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RTALKOREA] 배웅기 기자= 마커스 래시포드(27)가 20년 동안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커리어를 정리하고 애스턴 빌라 유니폼을 입는다.
빌라는 3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래시포드 임대 영입 소식을 알렸다. 영국 매체 '데일리 메일'의 크리스 휠러 기자에 따르면 빌라는 래시포드의 주급 31만 5,000파운드(약 6억 원) 대부분을 분담한다. 이적료 4,000만 파운드(약 721억 원)의 완전 영입 옵션 또한 포함돼있다.
맨유 '성골 유스' 래시포드는 2016년 프로 데뷔, 혜성 같이 등장하며 팬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통산 기록은 426경기 138골 63도움으로 오랜 세월 맨유의 득점을 책임졌다. 그러나 지난 시즌 불성실한 태도를 비롯 43경기 8골 5도움으로 부진하며 비판 여론에 휩싸였고, 지난해 11월 후벵 아모링 감독이 부임한 직후 설자리를 잃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해 1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래시포드는 에버턴전 선발 출전해 멀티골을 터뜨리며 맨유의 4-0 완승을 이끌었다. 이후 아모링 감독은 래시포드가 에버턴전을 앞두고 맨체스터 시내에서 음주가무를 즐겼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래시포드는 오해라며 사실을 바로 잡고자 했지만 통하지 않았고, 이는 아모링 감독이 자신의 계획에서 래시포드를 배제한 결정적 계기로 작용했다.
래시포드의 인터뷰 역시 아모링 감독의 분노를 불러일으켰다. 래시포드는 지난해 12월 맨체스터 시티와 맨체스터 더비(2-1 승) 명단에서 제외되자 맨유의 허가를 받지 않은 독단적 인터뷰를 진행, "새로운 도전을 할 준비가 됐다"며 이적 가능성을 시사했다.
설상가상으로 아모링 감독이 최근 기자회견을 통해 래시포드를 '공개 저격'하며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아모링 감독은 앞으로 래시포드를 기용할 계획이 없는지 묻는 질문에 "최대치를 보여주지 않는 선수를 투입할 바에 호르헤 비탈 골키퍼 코치를 벤치에 앉힐 것"이라며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갔다.
심지어 훈련에서도 철저히 배제됐다. 과거 맨유 소속으로 활약한 웨인 루니는 지난달 30일 팟캐스트 '스틱 투 풋볼'에 출연, "얼마 전 아이들과 캐링턴 훈련장을 찾았다. 래시포드는 피지컬 코치와 훈련장에 있었지만 아이들의 부모가 지켜보는 쪽에 방치돼있었다. 만약 내가 같은 입장이라면 얼마나 민망할지 상상조차 할 수 없다"고 증언했다.
한편 축구 인생 처음으로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래시포드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임대를 도와준 빌라와 맨유에 감사하다. 운이 좋게도 몇몇 팀에서 접촉해 왔지만 평소 (우나이 에메리) 감독을 존경하기 때문에 쉽게 결정 내릴 수 있었다. 나는 그저 축구가 하고 싶을 뿐이고 다시 시작하게 돼 정말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사진=애스턴 빌라, 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