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쳤다! '홈런 빠진 힛 포 더 사이클' 이정후, 2루타 ML 단독 1위 등극...폭풍 3안타→OPS 0.908
입력 : 2025.04.10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SPORTALKOREA] 오상진 기자= 전날 무안타 침묵은 오늘 추진력을 얻기 위함이었을까. '바람의 손자'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올 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다시 메이저리그(MLB) 2루타 부문 단독 1위로 뛰어올랐다.

이정후는 10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2025 MLB 정규시즌 신시내티 레즈와 홈경기에 3번 타자-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3안타 1타점 1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샌프란시스코는 연장 10회 말 터진 마이크 야스트렘스키의 끝내기 홈런을 앞세워 8-6으로 승리했다.

전날(9일) 신시내티전서 4타수 무안타로 침묵하며 연속 경기 안타 행진이 8경기에서 멈춘 이정후는 곧바로 타격감을 끌어올렸다. 1회 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첫 타석을 맞은 이정후는 파울 타구를 세 차례나 만들며 신시내티 선발 닉 마르티네즈를 괴롭힌 끝에 6구째 떨어지는 체인지업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두 번은 당하지 않았다. 샌프란시스코가 0-5로 뒤진 4회 말 무사 1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이정후는 0-2 불리한 카운트서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는 체인지업을 당겨쳐 우익선상에 떨어지는 타구를 만들었다. 우익수가 중견수 방향으로 치우쳐 수비 위치를 잡고 있던 덕분에 1루 주자는 여유있게 홈을 밟았고, 이정후도 3루까지 손쉽게 진루했다. 빅리그 첫 3루타.

이후 맷 채프먼이 유격수 뜬공으로 물러난 뒤 엘리엇 라모스의 타석에서 이정후는 빗맞은 투수 땅볼 때 홈까지 전력 질주했으나, 투수의 빠른 대처에 막혀 홈에서 태그를 당해 득점에 실패했다.


이정후는 주루에서 아쉬움을 다음 타석에서 곧바로 만회했다. 1-6으로 팀이 뒤진 6회 말 선두타자로 나선 이정후는 마르티네스의 3구째 체인지업을 받아 쳐 1-2간을 가르는 안타로 멀티히트 경기를 완성했다. 채프먼과 라모스가 연속 삼진으로 물러난 뒤 야스트렘스키의 2루타 때 3루까지 진루한 이정후는 윌머 플로레스의 타석에서 나온 폭투를 틈타 득점에 성공했다. 샌프란시스코는 플로레스와 패트릭 베일리(3루타), 타일러 피츠제럴드까지 3명의 타자가 연속 적시타를 터뜨려 5-6까지 추격했다.

7회 말 다시 한 번 이닝의 선두타자로 들어선 이정후는 신시내티 불펜 스캇 발로우를 상대로 2구째 스위퍼를 받아쳐 시속 104마일(약 167.4km) 총알 타구를 우익수 방면으로 날렸다. 우익수 제이크 프랠리가 타구를 담장 앞에서 끊어 빠르게 송구로 연결했지만, 이미 2루를 노리고 전력 질주한 이정후의 슬라이딩이 더 빨랐다.


시즌 7호 2루타를 기록한 이정후는 조나단 아란다(탬파베이 레이스), 카일 터커(시카고 컵스)를 공동 2위(6개) 그룹으로 밀어내고 다시 MLB 전체 1위로 뛰어올랐다. 단숨에 무사 2루 득점권 찬스를 만든 이정후는 아쉽게도 후속타 불발로 추가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샌프란시스코는 8회 말 플로레스의 솔로포로 6-6 동점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3루타, 단타, 2루타를 기록한 이정후는 9회 말 마지막 타석에서 사이클링 히트(힛 포 더 사이클, Hit for the Cycle) 도전에 나섰다. 그는 이안 지보를 상대로 볼카운트 1-1에서 3구째 시속 95.4마일(약 153.5km) 강속구를 밀어 쳐 타구속도 시속 103.9마일(약 167.2km), 비거리 335피트(약 102.1m) 날카로운 타구를 만들었으나 좌익수 윌 벤슨의 다이빙 캐치 호수비에 막혔다.

6-6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양 팀은 연장전에 돌입했다. 10회 초를 무실점으로 넘긴 샌프란시스코는 10회 말 1사 3루에서 야스트렘스키가 에밀리오 파간의 초구 몸쪽 패스트볼을 공략, 오른쪽 담장을 넘어 매코비만 바다로 떨어지는 '스플래시 히트' 끝내기 투런포로 8-6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이정후는 빅리그 진출 이후 개인 한 경기 최다 타이기록인 총 6루타(2024년 4월 21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 2루타, 홈런)를 쓸어담았다. 한 경기 3안타 역시 개인 최고 기록이다. 그는 지난해 5월 8일 콜로라도 로키스전(5타수 3안타), 올해 4월 7일 시애틀 매리너스전(4타수 3안타)서 3안타 경기를 치른 바 있다.

올 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친 이정후는 전날 무안타로 0.300까지 떨어졌던 시즌 타율을 0.333으로 끌어올렸다. OPS도 0.799에서 0.908로 크게 올랐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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