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박하영 기자] ‘닥터슬럼프’ 박신혜는 우울증을, 박형식은 의료 사고로 추락한 가운데 인생 최악의 슬럼프 순간에 재회했다.
27일 첫 방송된 JTBC 새 토일드라마 ‘닥터슬럼프’(연출 오현종, 극본 백선우)에서는 14년 만에 재회한 남하늘(박신혜 분)과 여정우(박형식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의사가 된 남하늘은 복통을 호소하며 길을 걸었다. 이어 “병원을 나와 걷던 그 길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난다. 환자를 부축한 보호자, 배달 오토바이, 산책, 카페인, 나무, 세상은 평소와 같았는데. 평범했던 일상이 무너지는데 걸린 시간은 3분. 그 짧은 시간 동안 누군가는 담배를 태우고 누군가는 수학문제를 풀고, 누군가는 행복을 느낄 때 누군가는 목숨을 잃는다”라는 남하늘의 내레이션이 시작돼 눈길을 끌었다.
그 순간 횡단보도를 건너던 남하늘은 도로 중간에 주저 앉아 달려오던 트럭과 부딪히기 직전에 놓였다. 같은 시각 여정우는 의료 사고를 겪는 모습이 공개됐고, 이에 남하늘이 “그리고 누군가는 환자의 심장을 멈추게 했다. 의사로서 견고한 삶을 시간을 살던 우리가 추락하는데 걸린 시간은 단 3분. 그날 그 사건은 그와 나의 인생을 무너뜨리기에 충분했다”라고 의미심장한 말을 덧붙였다.
과거 2009년, 두 사람의 학창시절이 이어졌다. 서울에서 전교 1등인 여정우는 부산에서 모의고사 만점 받을 정도로 주름 잡던 남하늘이 전학오자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내 두 사람은 “하늘 아래 두개의 태양은 없고, 전교에 두 명의 일등은 없다. 그렇게 전쟁의 서막이 시작됐다”라며 전교 1등은 물론, 한국대 의대 진학을 두고 경쟁을 벌였다.
시간이 흘러, 한국대 의대를 간 사람은 여정우가 됐다. 2023년 남하늘과 여정우 둘 다 의사가 됐지만 서로 처지는 달랐다. 해외 의료봉사 다큐엔터리에서 유명세를 얻은 여정우는 스타 의사로서 구독자 100만 명을 보유한 유튜버가 됐고, 이외에도 마스크팩 론친, 브랜치 병원 십 수개 등을 차리면서 성공한 삶을 살고 있었다.
반면, 남하늘은 선배의 폭언, 과중한 업무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었다. 그러던 중 복통에 시달리게 된 남하늘은 횡단보도를 건너던 도중 쓰러지면서 트럭에 치일 뻔한 사고를 겪은 거였다.
여정우 역시 위기가 찾아왔다. 여정우는 마카오에서 온 환자의 윤곽수술을 하던 중 과다 출혈로 결국 사망에 이르게 한 것. 테이블데스를 겪은 여정우는 경찰서에서 수술 과정에 문제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미 뉴스에는 의료사고로 죽은 환자에 대한 보도를 하고 있었고, 사망한 환자는 마카오 카지노 상속녀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심지어 수술이 벌어진 시각만 수술실 CCTV가 먹통이 되면서 더욱 상황은 심각해졌고, 결국 여정우는 과실치사가 적용됐다. 이후 재판에서 여정우는 무죄를 주장했다. 하지만 검사가 여정우 병원 쓰레기통에서 그의 지문이 검출된 항응고제 병이 발견됐다며 증거로 제출하면서 여정우는 순식간에 추락하고 말았다.
그럼에도 여정우는 친구들이 자신을 믿어줄 거라는 희망을 품고 있었다. 하지만 동업자였던 친구들은 10억 손해를 보게 되자 원망을 쏟아냈다. 설상가상 여정우는 자신이 100억 원의 배상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듣게 됐다. 이에 유일하게 여정우 곁을 지킨 민경민(오동민 분)은 “빚을 내서라도 변호인단 다시 꾸릴 테니까 너도 당장 처분할 수 있는 재산은 다 정리해 봐”라고 끝까지 믿어주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사고 트라우마를 겪은 남하늘은 정신건강의학과를 찾아 “차에 치여 죽을 뻔 했을 때 ‘그래 죽자, 차라리 죽는 게 낫겠다’라고 생각했다”라고 고백했다. 이에 의사는 남하늘에게 우울증 진단을 내렸고, 남하늘은 “저 나름 잘 살고 있는데요?”라며 깜짝 놀랬다.
처방 받은 약을 들고 집으로 향한 남하늘. 그는 “너무 무겁게 생각하실 필요 없다. 너무 애써서 쉬지 못해서 온 마음의 병이니까”라며 번아웃 증후군에 대해 설명하는 의사의 말에 “웃겨, 내가 우울할 시간이 어디 있다고”라며 받아들이지 못했다. 그러면서 “내가 뭐, 내가 어때서. 난 괜찮다고”라며 처방받은 약을 버렸다.
이후 맥주를 사들고 집 옥상으로 올라간 남하늘은 그곳에서 여정우와 마주쳤다. 뜻밖의 만남에 놀란 두 사람은 깜짝 놀람도 잠시, 학창시절을 떠올렸다.
이들은 서로를 향해 “그 시절 내가 좋아했던 소녀, 그 시절 내가 극혐했던 소녀”, “그 시절 내가 멱살 잡고 싶던 소년, 그 소년을 인생 최악의 슬럼프인 상황에서 다시 만나게 됐다. 세상의 끝에 서 있던 벼랑 끝에 매달려있던 바로 그 순간”이라고 생각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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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닥터슬럼프’ 방송화면 캡처