. 포스트시즌 단기전까지 염두에 둬야 하는 KIA는 좌타자 옵션 하나조차 간과할 수 없던 것이다.

긴 선수 생활 끝에 마침내 FA 계약을 따낸 서건창이 팀의 2년 연속 통합우승의 주축 멤버로 활약해 자신을 향한 KIA의 기대가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사진=OSEN, 게티이미지코리아, KIA 타이거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