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RTALKOREA] 오상진 기자= 롯데 자이언츠가 2025시즌 개막전부터 보여줄 수 있는 것을 다 보여줬다. 긍정적인 모습이 아닌 '총체적 난국' 경기를 펼치며 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겼다.

롯데는 22일 서울 잠실야구장 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개막전 LG 트윈스와의 원정 경기서 2-12로 대패했다. 이날 열린 5경기 중 가장 큰 점수 차 패배다.

선발투수로 나선 찰리 반즈가 3이닝 8피안타(1피홈런) 3사사구(2볼넷 1사구) 2탈삼진 7실점으로 무너졌다. '에이스'이 붕괴도 뼈아팠지만, 고질적인 수비 불안 '시한폭탄'이 첫 경기부터 터져버린 점이 더 큰 문제였다. 이날 롯데는 기록된 실책만 3개에 포일, 폭투까지 쏟아졌다.

롯데는 1회 말 반즈가 김현수와 오스틴 딘에게 2타자 연속 2루타를 맞아 먼저 점수를 내줬다. 이어 문보경에게 투런포를 허용해 스코어는 0-3으로 벌어졌다. 오지환에게 좌전 안타를 맞은 반즈는 송찬의를 삼진으로 돌려세웠지만, 도루를 잡으려던 유강남이 송구 실책을 범해 2사 3루에 몰렸다. 추가 실점 위기에서 반즈는 박동원을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하고 힘겹게 1회를 마무리했다.

3회 문보경의 좌전 안타와 오지환의 번트 안타, 송찬의의 희생번트로 1사 2, 3루 위기를 맞은 반즈는 볼넷으로 만루를 채웠다. 박해민을 풀카운트 승부 끝에 삼진으로 막았으나 구본혁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내줘 스코어는 4-0이 됐다. 홍창기를 상대로 1-2 유리한 카운트를 잡은 반즈는 4구째 바깥쪽으로 던진 슬라이더가 크게 빗나가는 폭투가 되며 1점을 헌납했다. 크게 흔들린 반즈는 결국 홍창기에게 2타점 2루타를 내줘 7실점으로 완전히 무너졌다.


롯데는 4회 초 공격에서 1사 후 빅터 레이예스의 2루타, 윤동희와 전준우의 볼넷으로 만루 찬스를 잡았다. 시범경기 타율 0.091로 부진했던 손호영이 2타점 적시타로 LG 선발 요니 치리노스의 무실점 행진을 깨뜨렸고, 유강남이 안타로 다시 1사 만루 찬스를 이어갔다. 그러나 절호의 찬스에서 박승욱이 3구 만에 삼진, 황성빈이 1구 만에 포수 파울 뜬공으로 허무하게 물러나 격차는 좁혀지지 않았다.

추격 기회를 놓친 롯데는 스스로 무너졌다. 4회 말 1사 후 문보경의 땅볼 때 1루수 나승엽이 땅볼 타구를 잡지 못해 실책으로 출루를 허용했다. 오지환의 타석에서는 포수 유강남의 포일까지 나와 1사 2루 득점권 위기를 자초했다. 결국 2번의 실수는 실점으로 연결됐다. 송찬의의 2루타가 나오며 2루 주자 문보경이 여유있게 홈을 밟았다.


5회 말 롯데 수비는 또 다시 흔들렸다. 1사 1, 2루서 송재영은 김현수를 상대로 2루수 방면 땅볼을 유도했다. 충분히 병살타가 될 코스였다. 그러나 고승민이 토스하는 과정에서 박승욱이 점프해도 잡을 수 없을 정도로 공을 높게 던져버렸고, 그 사이 2루 주자는 홈까지 들어왔다. 스코어는 2-9로 사실상 승부가 기울어지는 순간이었다.

롯데는 이후 8회 등판한 김상수가 오지환에게 내준 홈런을 포함해 4피안타 3실점으로 흔들려 10점 차까지 격차가 벌어졌다. 9회 말 마지막 공격에서 손호영이 내야안타로 실낱같은 희망의 불씨를 살려보려 했지만, 정보근이 유격수 땅볼 병살타로 찬물을 끼얹었다. 마지막 타자 한태양도 유격수 땅볼로 물러나며 롯데는 개막전에서 10점 차 굴욕의 패배를 당했다.



지난해 KIA 타이거즈(146개)에 이어 팀 실책 2위(123개)를 기록했던 롯데는 2024시즌 종료 후 '수비 강화 캠프'라는 이름을 걸고 마무리 캠프를 소화했다.

강도 높은 수비 훈련 효과는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롯데는 시범경기 8경기서 9개의 실책을 저지르며 불안감을 노출했다. 결국 고질적인 수비 문제는 개막전부터 '자멸'이라는 초라한 결과를 가져왔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OS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