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한해선 기자]
배우 정우성이 '사랑한다고 말해줘'를 통해 '사랑'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 봤다.
정우성은 16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지니 TV 오리지널 '사랑한다고 말해줘'(극본 김민정, 연출 김윤진, 이하 '사말') 종영 인터뷰를 갖고 스타뉴스와 만났다.
'사랑한다고 말해줘'는 손으로 말하는 화가 차진우와 마음으로 듣는 배우 정모은의 소리없는 사랑을 다룬 클래식 멜로. 일본 TV 드라마 '사랑한다고 말해줘'(각본 키타카와 에리코, 제작 TBS 텔레비전)을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그해 우리는' 김윤진 감독과 '구르미 그린 달빛' 김민정 작가가 의기투합했다.
정우성은 극 중 청각장애를 가진 화가 차진우 역을 맡았다. 진우는 그림만이 전부였던 세상에서 모은(신현빈 분)과 운명적으로 만난 후, 자신의 삶과 가치관이 변화됨을 느꼈다. 진우는 모은과 서로 이성적인 끌림을 느꼈음에도 자신 때문에 힘들어질지 모르는 모은에게 이별을 통보했다. 그러나 두 사람은 이별을 딛고 운명의 만남을 받아들이기로 하며 재회엔딩을 그렸다.
-지난해 11월 개봉한 영화 '서울의 봄'이 천만 관객을 돌파했다. '서울의 봄'으로 '천만 배우'가 된 소감은?
▶어제 감사 무대인사를 했다. 그러면서 오래간만에 무대인사에 합류하지 않은 배우를 떠올렸다. 천만은 정말 관객들이 만들어 주는 것 같다. 시대 정서가 있지 않냐. 결핍된 정서를 채워주는 뭔가가 있을 때 찾는 것 같은데, '서울의 봄'에서 그런 것들을 찾으신 느낌이었다. '역시 나는 할 줄 알았어'라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타이밍이 잘 맞았던 것 같다. 천만이 되는 과정에서 너무 재미있었다. 저는 어떤 영화를 통해서도 단 한번도 천만에 대한 욕심은 없었다. 앞으로 어떤 영화를 하게 될지 생각할 수도 없다.
-'서울의 봄' 관련 무대인사도 230회가 넘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
▶특별한 이유는 없었다. 배우는 관객이 만나는 걸 허락하는 한 계속 만날 수 있는 거다.
-배우로서도, 연출자로서도 성공적인 행보다. 배우와 연출자 중에 선택을 해본다면?
▶선택할 수 없다. 연출자가 적성엔 맞는 것 같다. '보호자'는 사실 타깃이 아니었고 영화 관계자로 잔소리하려고 했던 것 같다. 어느 순간 영화들이 준비할 때 레퍼런스를 찾으면서 영상을 짜깁기하고 그렇게 찍으려고 하는데 그게 바람직한가 생각했다. 클리셰가 많은 부분을 내가 어떻게 새롭게 보여줄 수 있을까 생각하며 촬영했다.
-점차 의미가 있는 작품을 보여주고 싶어 하는 느낌이다. 앞으로 어떤 소재의 작품을 보여주고 싶은가.
▶그건 내 개인적인 사심이고 의미를 추구하는 건 아니다. '전도 대사'가 되는 건 아니지 않냐. 내 모든 일에 의미를 가지면 '의미의 포로'가 되지 않을까. 다수의 공감을 얻었을 때 나중에 그 의미를 평가받는 것 같다. '서울의 봄'도 잘 됐으니까 의미를 부여해 주는 것 같다. 딱히 어떤 소재를 보여주고 싶다는 건 없다.
-이전엔 멜로를 잘 안 했는데.
▶어쩌다 보니까 영화를 계속해서 하게 됐다. 내 앞에 다가오는 시나리오가 별로 없었던 것 같다. 드라마는 영화 스케줄과 겹쳐서 못했던 거다.
-차후 멜로 장르를 하면 어떤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모르겠다. 멜로 또 할 수 있을까 싶다.(웃음)
-데뷔 30년 차다. 현재 한국 배우들이 해외에서 영향력이 커진 걸 보고 어떤 느낌이 드는지.
▶한국 영화에 대해 해외에서 인정하게 된 것들이 앞으로 잘 지켜지기 위해선 한국에서 영화업을 하는 사람들이 바람직한 고민을 하고 있나 생각해 봐야겠다. 물질적인 이득을 위해서 안정된 장르만 하는 게 있는 것 같다.
-쉴 때는 어떤 걸 하는 편인가.
