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코치가 비시즌에 배달일 투잡 하더라''...박용택이 밝힌 현장 복귀가 어려운 현실적 이유
입력 : 2025.02.26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SPORTALKOREA] 오상진 기자= '레전드' 박용택이 현장으로 돌아가기 어려운 현실적인 이유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놨다.

박용택은 지난 24일 공개된 유튜브 채널 ‘정근우의 야구인생’에 출연해 "맨날 듣는 이야기가 '현장으로 언제 들어와? 이제 들어올 때 됐잖아?'다. 내가 (이런 질문에) '돈 때문이다'라고 하면 '돈은 다 벌어놨잖아'라고 하는데 남의 속도 모르고 하는 이야기다"라고 말했다.

그는 "딸 대학교 졸업시킬 때까지는 열심히 살아야 한다. 팬들이 '야구 재벌'이라고 하는데 나는 '야구 부자'도 쉽지 않다"며 "얼마 전 김정준(LG 트윈스) 코치를 만났는데 '언제 들어올 거냐'고 묻더라. 그래서 '(아직) 안된다. 딸이 올해 대학가야 한다'고 말했다. 현실적인 이야기다. 예를 들어 내가 집이라도 팔아서 살아야 되는 건가. 그건 아니다"라고 밝혔다.


정근우는 "잘할 수 있는 게 야구밖에 없었다. 살아남으려고 야구를 했다. 그래서 그 위치까지 만든 것"이라며 "아내와 아이들을 먹여 살려야 하는 게 가장의 임무다. 나중에 (현장으로) 들어가고 싶은 마음은 충분히 있다. 자식을 다 키우고 나서 여러모로 안정화가 됐을 때 내가 좋아하는 것(야구 관련 일)을 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박용택은 "정확하다"라고 100% 공감하며 "딱 내가 아내에게 하는 이야기다. 선수 생활을 15~20년 할 때 아내가 가정사를 다 챙겼고 우리는 야구만 하러 다녔다"라며 지금은 가정에 더 충실한 시간을 갖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정근우와 박용택은 프로야구계에서 코치들이 받고 있는 아쉬운 대우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정근우는 "나는 (아이가) 세 명이다. 내가 지금 사회에 나와서 (돈을 버는) 생활을 할 수 있는 나이도 한계가 있다. (남은) '이 시간에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야 하지 않을까? 안정적인 벌이를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다 보니 야구 코치의 연봉은 한정되어 있더라. 두 가지를 비교해 봤을 때 어쩔 수 없이 이쪽(야구 외적인 일)으로 답이 나올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박용택은 "은퇴한 선수들이나 현역 코치를 하고 있는 후배들과 비시즌에 만나 '요즘 쉴 때는 뭐해?'라고 물으니 배달일을 한다고 하더라.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굉장히 마음이 아팠다"라며 "사람(팬)들은 프로야구 선수를 나의 영웅, 내가 좋아했던 선수, 어떤 레전드 선수 등의 위치로 보지만, 사실 각각의 한 사람은 한 가정의 가장이다"라고 언급했다.

이에 정근우는 "예전에나 프로야구선수였지 지금 현실은 내가 (돈을) 벌 수 있는 능력치가 떨어지고 자식들에 대한 씀슴이는 커지다 보니 선택지가 많지 않다"며 공감했다.


당장은 현장 복귀가 쉽지 않다는 의사를 드러낸 박용택이지만 미래의 가능성을 완전히 닫아두지는 않았다. 그는 "그 어떤 조건도 다 빼놓고 내가 잘 할수 있고 재미있게 할 수 있는 건 타격 전문가다"라며 "예를 들어 감독이 연봉 3억 원인데 연봉 5억 원을 주면 할 수 있다. 이 분야에 대해서 감독 밑에 있는 코치가 아니고 진짜 전문가로 인정받을 수 있는 그런 것들(을 하고 싶다)"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감독보다 연봉을 많이 받는 코치는 앞뒤가 안 맞다. 깨어 있는 누군가가 갑자기 나를 쓴다면 그건 한번 생각해 보겠다"고 웃어넘기며 "사실 나는 감독보다는 구단 운영 쪽이 맞을 거라 생각한다. 나는 준비하고 계획하고 분석하는 게 너무 좋다. 나는 그런 게 어울리는 사람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정근우가 "용택이 형이 굉장히 계획적인 사람이다. 이런 사람이 코치로 간다고 하면 선수가 이 맵(계획)에 못 들어온다. 연습시간만 엄청 길어질 것이다. 그런데 큰 틀에서 구단의 계획을 그린다면 이상적일 수 있다. 1대1로 (선수를 코칭하는) 계획을 짜면 머리가 아프다"라고 하자 박용택은 "(1대1로 코칭) 그렇게 되면 서로 피곤해질 거다"라며 자신의 계획적인 성향이 코치보다는 프런트에 어울린다고 동의했다.


이날 박용택은 시즌3까지 활약한 '최강야구'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 그는 "은퇴 때 가장 많이 한 인터뷰 질문이 '야구하면서 가장 즐거웠던 순간이 언제냐'라는 거였다. '즐거운 순간은 없었던 것 같다'는 대답을 가장 많이 했고, '최강야구'는 야구를 재미있게 즐겨야겠다는 생각으로 나간 프로그램이다. 그 생각은 딱 두 경기 하고 끝났다"며 경기장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했다고 고백했다.

박용택은 "솔직히 방망이는 70세까지 칠 수 있을 것 같다"라며 "현장 들어가기 전까지는 (최강야구를) 하고 싶다. 그리고 마지막에 '너무 감사했습니다. 좋은 추억, 인생에서 잊지 못할 추억 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말하며 '최강야구'를 마무리하고 싶다”고 밝혔다.


사진=뉴시스, 뉴스1, 유튜브 '정근우의 야구인생'

오늘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