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RTALKOREA] 오상진 기자= KBO리그에서 뛰었던 외국인 투수들이 도미니카 윈터리그에서 선발 맞대결을 펼쳤다. 한화 이글스와 넥센(현 키움) 히어로즈에서 활약했던 에스밀 로저스(40)와 삼성 라이온즈에서 뛰었던 리살베르토 보니야(35)가 그 주인공이다.
에스트레야스 오리엔탈레스 소속인 로저스는 13일(한국시간) 도미니카 공화국 산 페드로 데 마코리스의 테텔로 바르가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도미니카 윈터리그 포스트시즌 티그레스 델 리세이와 경기에 선발투수로 등판했다.
이날 티그레스의 선발로 나선 투수는 공교롭게도 'KBO리그 동문' 보니야였다. 로저스는 넥센, 보니야는 삼성 소속으로 2018년 한국 무대에서 뛰었다. 2020년에는 대만 프로야구(CPBL)서 로저스는 중신 브라더스, 보니야는 퉁이 라이온즈 유니폼을 입으며 인연이 이어졌다.
1985년생인 로저스는 2009년 콜로라도 로키스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클리블랜드 인디언스(현 가디언스), 토론토 블루제이스, 뉴욕 양키스에서 빅리그 통산 19승 22패 평균자책점 5.59를 기록한 로저스는 2015년 후반기 한화 유니폼을 입고 한국 무대를 밟았다.
짧은 기간 보여준 임팩트로는 역대 최고였다. 쉐인 유먼의 대체 선수로 2015년 8월 한화에 합류한 로저스는 8월 6일 LG 트윈스를 상대로 데뷔전서 9이닝 동안 116구를 던지며 3피안타 7탈삼진 무사사구 1실점 완투승을 거뒀다. 외국인 투수가 데뷔전을 완투승으로 기록한 것은 최초였다.
로저스는 2번째 등판이었던 8월 11일 KT 위즈전서 9이닝 108구 3피안타 7탈삼진 무실점 완봉승으로 2경기 연속 괴력을 뽐냈다. 10경기서 완투 4회, 완봉 3회를 기록하는 등 6승 2패 평균자책점 2.97의 빼어난 성적을 거둔 로저스의 활약은 아직까지도 한화 팬들의 뇌리에 강렬하게 남아있다.
2015년 후반기 신드롬급 활약은 다음 시즌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당시 역대 외인 최고액인 총액 190만 달러에 한화와 재계약을 맺은 로저스는 2016년 2승 3패 평균자책점 4.30의 기록을 남기고 부상으로 방출됐다. 2년 뒤 넥센과 150만 달러의 계약을 맺고 KBO리그로 돌아왔으나 13경기 5승 4패 평균자책점 3.80의 성적을 거두고 또다시 부상 악재로 시즌을 중도하차했다.
1990년생인 보니야는 2014년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2017년 신시내티 레즈서 한 차례 더 빅리그의 맛을 본 그는 삼성과 계약을 맺고 2018년 KBO리그에 진출했다. 157km/h를 던지는 파이어볼러로 기대를 모은 그는 29경기 7승 10패 평균자책점 5.30으로 실망스러운 성적을 남기고 재계약에 실패했다.
로저스와 보니야는 이후 메이저리그 복귀의 꿈을 이루지 못하고 대만, 멕시코, 도미니카 에서 현역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도미니카 윈터리그 포스트시즌 무대서 만난 두 선수의 희비는 엇갈렸다. 개인 성적에서는 1이닝 1피안타 3볼넷 4실점으로 흔들린 보니야에 비해 로저스(4⅔이닝 5피안타 4볼넷 1탈삼진 2실점)가 더 나은 투구 내용을 보여줬다. 하지만 경기 결과는 보니야의 팀인 티그레스가 5-4로 역전승을 거둬 로저스는 웃지 못했다.
사진=OSEN, 뉴스1, 뉴시스 에스트레야스 오리엔탈레스, 티그레스 델 리세이 SNS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