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RTALKOREA] 김유민 기자= FA 자격 취득을 앞둔 강백호가 '포수'로 본격적인 시즌 준비에 나섰다. KT 위즈 역시 강백호의 연봉을 대폭 인상하며 다가올 스토브리그에 대비했다.
'예비 FA' 강백호가 이번 2025시즌 연봉 협상에서 대박을 터트렸다. 그는 2024시즌 연봉 2억 9,000만 원에서 4억 1,000만 원 인상된 7억 원에 사인했다. 올해 구단 최고 인상률(141.1%)이자 최고 인상액이었다. 계약과 동시에 KBO리그 역대 8년 차 최고 연봉 기록(2024 김혜성 6억 5,000만 원)도 갈아치웠다.
연봉 액수만큼이나 강백호에겐 매우 중요한 시즌이다. 그간 실패했던 포지션 정착이 가장 큰 숙제다. 지난 7년간 강백호는 어느 한 포지션에도 제대로 정착하지 못했다. 고교 시절 투수와 포수를 겸업했던 그는 프로 데뷔 첫해 좌익수로, 다음 해 우익수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2020, 2021시즌엔 1루수로 출전했고 2022시즌부터는 주로 지명타자로 경기에 나서기 시작했다. 심지어 지난해엔 포수 마스크를 다시 착용하기 시작했다.
타격으로는 이미 자신의 재능을 증명했다. 2018시즌 타율 0.290 29홈런 84타점으로 리그를 폭격하며 신인왕에 오른 그는 2019, 2020시즌에도 꾸준히 중심타선에서 활약을 이어가며 2년 연속 골든글러브를 차지했다. 2022, 2023년엔 부상과 부진으로 기세가 한풀 꺾였지만, 지난해 144경기 타율 0.289 26홈런 96타점 OPS 0.840으로 타격감을 다시 회복했다. 지난해 10월 현재 LA 다저스와 계약을 맺은 김혜성과 함께 MLB 사무국의 신분조회 요청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정해지지 않은 포지션이 그의 발목을 잡는다. 몇 번이나 자리를 옮겨 다닌 강백호는 냉정하게 외야, 1루, 포수 모든 포지션에서 리그 평균 이상의 수비력을 갖췄다고 보기 힘들다. 그렇다고 생애 첫 FA 자격을 행사하는데 지명타자로 시장에 나갈 수도 없는 노릇이다.
강백호도 포지션 고정에 대한 강한 열망을 드러낸 적이 있다. 그는 최근 유튜브 채널 '이대호 [RE:DAEHO]'에 출연해 "저는 1루도 좋고 외야도 좋은데 한 포지션만 고정해 주시면 어느 포지션이든 열심히 뛰겠다. 저도 8년 차니까 하나만 해보고 싶다"며 이강철 KT 감독에게 영상 편지를 남겼다.
강백호와 KT의 결정은 포수였다. 그는 이번 스프링캠프 명단에 포수로 이름을 올렸다. 주전 포수 장성우와 조대현, 강현우, 김민석 등 백업 자원들과 함께 포수로 시즌을 준비할 전망이다. 지난해 스프링캠프에서 외야수로 시즌을 준비하다가 시즌 도중 포수로 '깜짝' 등장한 것과는 다르게 올해는 본격적으로 안방 정착에 돌입한다.
그는 "사실 (포수가) 적성에 안 맞는다. 공 맞는 걸 싫어한다"라면서도 "그래도 포수만 할 수 있다면, (포지션이) 어디든 한 곳만 할 수 있다면 저는 편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미 강백호의 FA 시장 가치는 100억 원을 넘나들고 있다. 올해 그의 안방 정착 성공 여부에 따라 다가올 FA 시장도 크게 요동칠 전망이다.
사진=OSEN,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