▶저는 쉰 적이 없다. '서울의 봄' 개봉하고 오늘 드라마 종방하면 조금 여유를 갖고 다시 드라마를 봐야겠다. 사실 코로나 전부터 쉬는 시간 없이 결정, 회의를 계속했고 '보호자' 촬영하고 후반작업 하면서 '고요의 바다'를 바로 제작해서 현장에 있다가 중간에 드라마 대역배우도 하고 '헌트' 촬영하고 또 중간에 '고요의 바다' 후반 작업을 했다. 계속 이어달리기를 하다 보니 '사말' 끝나고 좀 쉬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2024년 신년의 목표는?
▶잠깐 시간을 가져야겠단 생각이다.
-배우로서 원동력은?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으려 했다. 어느 시점에선 이 생각이 흐리멍텅해졌을 수도 있지만 나에게 주어진 게 당연한 게 아니라고 생각했다. 안 좋은 일이 생겨도, 좋은 일이 생겨도 당연히 생기는 게 아니라고 생각했고 늘 감사하려고 한다.
-팬들 연령대가 다양하다. 팬들에게 어떤 배우로 기억되고 싶나.
▶제가 팬미팅을 잘 안 했는데 거리감을 유지하려고 한 거다. 어떤 땐 무덤덤한 평가를 원한 거다. 내가 '스타 정우성이야'라는 자세로 소통하고 싶진 않다. 그런데 요즘 팬들 사이에 '결혼해줘'란 게 유행이냐. 젊은 친구들에게 정신 차리라고 말하고 싶다.(웃음)
-진우와 모은은 어떤 사랑을 했다고 생각하나.
▶이성적인 사랑보다는 인간 대 인간의 사랑을 차진우는 하려고 했던 것 같다. 차진우는 서경과의 100% 감성적인 사랑에 대한 아픔도 겪어봤다. 지나간 사람들이 등장하면서, 진우가 서경과 감정 정리를 인간 대 인간으로서 하려고 했다.
-자신이 생각하는 '사랑'은?
▶정말 모르겠다. 규정할 수는 없는 것 같다. 나이대마다 느끼는 사랑이 다르지 않냐. 그리고 늘 서툴지 않냐. 지금도 서툰데 그건 인간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겠다.
한해선 기자 hhs422@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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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스튜디오지니, 스튜디오앤뉴 |
정우성은 16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지니 TV 오리지널 '사랑한다고 말해줘'(극본 김민정, 연출 김윤진, 이하 '사말') 종영 인터뷰를 갖고 스타뉴스와 만났다.
'사랑한다고 말해줘'는 손으로 말하는 화가 차진우와 마음으로 듣는 배우 정모은의 소리없는 사랑을 다룬 클래식 멜로. 일본 TV 드라마 '사랑한다고 말해줘'(각본 키타카와 에리코, 제작 TBS 텔레비전)을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그해 우리는' 김윤진 감독과 '구르미 그린 달빛' 김민정 작가가 의기투합했다.
정우성은 극 중 청각장애를 가진 화가 차진우 역을 맡았다. 진우는 그림만이 전부였던 세상에서 모은(신현빈 분)과 운명적으로 만난 후, 자신의 삶과 가치관이 변화됨을 느꼈다. 진우는 모은과 서로 이성적인 끌림을 느꼈음에도 자신 때문에 힘들어질지 모르는 모은에게 이별을 통보했다. 그러나 두 사람은 이별을 딛고 운명의 만남을 받아들이기로 하며 재회엔딩을 그렸다.
/사진=스튜디오지니, 스튜디오앤뉴 |
-지난해 11월 개봉한 영화 '서울의 봄'이 천만 관객을 돌파했다. '서울의 봄'으로 '천만 배우'가 된 소감은?
▶어제 감사 무대인사를 했다. 그러면서 오래간만에 무대인사에 합류하지 않은 배우를 떠올렸다. 천만은 정말 관객들이 만들어 주는 것 같다. 시대 정서가 있지 않냐. 결핍된 정서를 채워주는 뭔가가 있을 때 찾는 것 같은데, '서울의 봄'에서 그런 것들을 찾으신 느낌이었다. '역시 나는 할 줄 알았어'라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타이밍이 잘 맞았던 것 같다. 천만이 되는 과정에서 너무 재미있었다. 저는 어떤 영화를 통해서도 단 한번도 천만에 대한 욕심은 없었다. 앞으로 어떤 영화를 하게 될지 생각할 수도 없다.
-'서울의 봄' 관련 무대인사도 230회가 넘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
▶특별한 이유는 없었다. 배우는 관객이 만나는 걸 허락하는 한 계속 만날 수 있는 거다.
