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수일 때 더 잘 쳐 vs 후반기 체력 저하 원인' 포수 강백호를 둘러싼 미스터리, 진실은 무엇일까
입력 : 2025.01.27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SPORTALKOREA] 김유민 기자=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강백호(26)가 본격적으로 포수 훈련을 소화하는 것을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서울고 시절부터 '천재 타자'라는 별명으로 주목받았던 강백호는 프로 무대에 데뷔한 2018시즌 타율 0.290 29홈런 84타점으로 신인왕을 수상하며 타격 재능을 증명했다. 2019시즌 타율 0.336 13홈런 65타점, 2020시즌 타율 0.330 23홈런 89타점으로 2년 연속 1루수 골든글러브를 차지하며 활약을 이어갔다.

2021시즌엔 타율 0.347 16홈런 102타점을 기록하며 데뷔 첫 100타점 고지를 밟았다. 2022, 2023년엔 부상과 부진으로 기세가 한풀 꺾였지만, 지난해 144경기 타율 0.289 26홈런 96타점 OPS 0.840으로 타격감을 다시 회복했다.

뛰어난 타격 재능으로 미국행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됐고 지난해 10월엔 얼마 전 LA 다저스와 계약을 맺은 김혜성과 함께 MLB 사무국의 신분조회 요청을 받기도 했다. 이번 시즌 이후 생애 첫 FA 자격을 취득하는 그는 최근 KT와의 연봉 계약에서도 7억 원에 도장을 찍으며 KBO리그 역대 8년 차 최고 연봉 기록(종전 2024 김혜성 6억 5,000만 원)을 갈아치웠다.



하지만 강백호의 가치에 악영향을 끼치는 요소가 있다. 바로 그의 수비 포지션이다. 강백호는 프로 데뷔 7년 차였던 2024시즌까지 한 포지션에 정착하지 못했다. 고교 시절 투수와 포수를 겸업했던 그는 프로 데뷔 첫해 좌익수로, 다음 해 우익수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2020, 2021시즌엔 1루수로 출전했고 2022시즌부터는 주로 지명타자로 경기에 나서기 시작했다. 심지어 지난해엔 포수 마스크를 다시 착용하기 시작했다.

FA를 한 시즌 앞둔 그는 이번에야말로 자신의 수비 포지션을 결정해야 했다. 강백호와 KT의 선택은 포수였다. 그는 이번 2025 스프링캠프 명단에 포수로 이름을 올렸다.



강백호는 지난해 3월 31일 한화 이글스전 8회에 처음으로 포수 마스크를 꺼내 들었다. 이후 4월 5일 LG 트윈스전에서 선발 포수로 출전한 그는 꾸준히 포수 마스크를 쓰며 2024시즌 총 30경기 169⅔이닝 동안 팀 안방을 책임졌다.

강백호는 당해 스프링캠프에서 외야수로 시즌을 준비했다. ABS 도입으로 강백호의 포수 출전 가능성이 언급되기도 했으나, 사실상 포수 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로 마스크를 쓴 것이나 다름없었다.

최근 유튜브 채널 '이대호 [RE:DAEHO]'에 출연한 그는 "시즌 때 연습하고 피칭도 좀 받고 하다 보니까 그래도 할만하더라. 투수랑 커뮤니케이션이 맞아야 하기 때문에 그게 제일 어려웠다. 내가 힘든 건 할만한데 투수가 불편해하면 빵점짜리 (포수)니까 그것 때문에 더 고민하고 노력했던 것 같다"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지난 시즌 강백호의 깜짝 포수 출전은 많은 우려를 샀다. 이제야 슬럼프에서 탈출한 강백호의 타격감이 체력 부담 때문에 다시 하락세를 그릴 수 있다는 걱정이었다. 하지만 강백호는 생각보다 잘 적응했다. 그는 포수로 출전했을 때(0.947) 지명타자로 출전할 때(0.820)보다 더 높은 OPS를 기록했다. 강백호는 이에 대해 "앉았을 때(포수로 출전했을 때) 타격 성적이 더 좋다. 확실히 수비를 나가면 몸이 안 굳으니까 좋은 것 같다"고 이유를 밝혔다.

반면 그렇게 단순하게 생각할 일이 아니라는 시선도 있다. 시즌을 전체적으로 두고 봤을 때 후반기로 갈수록 체력 문제를 겪었다는 것. 실제로 지난해 전반기 85경기 타율 0.315 22홈런 66타점을 기록했던 강백호는 후반기에 접어들며 59경기 타율 0.248 4홈런 30타점을 올리는 데 그쳤다. 정확도와 장타력에서 페이스가 확실히 떨어진 모습이었다.

만약 포수 출전이 그의 시즌 전체 타격 성적에 악영향을 미친 것이 사실이라면 올해 본격적으로 마스크를 쓰는 게 자칫 자충수로 작용할 수도 있다. 주전 포수 장성우도 아직 건재하기 때문에 포수로서 얼마나 출장 기회를 받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본격적으로 포수 마스크를 쓰게 된 강백호가 얼마나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느냐에 따라 시장에서 그의 가치가 요동칠 전망이다.



사진=OSEN,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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