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포 떼고 덤볐는데' 하나원큐, 졌지만 아름다웠다... 최강 KB 괴롭힌 저력→'부상' 신지현·김정은 웃는다 [부천 현장]
입력 : 2024.01.20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타뉴스 | 부천실내체육관=박재호 기자]
하나원큐 선수들이  19일 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은행 우리WON 2023~2024 여자 프로농구' 4라운드에서 박지수를 수비하고 있다. /사진=WKBL
하나원큐 선수들이 19일 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은행 우리WON 2023~2024 여자 프로농구' 4라운드에서 박지수를 수비하고 있다. /사진=WKBL
김애나. /사진=WKBL
김애나. /사진=WKBL
하나원큐 선수들. /사진=WKBL
하나원큐 선수들. /사진=WKBL
부천 하나원큐의 분투가 빛났다. '최강' 청주 KB국민은행 스타즈가 '분투'의 희생양이 될 뻔했다.

하나원큐는 19일 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청주 KB국민은행 스타즈와 '우리은행 우리WON 2023~2024 여자 프로농구' 4라운드 홈 경기에서 74-77로 아깝게 패했다. 2연패에 빠진 하나원큐는 7승12패로 4위를 유지했다.

경기 전 '최강' KB의 손쉬운 승리가 예상됐다. KB가 객관적 전력에서 우위인 데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하나원큐는 '핵심' 신지현과 김정은이 부상으로 이탈했기 때문이다. 신지현은 지난 17일 아산 우리은행전에서 고아라의 머리에 부딪혀 코뼈가 골절됐다. 같은 날 김정은도 발목을 접질렸다. 박지수-허예은-강이슬의 리그 최고 삼각편대가 하나원큐를 가볍게 제압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하지만 경기는 예상과는 다르게 흘러갔다. KB의 맹공에 맞선 하나원큐는 기세 싸움에서 지지 않았다. 주전들이 중요할 때마다 스틸과 득점으로 고른 활약을 펼쳤다. 백미는 마지막 4쿼터였다. 4쿼터 초중반까지 15점 차로 뒤지던 하나원큐가 KB의 집중력이 흐트러진 틈을 따 경기 종료 36초를 남기고 3점 차까지 추격했다. 김애나의 종료 직전 시도한 3점이 림을 갈랐다면 승부를 연장전으로 끌고가는 이변을 연출할 수도 있었다. 하나원큐는 핵심 선수가 둘이나 빠진 상황에서 명경기를 펼쳤다. 패배했어도 빛난 경기였다.

김시온. /사진=WKBL
김시온. /사진=WKBL
경기 후 기자회견장에 나타난 김도완 감독의 표정에서는 아쉬움보단 뿌듯함이 엿보였다. 취재진이 '이기는 줄 알았다'고 얘기를 건네자 "나도 (경기 막판에) 우리가 이기는 줄 알았다. '이러다 설마 이기는 것 아니야?'라고 생각했다"고 웃으며 이야기했다.

이어 "핵심 선수 둘이 없는 상황에서 선수들이 잘해줬다. 경기 전 주문했던 것들을 잘 이행해 칭찬해주고 싶다"며 "어린 선수들이 오늘처럼만 해준다면 더할 나위 없다. 하나원큐의 미래의 희망적인 모습을 봤다"고 힘줘 말했다.

김도완 감독은 "KB가 (우리를 상대로) 긴장을 덜한 것도 있겠지만 우리가 강팀을 상대로 제대로 부딪혀보려고 했던 의지가 있었다. 수비도 잘해줬다. KB라는 강팀을 상대로 이 정도 득점(73점)을 낸 것만으로도 박수를 주고 싶다"고 말했다.

박지수. /사진=WKBL
박지수. /사진=WKBL
트리플 더블을 기록한 상대 박지수도 하나원큐의 선전을 인정하며 본인 플레이를 반성했다. 그는 "경기 전 신지현, 김정은 언니가 결장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선수들이 안일하게 생각할까 감독님이 방심하지 말 것을 강조했다. 우리도 마음을 그렇게 먹었지만, 스포츠는 겉으로 드러나듯 잘 안 됐다"며 "하나원큐 선수들이 더 간절했다. 야투율도 좋았다. 아쉬움이 많이 남는 경기다"라고 말했다.

특히 주포가 빠진 하나원큐에 70점이 넘는 득점(74점)을 허용한 것도 이례적이다. 박지수는 "수비가 잘 안 됐다. 맨투맨 수비가 돼야 팀 수비가 되는데, 맨투맨 수비부터 성의 없이 했고 저도 잘한 게 없다. 3쿼터에 집중했다가 4쿼터에 다시 점수 차가 벌어지니깐 또 생각 없이 수비한 것이 잘못됐다"고 자신을 질책했다.

경기 후 승장과 패장의 표정이 뒤바뀐 것도 눈길을 끌었다. 경기 끝까지 마음을 졸인 김완수 감독은 "경기 시작 전에 (전력 차가 많이 나는) 이런 경기가 더 힘들 거라고 얘기했는데 괜히 그런 말을 해서 진짜 힘든 경기를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초반부터 어수선했고 수비에서 잘 풀지 못했다. 흐름을 유지하지 못했고 상대의 기를 살려줬다. 오늘 경기로 절대 방심하면 안 된다고 느꼈다. 나부터 반성하겠다"고 전했다.

김애나. /사진=WKBL
김애나. /사진=WKBL
김시온. /사진=WKBL
김시온. /사진=WKBL




부천실내체육관=박재호 기자 pjhwak@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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