-배우로서도, 연출자로서도 성공적인 행보다. 배우와 연출자 중에 선택을 해본다면?
▶선택할 수 없다. 연출자가 적성엔 맞는 것 같다. '보호자'는 사실 타깃이 아니었고 영화 관계자로 잔소리하려고 했던 것 같다. 어느 순간 영화들이 준비할 때 레퍼런스를 찾으면서 영상을 짜깁기하고 그렇게 찍으려고 하는데 그게 바람직한가 생각했다. 클리셰가 많은 부분을 내가 어떻게 새롭게 보여줄 수 있을까 생각하며 촬영했다.
-점차 의미가 있는 작품을 보여주고 싶어 하는 느낌이다. 앞으로 어떤 소재의 작품을 보여주고 싶은가.
▶그건 내 개인적인 사심이고 의미를 추구하는 건 아니다. '전도 대사'가 되는 건 아니지 않냐. 내 모든 일에 의미를 가지면 '의미의 포로'가 되지 않을까. 다수의 공감을 얻었을 때 나중에 그 의미를 평가받는 것 같다. '서울의 봄'도 잘 됐으니까 의미를 부여해 주는 것 같다. 딱히 어떤 소재를 보여주고 싶다는 건 없다.
/사진=스튜디오지니, 스튜디오앤뉴 |
-이전엔 멜로를 잘 안 했는데.
▶어쩌다 보니까 영화를 계속해서 하게 됐다. 내 앞에 다가오는 시나리오가 별로 없었던 것 같다. 드라마는 영화 스케줄과 겹쳐서 못했던 거다.
-차후 멜로 장르를 하면 어떤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모르겠다. 멜로 또 할 수 있을까 싶다.(웃음)
-데뷔 30년 차다. 현재 한국 배우들이 해외에서 영향력이 커진 걸 보고 어떤 느낌이 드는지.
▶한국 영화에 대해 해외에서 인정하게 된 것들이 앞으로 잘 지켜지기 위해선 한국에서 영화업을 하는 사람들이 바람직한 고민을 하고 있나 생각해 봐야겠다. 물질적인 이득을 위해서 안정된 장르만 하는 게 있는 것 같다.
-쉴 때는 어떤 걸 하는 편인가.
▶저는 쉰 적이 없다. '서울의 봄' 개봉하고 오늘 드라마 종방하면 조금 여유를 갖고 다시 드라마를 봐야겠다. 사실 코로나 전부터 쉬는 시간 없이 결정, 회의를 계속했고 '보호자' 촬영하고 후반작업 하면서 '고요의 바다'를 바로 제작해서 현장에 있다가 중간에 드라마 대역배우도 하고 '헌트' 촬영하고 또 중간에 '고요의 바다' 후반 작업을 했다. 계속 이어달리기를 하다 보니 '사말' 끝나고 좀 쉬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사진=스튜디오지니, 스튜디오앤뉴 |
/사진=스튜디오지니, 스튜디오앤뉴 |
-2024년 신년의 목표는?
▶잠깐 시간을 가져야겠단 생각이다.
-배우로서 원동력은?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으려 했다. 어느 시점에선 이 생각이 흐리멍텅해졌을 수도 있지만 나에게 주어진 게 당연한 게 아니라고 생각했다. 안 좋은 일이 생겨도, 좋은 일이 생겨도 당연히 생기는 게 아니라고 생각했고 늘 감사하려고 한다.
-팬들 연령대가 다양하다. 팬들에게 어떤 배우로 기억되고 싶나.
▶제가 팬미팅을 잘 안 했는데 거리감을 유지하려고 한 거다. 어떤 땐 무덤덤한 평가를 원한 거다. 내가 '스타 정우성이야'라는 자세로 소통하고 싶진 않다. 그런데 요즘 팬들 사이에 '결혼해줘'란 게 유행이냐. 젊은 친구들에게 정신 차리라고 말하고 싶다.(웃음)
-진우와 모은은 어떤 사랑을 했다고 생각하나.
▶이성적인 사랑보다는 인간 대 인간의 사랑을 차진우는 하려고 했던 것 같다. 차진우는 서경과의 100% 감성적인 사랑에 대한 아픔도 겪어봤다. 지나간 사람들이 등장하면서, 진우가 서경과 감정 정리를 인간 대 인간으로서 하려고 했다.
-자신이 생각하는 '사랑'은?
▶정말 모르겠다. 규정할 수는 없는 것 같다. 나이대마다 느끼는 사랑이 다르지 않냐. 그리고 늘 서툴지 않냐. 지금도 서툰데 그건 인간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겠다.
한해선 기자 hhs422@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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