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RTALKOREA] 오상진 기자= 한국 야구가 역사상 최고 타자로 평가받는 '추추트레인' 추신수(43)가 2026년 메이저리그(MLB) 명예의 전당 투표 대상에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MLB 네트워크는 22일(이하 한국시간) 공식 SNS에 '2026년 명예의 전당 헌액 투표에 처음으로 입후보할 수 있는 선수들의 명단을 확인하라'는 문구와 함께 13명의 잠재적 후보의 얼굴이 담긴 이미지를 올렸다.
라이언 브론, 에드윈 엔카나시온, 지오 곤잘레스, 알렉스 고든, 콜 해멀스, 맷 켐프, 하위 켄드릭, 닉 마카키스, 대니얼 머피, 헌터 펜스, 릭 포셀로, 닐 워커 등이 후보로 꼽힌 가운데 추신수도 이들과 나란히 언급됐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 역시 '2026년 HOF 투표에서 주목해야 할 7가지 스토리라인'이라는 기사를 통해 추신수를 언급했다.
MLB.com은 '2026년에는 또 누가 투표 후보에 오를까'라며 브론과 고든에 이어 추신수의 이름을 꺼냈다. 매체는 'MLB 역사상 가장 (타격) 생산성이 뛰어났던 한국 출신의 추신수와 엔카나시온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추신수는 MLB 통산 0.377의 출루율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부산고를 졸업하고 곧바로 미국 무대에 도전한 추신수는 눈물 젖은 빵을 먹으며 힘겨운 마이너리그 생활을 버틴 끝에 2005년 시애틀서 빅리그 데뷔의 꿈을 이뤘다. 하지만 우익수 포지션에 '스즈키 이치로'라는 거대한 벽이 있었기 때문에 많은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시애틀에서 2시즌(2005~2006) 동안 14경기 출전에 그친 추신수는 2006년 7월 클리블랜드 인디언스(현 가디언스)로 트레이드되면서 전환점을 맞았다. 그해 남은 시즌 45경기 타율 0.295 3홈런 22타점 5도루 OPS 0.846을 기록하며 잠재력이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2007년 팔꿈치 수술 여파로 6경기 출전에 그친 추신수는 2008년 94경기서 타율 0.309 14홈런 66타점 4도루 OPS 0.946으로 맹활약하며 클리블랜드의 주전 외야수로 도약했다.
2008년에는 156경기 타율 0.300 20홈런 86타점 21도루 OPS 0.883을 기록하며 아시아 출신 야수 최초로 20홈런-20도루를 달성했다. 이어 2009년에도 144경기 타율 0.300 22홈런 90타점 22도루 OPS 0.885로 2시즌 연속 3할 타율과 20-20을 달성하며 아메리칸리그(AL) MVP 투표 14위를 기록하는 등 전성기를 구가했다.
2012년까지 클리블랜드에서 활약한 추신수는 2013년 신시내티 레즈로 팀을 옮겨 154경기 타율 0.285 21홈런 54타점 20도루 OPS 0.885의 빼어난 성적을 거뒀다. 내셔널리그(NL) 1번 타자 최초의 20홈런-100득점(107)-100볼넷(112) 위업을 달성하며 MVP 투표서 12위에 올랐다.
추신수는 이러한 활약을 바탕으로 텍사스 레인저스와 7년 1억 3,000만 달러의 당시 한국인 메이저리거 역대 최고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 2020년까지 텍사스에서 활약한 추신수는 빅리그 통산 1,652경기 타율 0.275(6,087타수 1,671안타) 218홈런 782타점 157도루 OPS 0.824의 기록을 남기고 마지막 불꽃을 태우기 위해 한국으로 돌아왔다.
2021년 SSG 랜더스 유니폼을 입고 KBO리그에 발을 내디딘 추신수는 2022년 '와이어 투 와이어' 통합우승에 기여하는 등 KBO리그서 4시즌(2021~2024)을 뛰며 통산 439경기 타율 0.263(1,505타수 396안타) 54홈런 205타점 266득점 51도루 OPS 0.812의 성적을 남겼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현역 생활을 마감한 추신수는 SSG의 구단주 보좌역 겸 육성총괄로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는 MLB에서 10시즌 이상 뛰고 은퇴한지 5년이 지난 선수들을 대상으로 명예의 전당 투표에 오를 후보를 선정한다. MLB 기준으로 2020년 텍사스 시절이 마지막 시즌이었던 추신수는 5년이 지난 2026년 처음으로 명예의 전당 입회 후보 자격을 얻는다.
만약 명예의 전당 후보에 오른다면 한국인 메이저리거로는 최초의 역사를 쓰게 된다. 빅리그 통산 124승을 거둔 '코리안 특급' 박찬호도 후보 자격을 얻지 못했다.
아시아 출신 메이저리거 중에는 노모 히데오, 마쓰이 히데키, 스즈키 이치로까지 일본 선수만 3명이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이중 노모와 마쓰이는 투표 첫해 5% 미만의 득표율로 자격을 상실했다. 이치로는 올해 처음으로 후보에 등록돼 394명의 투표인단 중 393명의 표를 받아 역대 3위인 99.746%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사진=OSEN, 뉴스1, 뉴시스, 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