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PORTALKOREA] 오상진 기자= "사사키 로키(24)가 가장 상대하기 어려웠다"
2023년 KBO리그 한화 이글스에서 '0홈런' 굴욕을 겪고 중도 방출됐던 브라이언 오그레디(33)가 최근 LA 다저스와 계약을 맺은 '165km/h 괴물 투수' 사사키를 평가했다. 오그레디는 사사키가 메이저리그에서도 '괴물'의 면모를 뽐낼 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오그레디는 미국, 일본, 한국 야구를 모두 경험한 선수다. 2014 메이저리그 신인 드래프트 8라운드 전체 245순위로 신시내티 레즈의 지명을 받은 그는 2019년 빅리그에 데뷔해 3시즌 통산 62경기 타율 0.184 2홈런 9타점 OPS 0.671을 기록했다.
2022년 일본 프로야구(NPB) 세이부 라이온즈에서 뛴 오그레디는 123경기 타율 0.213 15홈런 46타점 OPS 0.696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거뒀다. 한 방은 있었으나 양대 리그(센트럴리그, 퍼시픽리그)를 통틀어 타율 최하위에 머물 정도로 정확도가 떨어졌다.
세이부와 재계약에 실패한 오그레디는 한화와 90만 달러 계약을 맺고 KBO리그에 도전장을 던졌다. 하지만 한국 무대 역시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오그레디는 22경기서 타율 0.125(80타수 10안타)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기대했던 홈런은 단 1개도 나오지 않았다. 장타도 2루타 3개가 전부였다. 볼넷 5개를 골라내는 동안 삼진은 무려 40개에 달했다.
오그레디는 결국 5월을 넘기지 못하고 방출됐다. 그는 한화와 결별 이후 한 인터뷰를 통해 "너무 못했다. 변명의 여지가 없다"며 부진을 인정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오그레디는 한국을 떠난 뒤 미국 독립리그에서 현역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오그레디는 지난 18일 자신의 SNS를 통해 "나는 야마모토 요시노부(다저스), 센가 코다이(뉴욕 메츠), 그리고 사사키와 몇 차례 맞붙었다. 내 생각에는 사사키가 제일 상대하기 힘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사사키가 강력한 공을 던진다는 것을 분명히 알고는 있었는데 뭔가 영악한 느낌이 들었다. 크고 마른 체구로 스트라이크 존에서 떨어지는 스플리터를 던졌다"고 맞대결을 돌아봤다.
그는 "지바(롯데 구장)에서만 상대해 봤는데 타자 입장에서는 눈으로 공을 파악하기 어려운 곳이었다"라면서도 "그렇지만 메이저리그에서 괴물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사사키의 성공을 장담했다.

실제로 오그레디는 사사키와 6타석을 상대해 5삼진 무안타로 전혀 힘을 쓰지 못했다. 야마모토를 상대로도 타율 0.188(16타수 3안타)에 삼진 7개를 당하며 그리 강한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그대로 장타 1개(2루타)를 기록했던 좋은 기억이 있다.
센가에게도 타율 0.111(9타수 1안타) 6삼진으로 매우 약했지만, 단 1개의 안타가 솔로 홈런이었다. 단지 느낌뿐만 아니라 기록으로 봤을 때도 오그레디에게는 당시 리그 최고의 투수였던 야마모토, 센가보다 1군 데뷔 2년 차로 이제 막 잠재력을 드러내기 시작한 사사키가 가장 어려웠던 상대였다.

오그레디에게 악몽을 선사했던 사사키는 2025시즌부터 일본이 아닌 미국 무대에서 뛴다. NPB 통산 64경기 29승 15패 평균자책점 2.10의 성적을 기록한 사사키는 이번 겨울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의 문을 두드렸다.
25세 미만의 국제 아마추어 FA 신분으로 최저 연봉을 받는 '가성비' 특급 유망주 사사키를 영입하기 위해 수많은 구단이 경쟁을 펼친 끝에 다저스가 웃었다. 이미 블레이크 스넬, 야마모토, 타일러 글래스노, 오타니 쇼헤이로 이어지는 막강 선발진을 갖춘 다저스는 사사키 영입으로 월드시리즈 2연패를 향한 시동을 걸었다.

사진=OSEN, 게티이미지코리아, MLB.com 공식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